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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의 일이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었다. 갑자기 한 노인께서 말로써 여러 사람을 죽이고 다시 되살리는 ‘부활’의 기적을 행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가?’하고 살펴보니, 지하철 한량의 끝쪽에 모여 다소 시끄럽게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젊은이들을 향해 ‘조용히 해라. 등산 갔다 오는 게 벼슬이냐?’면서 훈계조로 나무라고 있었다. 다행히 젊은 측에서도 웃으면서 상대를 안했고, 노인도 자기 자리에 앉아서 별다른 마찰 없이 지나갔다.

 

그러면서 최근 겪었던 몇 가지 경험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지하철에서 앉아있다가 노인이 타시길래 자리를 비켜줬더니 당연한 듯이 앉으면서, 서 있던 노인분에게 ‘왜 서 계세요? 이쪽 자리는 법적으로 우리 껍니다. 젊은 것들한테 비키라고 당당히 요구하십쇼’라던가, 술 먹고 주정하는 노인을 향해 한 젊은이가 분을 참지 못하고 ‘저 하늘의 별이 되고 싶습니까?’라며 거친 언사를 내뱉은 일 등등.

 

아마도 비슷한 일을 많은 이들이 겪었을 것이다. 지하철을 타면 자리를 두고 젊은이와 노인이 실랑이를 벌이는 것을 자주 본다. 지하철과 버스만큼 젊은이와 노인이 첨예하게 부딪치는 공간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다.

 

일례로 요새 지하철과 버스의 경우엔 노약자와 장애인 그리고 임산부에게 특정 좌석을 양보할 것을 표시해놓는다. 우리 사회는 많이 개인주의화 되었지만, 그래도 여전히 어른을 보면 자리를 양보하는 이들이 많다. 문제는 몇몇 소수의 노인들이 그런 지정석을 ‘자신들의 권리’로 오해하는 부분에서 시작된다. 이들은 젊은이가 앉아있는 것을 참지 못하고 일어설 것을 요구한다. 많은 선량한 이들은 그냥 일어서주지만, 때때로 강하게 반발하는 젊은이들과 언쟁을 벌이게 된다.

 

왜 노인들은 ‘좌석’에 집착하는 것일까? 한글을 읽을 줄 몰라서? 누가 봐도 쉽게 그림으로 기호화 되어있기 때문에 그건 불가능하다. 그들은 그냥 ‘경로우대석’으로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난 여기에 슬픈 우리 시대의 자화상이 있다고 본다.

 

50대 이상의 노인들은 우리와 다른 시대를 살아온 이들이다. 그들은 어린 시절 밥상에 앉아서 집안의 어른(할아버지나 아버지)이 수저를 드실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다. 집에서나 마을에서 항상 노인들의 말을 모두가 존중해줬고, 그런 세상에서 ‘노인을 우대하는 것’을 당연하게 여겼다. 그러나 오늘날의 세상은 어떤가?

 

예전처럼 노인이나 가장이 밥을 먹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이는 아무도 없다. 아니 가족이 한 밥상에 앉을 일이 1년에 몇 번 있는 ‘행사’로 여겨질 정도다. 입시에 바쁜 아들은 새벽녘에 먼저 나가고, 딸은 다이어트 한다고 굶기 일쑤다(그러면서 방안에선 군것질 하고).

 

그뿐인가? 빨리 변하는 세상에서 스마트폰이 자신이 쓰는 핸드폰과 뭐가 다른지 모르겠고, 50대가 넘어서니 직장에선 ‘무능하기 짝이 없네’라고 핀잔을 듣기 일쑤다. 마음 같아선 사표를 쓰고 나가고 싶지만, 집을 위해 그럴 수도 없는 상황. 한참 어린 나이의 상사가 ‘명퇴’를 강요하고, 집안에선 누구도 가장을 대접해주지 않는다.

 

따라서 그들이 ‘지정석에 집착하는 것은 그것이 ’내가 당연히 차지해야 될 몫‘이란 생각이 앞선 탓이 아닐까?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게다가 가정에서까지 노인들은 밀려나고 있다. 오늘날 자식들은 경제적인 사정으로 봉양하고 싶어도 못한다. 직장에서 떠난 이후, 아무리 발버둥 쳐도 아파트 경비 취직하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눈앞에 보이는 좌석을 보고 ’내꺼야!‘라고 외치는 상황은 다른 면에서 보자면 그것 외엔 아무것도 당당히 권리를 주장할 수 없는 오늘날 대한민국 노인들의 현실 때문이 아닐까?

 

반대로 핵가족이 보편화된 사회에서 태어난 이들은 ‘자기중심적’으로 사고하기 마련이다. 이들은 미국의 영향을 많이 받아서 기본적으로 합리적이고 자유로운 생각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정석은 ‘노인이나 임산부’등이 주변에 있지 않으면 앉아도 상관없다고 생각한다. 어떤 노인이 이를 나무라면 ‘임산부등이 오면 비킬께요’라고 당당하게 자신의 의견을 말한다.

 

어린 시절 모르는 이라도 ‘노인을 공경하라’고 배운 노인들에겐 이는 참을 수 없는 모욕이자 도전으로 비출 수 있지만, 젊은이들에겐 ‘말도 안되는 권리주장’에 대한 상식적인 대응일 뿐이다.

 

이렇듯 지하철 자리를 하나 두고 벌어지는 노인과 젊은이의 언쟁은 너무나 급격한 변화를 겪은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가장 강렬하게 맞부딪치는 화제가 아닐까 싶다. 그건 언뜻 작아 보이지만, 작게 볼 수 없는 우리 사회의 단면이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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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fantasy297.tistory.com BlogIcon 레종 Raison. 고도성장과 급격한 사회 변화의 이면 모습이죠...
    이것말고도 우리나라의 모든 이기주의 시작을 여기서 찾을 수있다고 봅니다.
    1등만 기억하고 결과만 중시했던 지난 세월의 패러다임이 이제는 바뀌어야 할텐데요..
    2011.02.01 09:0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그랬으면 좋겠는데...어디서 바꾸면 좋을지 모르겠네요...--a 2011.02.01 10:5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cafealphastory.tistory.com BlogIcon Cafe알파 개인적으론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느세대 어느 계층을 막론하고 정신 없는 사람들은 있게 마련이죠

    그게 이젠 표출되기 시작한다고 할까요?

    안타깝지만 딱히 빠른 해결책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꾸준히 교육해나가는 수 밖에요..

    주작님 설연휴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2011.02.01 09:3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감사합니다. 까페알파님 께서도 즐거운 설연휴 되시길 빕니다...^^ 2011.02.01 10:5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luesoccer.net BlogIcon 나이스블루 버스에서도 똑같지는 않지만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죠.
    나이드신 분들이 새치기 하는 것이 대표적 예 입니다.
    새치기는 문제가 있습니다.
    2011.02.01 09:45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참 답답한 일이죠...--;;; 왜 꼭 그러셔야만 하는 건지... 2011.02.01 10:5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shlim1219.tistory.com BlogIcon ★안다★ 왜 싸우고들 그랴?
    그냥 좋은 게 좋은 거라고...서로서로 양보하면 되지요~!!!
    2011.02.01 09:4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그럼 좋을 텐데...싸우는 분들이 꼭 계시더라구요... 2011.02.01 10:5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nextgoal.tistory.com BlogIcon 티비의 세상구경 독일에선가 노인에게 자리를 양보하면
    자신이 허약(?)해 보인다는 의미라서
    오히려 실례라고 하는 이야기가
    갑자기 생각이나네요 ^^;;;
    2011.02.01 10:04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네 저도 무터킨더님의 글을 보면서 '신기하다'라고 생각했는데...아무래도 우리랑은 너무 문화가 달라서요...^^;;; 2011.02.01 10:5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khrux.tistory.com BlogIcon 화랑 급격한 사회 변화가 이런 모습들을 만들었다는 것에 공감합니다. 저도 가끔씩 그렇게 행하시는 분들을 보면 얼굴이 찌푸려지는데 오늘 글을 읽으면서 오죽하면이라는 생각도 들게 되네요... 2011.02.01 10:4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zazak.tistory.com BlogIcon 주작 朱雀 그런 마음도 들긴 하지만, 사실 눈앞에서 그런 일이 벌어지면 저부터 인상이 찌푸려집니다...--;;; 2011.02.01 10:5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daywithculture.tistory.com BlogIcon 햇살가득한날 그냥 노인층과 젊은층이 서로를 배려해주면 좋을텐데요~
    그럼 살기좋은 사회가 만들어질텐데ㅎㅎ
    명절 잘 보내세요^^
    2011.02.01 11:00 신고
  • 프로필사진 BlogIcon eizt 왠지 그냥 지나가는 일상들중 하나를 생각해보게 해주네요.


    너무 세상이 급격하게 변한건가요...?
    2011.02.01 11:17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6sup.tistory.com BlogIcon 하랑사랑 그러게요. 정말 힘들고 피곤한 날...특히 임신 초기에 배는 아직 안나오고
    임산부인 티가 안날때...노인분들이 주는 은근한 눈치에 일어난 적이있었어요.
    입덧때문에 사람들 많은 곳에 타면 숨도 못 쉴만큼 괴로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어나야 할때...ㅡㅡ;;
    그리고 가만히 있어도 일어나려 했는데 굳이 강요하면...
    괜히 싫잖아요 ㅡㅡ;; 못되서 그러나 제가 좀 그렇게 되더라구요
    2011.02.01 12:17 신고
  • 프로필사진 후아 동방예의지국? 다 옛말이죠. 사회가 급변한만큼 기본적으로 지켜야할 공중도덕, 질서의식이 뒤따라오질 못했습니다. 선진국들이 과연 경제적으로만 발전했을까요? 바로 국민의식이 기본바탕이 되어있어야할 것입니다. 우리는 일본의 오만함을 비난해야 하지만 그들의 선진의식은 반드시 배워야 하고 그래야만 대한민국이 발전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가족과 지인들에게는 관대하지만 타인들에 대한 배려가 많이 부족합니다.
    결론적으로 노인과 젊은이 모두 서로에게 조금씩 양보해야 합니다. 노인들은 지하철 무임승차로 인한 교통의 편리함을 얻고 있지만 가능하면 일하느라 바쁜 젊은이들을 위해 출퇴근시간에는 이용을 자제하는 편도 좋다고 봅니다. 젊은이들 또한 아무리 피곤하더라도 노인들을 위해 자리양보하는 배려도 필요하구요
    2011.02.01 12:37 신고
  • 프로필사진 후훗 여러분들이 나이를 먹으면 안 그럴거 같이 얘기하는군요.
    인생의 깊이란 그 나이대에 가서 살아봐야 아는 거겠죠.
    2011.02.01 13:50 신고
  • 프로필사진 꽃집아가씨 참..맘이 아프네요
    노인분들이 힘든건 다 아는 사실이니깐
    배려해서 앉으라고 하지 못할망정
    노약자석에 앉아잇는 젊은이들을 보면 때려주고 싶어요

    저희 아버지께서 나이가 많으신데요
    지하철을 탓는데 자리가 없으셨데요
    7자리 있는곳은 본인이 가시면 젊은이들이 부담이 될까봐 노약자석으로
    서서갔는데 20대 초반에 젊은아이가 게임을 하면서 아버지를 힐끔쳐다보면서
    "일부러 내 앞에 서있는거세요? 그래도 안비켜요"라는 개념없는말을
    내뱉었데요-
    이런거 보면 참 씁슬합니다. 미덕과 양심이 좀 지켜져야 하는데
    당연 자리를 양보해야하는 노인분들이나
    나도 힘든데 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나.. 이기적은 생각에서 오는 것같네요ㅠ
    2011.02.01 14:0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crabbit.tistory.com BlogIcon 굴뚝 토끼 시간이 갈수록 첨예해지는 갈등이면서
    단기간에 해결나기 힘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기존 가치관은 빠르게 효용이 사라지지만,
    대채할 새로운 가치관은 만들어지는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죠.
    이런 현상을 전문용어로 '문화 지체'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2011.02.01 15:39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yings17.tistory.com BlogIcon 설보라 항상 자리 문제가 시끄럽게 해요!
    노인과 젊은이 사이에 팽팽하게 맞설때 문제가 되죠~~
    내 자리를 불법으로 앉아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문제고,
    노인이 불편하게 있는데 젊은 사람이 앉아서 모른체하는것도 그렇고,
    서로 양보하고 약자를 보호하는 사회가 되면 이런 일이 없을텐데..
    서로 자기주장만 하는 이런 모습은 이제 안 봤으면 싶으네요!
    좋은 시간 되세요~^^*
    2011.02.01 22:0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 BlogIcon 파리아줌마 울나라 지하철에서 자리가 텅텅 비었길래 경로석에 잠시 앉았다가
    노인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받고 일어선적이 있었습니다.
    좀 살벌하더라고요.

    그런데 그이유를 글로 헤아려주시니 어느정도는 수긍이 됩니다.
    그럴수도 있겠네요.
    2011.02.02 00:13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hanee1977.tistory.com BlogIcon 직딩H 정말 대중교통수단 만큼 노인과 젊은이 들이
    대립하는 장소는 없을 것 같네요~~
    기성층과 젊은 사람들간에 갭이 점점 늘어가지만
    그래도 노인공경은 전해내려가야 할 과제 같습니다~
    가끔 공경해 드리고 싶지 않은 분도 계시지만요..ㅡ.ㅡ^
    2011.02.02 13:06 신고
  • 프로필사진 Favicon of http://blog.daum.net/frenchlog BlogIcon Lipp 마지막으로 한국에 들어갔을때 속이 너무 안좋아 빈자리에 무조건 앉았어요.
    근데 다들 이상한 눈초리로 저를 바라보길래 왜 저러지 했더니만 제가 노약자석에 ,,;;;
    다행이 붐비는 시간대가 아니라서 충돌은 없었는데 요즘 이야기들 들으면 어땠을까 싶어요. ^^
    조금씩 양보하면 될텐데 ... 지하철 분위기가 좀 과격해지는 경향이 ...
    2011.02.03 03:03 신고
  • 프로필사진 젊은이 젊은이들도 피로하고 힘들어요. 특히 저녁시간에...

    그런 때 노인 분들이 당연하다는 듯이 좌석을 차지하려고 하시는데

    참 양보하고 싶은 마음이 들지가 않더군요.

    저희도 똑같은 돈 냈고, 지하철 양보는 정말 양보해드리고 싶은

    자발적인 마음으로 해야 아름다운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이가 어린 게 죄인지,. 댓가를 더 치루고 타는데

    당연한 듯이 비켜야 되는 게 맞는지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2011.04.22 23:08 신고
  • 프로필사진 글게요 지하철 평수에 비해 좌석이 너무 없는듯한 느낌도 듭니다.
    어떻게 해서든 좌석 수를 좀더 많이 늘려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2011.04.22 23:09 신고
  • 프로필사진 존중의 문제 관리자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댓글입니다 2017.06.14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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