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동맛집/스테파니까페] 끝내주는 스테이크와 파스타들

내가 좋아하는 스테파니까페에 신메뉴가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친한 이들과 함께 방문했다. 변함없이 식전빵이 우리를 먼저 반겨주었다. 노란색은 강황, 붉은 빛이 도는 것은 크랜베리, 마지막으로 약간 검은 빛이 도는 것은 오징어 먹물로 만든 것이었다.

 

드라마 <파스타>에선 빵을 먹지 말라고 버럭쉐프가 말했지만, 나는 반대하련다. 이렇게 보기에도 좋고, 먹음직 스런 빵을 왜 외면한단 말인가? 게다가 다른 곳에서 파는 빵을 사온 게 아니라, 다 이곳에서 일일이 직접 신선한 재료를 챙겨서 만든 건데 말이다.

 

올리브 소스에 찍어서 한입 먹고, 거기에 시언한~레몬 에이드까지 하면 그 맛은 정말 천상의 맛이 따로 없다!

 

아! 근데 그러는 사이 메인 요리 첫 번째가 나왔다. 바로 매콤한 사천식 해산물 파스타다! 이름에서 풍기지만 빨간 빛이 도는 파스타는 한입 베어무는 순간, 정말 사천식 요리의 맛이 났다. - 한마디로 중국 음식 맛이 난다- 근데 독특한 것이 그렇다고 파스타 본연의 맛이 완전히 사라진 것도 아니었다.

 

새우와 낚지, 오징어, 홍합 등이 범벅이 되어 사천식 소스에 파스타까지 얹은 맛은 그야말로 ‘퓨전’스러웠다. 함께 모인 멤버들끼리 ‘으음’이라고 신음성 감탄사를 날리는 사이, 두 번째 요리인 단호박 새우 리조또가 나왔다.

 

호박의 노란색이 강렬하게 베어나오는 리조또는 보는 순간 침이 꼴깍~넘어간다. 너무 예쁜 모양새에 숟가락을 집어넣기 왠지 미안하지만 어쩌겠는가? 맛은 봐야 하지 않겠는가? 한입 쓰윽 퍼서 먹으니 입안 가득 호박의 단맛과 리조또 특유의 부드러움이 더해져 식감이 그렇게 좋을 수 없었다.

 

단호박도 적당히 익어서 먹기 좋았고, 무엇보다 색깔과 맛과 모양이 조화를 이뤄 멋지기 그지없었다.

 

다음은 소고기 찹 스테이크와 메쉬드 포테이토 그리고 하우스 샐러드 였다! 이름은 긴데, 한마디로 ‘스테이크’ 였다! 그동안 스페파니 까페의 약점으로 많이 지적되어온 ‘스테이크’메뉴가 드디어 추가된 모양새였다.

 

원래 하우스 샐러드야 잘 하던 메뉴였으니 상관 없었고, 감자도 무난하니 그냥 넘어가자! 중요한 스테이크는 다른 곳과 달리 먹기 좋게 한입 크기로 세심하게 잘라져서 나온다. 여기에 적당히 소스를 보기 좋게 둘러친 것도 점수를 주고 싶다.

 

고기를 찍어 한입 베어무니 꽤 괜찮다. 부드러운 소고기가 적당한 불 위에 적당하게 익혀서 적당한 육즙이 흘러나와 입안을 휘감아 돈달까?

 

다음은 오징어먹물 파스타. 오징어먹물은 이전까진 그저 먹물이라며 누군가의 얼굴에 뿌리는 용도로 쓰는 게 전부였다. 그러나 최근 먹물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식재료와 염색약 등으로 널리 쓰이고 있다. 흔히 ‘블랙 푸드’는 항암과 항산화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그런 건강식의 대표주작인 오징어먹물 파스타는 한입 베어 무는 순간, 바다향기가 아련하게 느껴졌다.

 

마지막은 주말에만 시켜먹을 수 있는 아메리칸 블랙퍼스트! 핫케잌과 소시지 그리고 스크램블 에그 등이 조화를 이룬 아메리칸 블랙퍼스트는 함께 제공되는 유기농 커피와 함께 하면 더할 나위 없는 조합이라 하겠다.

 

항상 그렇지만 나는 ‘스테파니 까페’에 오면 즐겁고 편안하다. 일단 음식도 맛있고, 아주 예쁘지는 않지만 ‘홈메이드’스런 모양새와 맛이 좋다. 거기에 더해 ‘공정무역과 유기농’과 딱지가 붙어 있어, 제값을 내고 음식을 먹는 것 같아 마음까지 편해진다.

 

개개의 음식들만 놓고, 최고의 맛을 따진다면 ‘스테파니 까페’는 최고의 선택은 아닐 수 있다. 그러나 손님을 더 할 바 없이 편안하게 해주고, 먹는 이는 물론이요, 생산자까지 배려해서 구입하고 준비하고 내놓는 ‘스테파니 까페’의 정신과 자세는 훌륭하다고 본다. 아마, 그 탓에 내가 유독 이 집을 자주 포스팅 하게 되는 게 아닐까 싶다. 스테파니 까페. 만약 신사동이나 가로수길 등에 가게 된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맛집이다.

-연락처  02-512-8579(매주 월요일 휴무) 

홈피: http://stephaniecaf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