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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무역과 국민보호의 첨병, 관세청

주작 朱雀 2010.10.08 07:30



‘관세청’하면 뭐가 떠오르는가? 나도 그렇지만 ‘아이폰 사야 하는데, 관세가 얼마나 물지?’라는 생각이 먼저 떠오른다. 친구가 외국에 다녀와서 비싼 양주를 꺼내면 ‘관세 얼마나 물었어?’라는 질문만 보내기 일쑤다.

 

이번에 관세청을 견학하면서 많은 반성을 했다. 우리나라는 삼면이 바다로 둘러쌓이고, 반도가 허리가 잘려 사실상 ‘섬 아닌 섬’인 신세다. 따라서 이 나라가 먹고 살기 위해선 무역외엔 방법이 없다!

 

따라서 인천공항이나 부산항 등에서 수출입 물자가 빨리 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러나 동시에 마약류나 총기류 같은 불법물품이 유통되지 않도록 검사 및 감시해야하고, 비싼 사치품의 경우엔 적절한 관세를 매겨야 한다. 이는 당연한 이야기 같지만, 조금만 생각해보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 수 있다.

 

사실상 하루에만 수천개 이상에 달하는 컨테이너를 일일이 검사한다는 건 불가능하다. 따라서 빠르게 물량을 이동시키면서도 확실하게 검사를 해야 한다. 이런 ‘미션 임파서블’을 하는 곳이 우리나라의 관세청이다.

 

그렇다면, 100% 검사를 할 수 없다면, 어떤 방법을 해야 할까? 관세청은 수출입 물품을 모두 데이터베이스화 시켰다. 그리고 그중 수출입업자의 모든 기록을 통해 선별해서 검사하는 방법을 택했다.

 

쉽게 말하자면 이런 식이다. 만약 A가 외국에 다녀오면서, 비싼 물품이나 금지된 물품들을 몇 번 적발되었다면, 블랙리스트에 올라가 A가 가지고 오는 물품은 다른 물품에 대해 철저히 감시하게 된다. 또한, 불법품목이 많이 들어오는 지역의 제품을 선별적으로 좀 더 검사하는 방식도 취하고 있었다. 물론 이를 악용하는 이가 나오지 못하게, 불시에 철저히 조사하는 지역을 바꿔서 하는 운용의 묘를 발휘하고 있었다.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인천본부세관의 감시종합상황실을 찾았다. 이곳에 와서 놀란 것은 수십대의 카메라를 보며 ‘매의 눈’으로 감시하고 있는 요원들의 모습이었다.

 

내가 보기엔 그게 그것 같은데, 노련한 요원들은 선원이 하역작업에 참가하거나 하는 등의 ‘상식 밖의 행동’을 하면, 바로 알아채서 집중 감시를 통해, 마약이나 불법 무기류 등이 유통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었다.

 

단순히 감시하는 것이 아니라, 관련 기관에 연락하여 범인을 검거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활약상을 동영상 등으로 보면서 새삼 현장에서 일하는 이들의 노고에 감탄을 아낄 수가 없었다.

 

다음은 컨테이너 화물 검사 센터로 자리를 옮겼다. ‘하루에만 수천 개 이상의 컨테이너가 오고가는 상황에서 그런 물건들은 어떻게 검사할까?’ 답은 의외로 간단했다. 바로 컨테이너용 검색기를 통해서 한다.

 

국내에서 사용되는 컨테이너용 검색기는 X-레이를 옆과 위에서 내리쬐는데, 전문요원들은 이때 나온 사진만으로 어떤 물건인지 바로 알아챌 정도였다. 물량에 따라 차이는 있었지만, 승객용 수화물을 보는 이들은 술병만 봐도 몇 년산인지 알아낼 수 있을 정도였고, 컨테이너를 보는 이들은 비아그라를 비롯한 약품인지, 위조 명품시계인지, 장뇌삼인지 알아낼 정도로 소위 ‘도통’한 정도였다.

 

우린 마지막으로 인천공항으로 다시 발걸음을 옮겼다. 이곳엔 종합운영상황실이 우릴 기다리고 있었다. ‘특송물품들의 반출입 및 통관을 감시, 단속’하는 곳인 종합운영상황실은 총 12개의 모니터를 통해 모두 86개에 달하는 CCTV를 통해 현장의 상황을 실시간 감시하고 있었다.

 

놀랐던 것은, 약간의 조작만으로 상자에 쓰여진 주소까지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정밀함이었다. 우리 여정의 마지막은 여객청사 지하에 위치한 인천공항 세관의 유치 창고였다.

 

이곳에는 비아그라를 비롯한 약물부터 정글도, 명품과 보석 등 다양한 물품이 유치되어 있었다. 우리가 찾은 곳은 흔히 여행자들이 ‘빼았겼다’고 표현하는 물건들이었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관세만 내면 언제든지 찾아갈 수 있는 것들이었다. 관세청에선 원칙적으로 한 달의 유예기간을 두는데, 그동안 찾아가지 않으면 다시 한달 동안 유예기간을 두는데, 그때도 찾아가지 않으면 경매과정을 거쳐 국고에 귀속된다.

 

우리가 영화에서 보는 마약류 등은 다른 창고에 보관되며, ‘짝퉁’은 거의 대부분 폐기처분이 된다고 한다.

 

관세청 견학을 통해서 우리나라 관세청이 수출입 물품이 최대한 빠르게 유통 되면서도 불법물품등이 들어오거나 나가지 못하게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 보통 다른 나라의 경우 컨테이너 박스를 검사하는데, 45분 정도 소요되는데, 우리나라는 평균 30분 정도면 된다.

 

그리고 2010년 현재 우리나라 세관은 8년 연속 세계 1위를 차지할 만큼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다. 인천공항세관역이 6년 연속 1위를 차지하며 짧은 역사에 비해 전 세계에서 알아주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여행을 다녀오면 나 부터도 ‘관세청’을 보면서 괜시리 살짝 찌푸렸던게 사실이다. 그러나 견학을 통해 얼마나 많은 분들께서 나라와 국민을 위해 애쓰고, 고심하고, 노력하는지 새삼 알게 되었다. 부디 이번 포스팅을 통해 그런 사정이 조금이나마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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