트위터의 자유도 없는 김연아

-그림 출처: PicApp

며칠전 김연아의 비밀트위터가 공개되고, 당연한 결과지만 그녀의 모든 타임라인과 팔로워들의 기록이 삭제되었다. 김연아는 현재 ‘Yunaaaa'라는 공식트위터가 있긴 하지만 거의 운영되지 않고 있다.

 

그렇다면 연아의 이번 트위터 관련 사건은 무엇을 의미할까? 김연아는 다른 유명인과는 매우 다른 위상을 지닌 인물이다. 그녀는 피겨계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태어나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건 입지전적의 인물이다. 피겨역사의 살아있는 전설이 된 그녀는, 그러나 이제 겨우 20살을 갓 넘은 여성에 지나지 않는다.

 

만약 김연아가 연예인이었다면 지금의 유명세나 인지도등은 오히려 플러스적으로 작용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김연아의 가장 큰 문제점(?)은 그녀가 국민적 기대를 안고 있는 스포츠 영웅이자 스타라는 점에 있겠다.

 

김연아 공식 트위터

김연아는 국내 어떤 인물들보다 인기가 많고 그녀의 한마디 한마디는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다. 심지어 그녀의 발언 한마디와 행동 하나는 국내를 넘어 전 세계적인 반응을 일으킨다.

 

사람은 물론 남의 관심을 먹고 사는 존재긴 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보고 반응한다면 그것처럼 피곤하고 짜증나는 일도 없을 것이다.

 

김연아가 아마 트위터를 운영하고 싶었던 마음은 개인적인 공간에서 개인적인 이야기를 늘어놓고 싶어서 였을 것이다. 그러나, 유명 연예인이 트위터에서 한 말이 그대로 기사화되고 사회이슈화가 되는 것을 보면서, 그녀는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남기기가 매우 두려워졌을 것이다.

 

그래서 아마 일시적이나마 일부 친분 있는 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비밀트위터를 개설하고 활동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엄청난 유명세는 곧 그녀가 만든 비밀 트위터를 언론이 찾게 만들었고, 그 결과로 현재는 거의 폐쇄상태로 들어가 버렸다.

 

지금은 폐쇄된 비밀 트위터

문제는 지금 상황은 해결책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김연아는 인터넷상에서 자신의 자유를 거의 잃었다고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아마 그녀의 트위터나 마이크로 블로그는 여는 족족 모두가 알아내서 ‘공개’될 것이다!

 

김연아가 아무리 국민적 영웅이라지만 그녀는 하고 싶은 것도 많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도 많은 20대 초반의 아가씨에 불과하지 않는다. 그러나 피겨의 전설이 된 탓에 그녀에겐 평범한 행복은 전혀 주어지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그녀가 세계적인 유명세를 지닌 만큼 자신의 사생활을 갖기 어려운 점은 어느 정도 납득하지만, 이제 약관을 조금 지난 여성이 고행을 하듯 묵묵하게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마음속에 쌓아두며 살아가야 한다는 사실이 그저 안타깝다.

 

김연아, 그녀에겐 진정 인터넷에서 맘껏 말할 수 있는 자유란 불가능한 것일까? 문득 오늘 그녀의 비밀트위터가 폐쇄된 것을 보며 이런저런 안타까운 생각들이 떠오른다. 그녀의 그런 처지가 무척 안타깝고 측은할 따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