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현장취재-인터뷰

가요계를 뒤흔들 모던 록밴드, 아일랜드 시티

朱雀 2010. 10. 2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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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hing - Island city

두려워하지마 네 안에 소중한 꿈이 있잖아
불안해 하지마 있는 그대로 너를 믿고서 가보는 거야

보다 더 높이 날아올라가
넓은 세상 위에 너는 찬란하게 빛나게 될꺼야

힘들고 지칠 땐 널 위로해주길
그대 마음속에 너무나도 멋진 세상 있으니


가사 출처 : Daum뮤직



아일랜드 시티의 리더 정연수

지난번 <라라라>에서 ‘아일랜드 시티’라는 그룹을 보고 나는 매혹이 되었다. 지난번 포스팅에서도 밝혔지만 사실 내가 <라라라>를 본 이유는 원래 김범수 때문이었다. ‘하루’라는 명곡을 기억하는 내 입장에서 그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로 ‘하루’를 어쿠스틱 환경에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했다. 그런데! -인생은 이런 반전이 있어서 재밌는 지 모르겠다-

 

그 다음 차례로 나온 ‘아일랜드 시티’라는 그룹에 더 매혹되었다. ‘나는 유쾌한 당신의 공주를 꿈꾼다’ ‘다시 돌아갈 수 없어’ ‘Nothing' 세 곡을 듣는 내내 뭔가 간만에 ’필‘이 왔다.

 

그 필은 지난 시절 삐삐밴드와 체리필터의 노래를 들으면서 느꼈던 전율이었다(특히 체리필터)! 아이돌이 대중음악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에서, 나는 그런 감흥을 잃어버린 지 오래되었고, 최근 2NE1의 신곡이나 가끔 흥얼거리던 수준이었다.

 

그런 감정을 지난 번 포스팅에 조금 녹여내었고, 그것이 인연이 되어 아일랜드 시티를 인터뷰하러 가게 되었다(물론 현장엔 나 말고도 이웃블로거들이 참석했다).

 



아일랜드 시티의 보컬 이지희


아일랜드 시티는 언제 결성되었을까? 무려 2004년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아일랜드 시티는 이름 그대로 ‘도시속의 섬’처럼 안식을 줄 수 있는 그런 음악을 추구합니다. <라라라>방송에선 그저 ‘모던 록 밴드’로 소개되었지만, 실은 누구나 들을 수 있는 매혹적이며 열정적인 음악을 추구 한답니다” 리더 정연수는 오디션 보러 왔다가 두 시간의 이야기 끝에 ‘리더’가 되었다는 사연만큼이나 달변을 선보였다.

 

“이번 정규 1집의 경우 녹음 후 이미지가 달라서 A, B면을 나누게 되었어요. 곡을 녹음하고 들어보니 A면에 있는 곡들은 사랑에 대한 열정과 아픔이, B면은 치유를 노래하고 있더라구요. 우리의 주제를 확실하게 전달하기 위한 방법으로 CD지만 A와 B면을 나눴어요.” 보컬 이지희는 앨범 컨셉에 대해 그렇게 말했다. 리더 김연수는 잊지 않고 보충설명에 들어갔다. “예전 테잎 때의 A, B면의 느낌을 주기 위해 ‘새빨간 거짓말’ 곡 다음엔 몇 초 정도의 공백기를 조금 더 줬답니다.”

 

아일랜드 시티를 검색해보면 <공부의 신> OST에 참여한 것으로 나온다. 바로 ‘별이 빛나는 밤’이란 곡이다! “제작사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데모송을 보내고 녹음하게 되었답니다. 방송에선 다른 곡만 나와서 조금 속상했답니다.” 그때 드럼을 맡고 있는 엄상민이 치고 나온다. “오빠! 그건 아니잖아. 조금 솔직하게 얘기해도 되죠?” “네 얼마든지요” “나름대로 이유는 있겠지만 우리 노래가 왜 안 나오는지 속상했어요. 말로는 ‘밤장면이 별로 없어서’라고 했지만, 우리가 드라마를 볼 때는 밤장면이 제법 많이 나왔고, 다른 참여가수들의 곡만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일부러 드라마를 끝까지 시청하지 않았어요.”

 


아일랜드 시티의 드럼 엄상민


엄상민의 이야기에 나머지 멤버들의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 <공부의 신>이란 인기 드라마에 OST에 참여하면서 나름 기대가 있었을 것이고, 평소 아끼던 곡이었던 만큼 최선을 다해 준비하고 연주했을 것이다. 자기의 자식 같은 곡이 제대로 빛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그들이 어떤 감정을 느꼈을지 나한테도 전달될 지경이었다.

 

리더 정연수는 여기에 리더다운 이야기를 덧붙였다. “아직 우리의 음악이 좀 더 대중에게 다가가지 못하는 건 아닌지, 어려운 건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도 되었다고 생각 합니다” 말을 듣고 나니 리더의 자격이 충분히 느껴졌다. 분위기 쇄신을 위해 이번 정규 1집 앨범 이야기로 돌렸다.

 

이번 정규 1집은 무려 2년 2개월 만에 탄생했다. 왜 이렇게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까? 보컬 이지희씨의 말을 종합해보면, ‘최선을 다해 곡을 써서 만드느라’ 그랬단다. 이번 아일랜드 시티의 정규 1집엔 총 11곡이 수록되어 있다. 전곡 모두 아일랜드 시티 멤버들이 작곡과 작사를 맡아했다. 물론 잘 알려진 대로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가 참여해서 프로듀싱을 해줬지만, 그가 편곡한 곡은 오직 타이틀인 ‘다시 돌아갈 수 없어’ 뿐이다.

 

결국 정규 1집의 모든 곡들은 멤버들이 함께 고민하며 창작해 내놓은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이쯤되니 궁금해지지 않을 수 없다. “사장님이 빨리 (작곡-작사) 하라고 하지 않았나요?” “전혀요.” 보컬 이지희는 웃으며 답했다. “너희들 마음대로 하고 싶은대로 하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마치 외국 밴드처럼 무려 2년에 걸쳐 쓰고 노래하고 고치고 했어요.”

 



아일랜드 시티의 베이스 기타리스트 서아름


이야기를 듣고 나니 갑자기 김C가 소속된 기획사가 저절로 연상되었다. <놀러와>에 나와 조권이 인기 없을 때는 5천원 짜리 점심을 먹다가 인기 스타가 된 후 1만원 짜리 식사를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 전혀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으로 듣는 김C의 이야기를 들은 그때 말이다. 김C가 좋아하는 술을 언제든지 사주고, 밥도 먹고 싶은 것 마음껏 먹을 수 있다는 소리에 놀란 적이 있었다.

 

아일랜드 시티가 소속된 MUSICABAL도 형편이 넉넉하진 않을 텐데, 소속가수들을 닦달하지 않고 무려 2년이나 기다려 줄줄 아는 그 마음씀씀이가 무척 예쁘게 느껴졌다. -그런 기다림과 인고의 시간이 아깝지 않게 이번 정규 1집의 곡들은 모두 훌륭하다. 조만간 간단하게라도 음반 리뷰를 써서 올리도록 하겠다-

 

그럼 멤버들은 이번 정규 1집의 곡들중 무엇을 제일 좋아할까? 우선 보컬 이지희에게 물었다. ‘Nothing'이 먼저 튀어나왔다. “가장 아일랜드 시티의 분위기가 나는 곡인 것 같아요. 감정적인 호소력도 좋고, 기타 연주를 비롯해 무려 6분에 이르는 연주 시간등이 가장 대중적인 면에서도 강한 듯 싶어요”라고.

 

드럼의 엄상민은 ‘Blue Dream'을 꼽았다. "밴드 초창기때 처음 쓴 곡인데 더 애착이 가요. 개인적으론 드럼 파트가 무척 마음에 드는 곡이랍니다”라고. 드러머다운 귀여운 대답이었다.

 

베이스 기타의 서아름은 ‘Love it'을, 이유는 “원래 수록하지 못할 뻔한 곡이었는데, 프로듀싱을 맡아준 델리스파이스의 김민규 씨께서 ’이곡이 필요하다‘라고 말하셔서 수록된 곡이에요", 리더 정연수는 모든 곡을 든다. 곡들 앞에는 ’계속 듣고 싶은 곡‘ ’미친 듯이 춤을 추고 싶을 때‘라는 수식어가 계속해서 붙었다. 다시 한번 ’달변‘이란 생각이 드는 답변이었다.

 

이쯤되면 슬슬 궁금해지는 대목이 하나 있다. 바로 ‘네 명이 어떻게 모이게 되었을까?’라는 부분이다. 원래 보컬의 이지희는 ‘가수’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다. 그녀는 중학교 때만 해도 ‘영화평론가’가 꿈이었다. 그러다 우연히 고등학교 때 ‘스쿨밴드’에 들어가게 되었고 자신의 숨겨진 재능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녀와 함께 오디션을 보고 스쿨밴드에 들어간 베이스기타의 서아름은 조금 다르다!

 

그녀는 원래부터 꿈이 ‘가수’였다. 서태지를 동경하며 자란 그녀는 ‘언젠간 가수가 되고 말거야’라고 막연하게나마 결심하고 있었단다. 허나 스스로의 목소리가 보컬에 맞지 않다고 여겨져 포기하고, 드럼은 무려 20여명이나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좋아서 포기하고, 결국 제일 만만한 ‘베이스’에 지원하게 되었다고 한다. -음악경력이 10년이 넘는 베이스의 운명치고는 조금 재밌는 사연이지 않은가?-

 

드럼을 맡고 있는 엄상민은 원래 음악 듣는 걸 즐겼단다. 그리고 타악기를 두드리는 게 너무 재미있어서 자연스럽게 넘어온 사례다. 재밌는 사실은 이지희-서아름 이 같은 스쿨밴드로 여러 대회를 전전하면서 엄상민이 소속된 밴드와 대회에서 맞부딪쳤다는 사실이다. 서로 예전 일을 기억하며 ‘내가 입상했네’ ‘너희 팀은 떨어졌네’라고 말하는 폼이 다시 고등학생이 된 듯 즐거워 보였다.

 

리더인 정연수는 마지막에 합류했다. 군대를 갓 제대하고 홍대에서 활동하는 밴드에서 활동하기 위해 모집공고를 살피던 중에 ‘아일랜드 시티’의 공고글을 보고 서아름과 연락을 통해 오디션까지 보러가게 되었다.

 

<라라라>에선 간단히 오디션 중에 기타줄이 끊어졌고, 두 시간에 걸친 이야기 끝에 ‘리더’가 되었다고 했지만 실제론 그렇게 간단하진 않았다. 원래 세 멤버와 정연수는 서로 몇 번에 걸친 인터넷 채팅등을 통해 서로에 대해 호감을 갖게 되었고(특히 U2를 좋아하는 부분이), 연주를 듣고 이야기를 하면서 점점 그를 팀의 리더로 받아들이게 되었단다.

 

그렇다면 왜 ‘아일랜드 시티’는 멤버가 다 여자가 아닐까? 이지희는 이렇게 말한다. “우리는 멤버의 성비를 어떻게 딱히 정할 의도가 없었어요. 어쩌다보니 여자 셋이 뭉치게 되었는데, 추가로 인원이 필요해서 공고를 냈더니 의외로 남자분들이 많이 오디션을 보러 오시더라구요. 그리고 연수오빠의 말을 듣고나니 괜찮겠다 싶어서 받아들이고 리더로 뽑았죠” 이런 식의 열린 생각이 아마도 예술가의 특징이 아닐까? 인터뷰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항상 어떤 일에 뭔가를 정하고 실행하는 내 자신이 조금 민망해졌다.

 

현 소속사인 뮤직커밸에 오게 된 사연도 재밌다. 원래 아일랜드 시티는 녹음을 위해 뮤직카발의 스튜디오를 찾아 오게 되었고, 그곳 엔지니어가 그들의 재능을 알아보고 사장에게 추천했다. 오디션을 통해 그들은 현재의 소속사에 들어가게 되었다.

 

아일랜드 시티 멤버들이 가장 좋아하는 그룹은 'U2'다! 만약 리더 정연수가 U2가 아닌 다른 그룹을 좋아했다면, 다른 세 멤버들의 관심을 받지 못했을 것이고, 어쩌면 아일랜드 시티는 지금과는 조금 다른 그룹이 되었을지 모르겠다.

 

“저는 U2, 핑크 플로이드, 밥 딜런 같은 이들을 좋아합니다” 리더 정연수는 나같은 문외한이 들어도 알 수 있는 그룹을 들었다. 그들의 음악이 자국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마음에 파문을 일으킨 것처럼, 아일랜드 시티도 그런 그룹이 되기 원해서일까?

 

보컬 이지희는 ‘마돈나’를 들었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다양한 장르의 넘나드는 능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와서요. 저도 배워야겠다고 늘 생각 한답니다.” 드럼을 맡은 엄상민은 밴드 중에서도 드럼이 돋보이는 ‘콜드 플레이’를 든다. 드럼 답다고 할까? 베이스의 서아름은 ‘퀸시 존스’가 튀어나왔다. 이유는 ‘밴드의 장점들을 잘 뽑아낸 탓’이란다.

 

아일랜드 시티는 언제 공연중 언제 힘들고 기뻤을까? 재밌게도 비슷한 시기의 답이 나왔다. 2006년 활동 당시 멤버들은 힘들었단다. 방송활동까지 했는데, 아직 방송에 익숙하지 않았던 그들에겐 어려움이 많았다.

 

오히려 방송이 아닌 외딴 섬 비금도 공연에서 그들은 큰 기쁨을 맛보았다. 공연장도 변변한 무대도 없는 곳에서, 섬마음 사람들이 모두 모여 함께 놀면서 즐겼던 공연은 그들에게 즐거운 기억으로 남아있었다. 그 당시 이야기가 나오자 모든 멤버들의 입가에 미소가 걸리고, 함께 ‘하하호호’하며 신나했다.

 

마지막으로 ‘아일랜드 시티’가 지향하는 음악적인 성공에 대해 물어보았다. 리더 정연수는 “‘자우림’과 바톤 터치할 수 있는 수준까지 올라가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지금은 언더지만 우린 오버를 지향하는 밴드입니다. 물론 현재 대중음악시장은 거의 대부분 아이돌에게 편중되어 있지만, 예전에는 삐삐밴드-체리필터-자우림 같은 밴드들도 당당히 한축을 이뤘었죠. 우리 아일랜드 시티가 지금 시기에 다시 그런 밴드가 되고 싶습니다.”

 

리더 정연수는 언뜻 들으면 자칫 무모해보이기까진 한 욕심을 내는 듯 보였다. 그러나 세상은 꿈꾸는 자의 것이다! 장기하가 그렇게 성공할 것이라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금은 분명 아이돌이 지배하는 세상이지만, 다시 모던 록 밴드가 대중음악계를 뒤흔들어 놓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는가?

 

아일랜드 시티는 지난 주 <음악여행 라라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당장 오는 29일 홍대 ‘클럽데이’ DGBD에서 그들은 관객과 만난다. 무엇보다 오는 11월 26일 단독공연을 할 예정이다.

 

아일랜드 시티는 지금은 인디밴드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들은 ‘인디’로 만족할 것 같지 않다. 그들은 2년동안 충실히 준비해왔고, 이제 어느 정도 ‘준비’가 된 것 같다. 대중성과 음악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 위해 욕심을 부리는 당찬 모던 록 밴드의 대중음악계 도전기가 매우 기대된다. 이제부터 나는 흥미로운 눈길로 그들의 앞으로 활동을 지켜볼 작정이다. 이 글을 읽는 당신도 함께 지켜보지 않겠는가? 모던 록 밴드가 주류 시장에서 사라진 시기에 그들은 과연 ‘기적’을 연출해낼지 말이다. 팁을 주자면, 그들의 이번 음반은 분명 ‘물건’이란 사실이다.



 참고로 아일랜드 시티의 팬까페, 트위터, 미투데이의 주소는 아래와 같다.
21세기형 모던 록 밴드 아일랜드 시티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이들은 지금 접속하시길!

팬카페 - http://cafe.daum.net/islandcity

트위터 - https://twitter.com/Jokermansu

미투데이 - http://me2day.net/happydru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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