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

삼성전자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朱雀 2011. 7.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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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삼성전자 - 출처: 다음 이미지검색

 

최근에 읽은 책중에 <위기의 경영-삼성을 공부하다>라는 책이 있다. 이 책의 공저자인 요시카와 료죠는 삼성전자에서 무려 10(1994~2003)이나 일한 경험자이다. 그는 일본에서 CAD가 전혀 생소한 시절에 누구보다 먼저 가능성을 보고 현장에 투입시키고자 애쓴 장본인이며, 삼성전자와도 그러한 인연을 통해 이건희 회장이 직전 전화통화를 해서 스카웃한 말 그대로 글로벌 인재.

 

그가 삼성에 재직한 때는 1994년으로 이건희 회장이 프랑크푸르트 선언을 한지 얼마 안 된 때다! ‘마누라와 자식을 빼놓고 다 바꿔라!’라는 모토로 유명한 이건희 회장의 신경영 선언은 단순히 선언으로 끝나지 않았다. ‘삼성의 위기를 일찍부터 파악한 이건희 회장은 회장단과 임직원들과 마라톤 회의를 하고, 글로벌 인재를 끊임없이 받아들이는 수혈과정을 통해 삼성이란 조직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싶어했다.

 

요시카와 료죠는 그러한 과정에서 삼성에 임원으로 들어간 케이스다. 그런데 한 가지 재밌는 점은 삼성의 체질이 바뀌었다고 그가 평가한 시점은 그로부터 3년이 지난 1997년부터다! 즉 우리에겐 기억도 하기 싫은 IMF를 겪으면서 삼성이 변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그러한 이유는 무엇일까? 당연한 이야기지만, 1994년만 해도 삼성그룹의 대다수 사원과 임직원들은 별다른 위기의식을 느끼지 못했다. 글로벌적인 수준은 아니지만 이미 삼성은 당시만 해도 괜찮은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다. 인간은 어떤 모임에 속하면 관성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구성원들이 너무 친밀하게 되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생각도 서로 비슷해지기 마련. -이런걸 그룹 사고라고 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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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외부에서 보면 문제가 있어 보이는 데도, 내부에선 별다른 위기의식을 갖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건희 회장은 그런 면에서 본다면 탁월한 인물이란 생각을 갖지 않을 수 없게끔 한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이미 그는 그 당시에 삼성의 경쟁력이 세계라는 무대를 놓고 봤을 때 엄청나게 떨어진다라는 사실을 깊이 이해하고 있었다. 따라서 당시 질 중심의 경영을 선언하면서, 시작되었다. 그러나 이런 위로부터 아래로방식(일명 탑다운 방식)은 삼성의 현재의 엄청난 강점이지만, 그때도 그랬던 것은 아니다. 삼성맨들은 위에서 위기다! 바꿔라!’하니까, ‘알겠습니다라고 움직이는 척만 했다.

 

그러다가 IMF가 터지고 당시 재계 3위였던 대우가 공중분해 되고, 동료들이 정리해고되는 과정을 겪으면서 몸으로 체감하게 되고 비로소 모든 사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게 되었다고 그는 보고 있다-삼성은 IMF 당시 140개가 넘던 계열사를 83개로 줄이고, 16만명의 종업원 중에서 115천명 수준으로 줄였다. 당시 삼성전자만 약 1만명이 퇴사했다-

 

다시 요시카와 료죠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그가 처음 삼성전자에 상무로 입사했을 때만해도, 그는 한국에서 체류기간은 약 6개월~1년 정도로 예상했다. 그러나 그런 예측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개혁을 진두지휘했던 팀에서 의외의 일이 발생했다. 그가 무슨 이야기를 하면, ‘그건 어렵습니다’ ‘불가능합니다라는 반응이 돌아왔고, ‘현장을 파악하라고 지시하면 휘하 팀원들은 공장에 가서 현장 근로자가 아니라 사무실 직원들을 만나 보고를 드는 수준에서 끝내고 말았다.

 

물론 더욱 근본적인 문제는 당시의 삼성전자엔 시스템이 없었다. 당시 삼성전자는 일본 제품을 보고 베끼는 수준이었다. 따라서 계획을 세우고 기획하고 설계하고 만드는 모든 과정이 지극히 아날로그적 이었다. 쉽게 말해 노련한 장인이 별다른 설계도나 계획 없이 눈대중만으로 물건을 만들어내는 수준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런 상황에선 절대로 일본기업을 뛰어넘을 수가 없다. 일본기억 역시 초창기에는 미국을 비롯한 유럽 기업들의 제품을 분해하고, 이를 토대로 역으로 제품 설계를 구상해서 만들어내는 과정을 겪었다. 그러나 그 과정을 통해 미국과 유럽기업들이 가질 수 없는 노하우를 축적해냈다.

 

게다가 일본 특유의 장인정신은 아날로그 시대에는 누구도 당해내기 어려운 강점이었다. 따라서 장인정신 등이 부재한 삼성전자가 일본기업을 뛰어넘는 건 불가능했다. 그러나 디지털 시대로 접어들면서 상황은 반전된다.

 

요시카와 료죠가 진두지휘했던 CAD/CAM 시스템은 기존의 2차원 설계도를 3차원으로 바꾼 것이다. 3차원 설계도의 장점은 입체적인 그림을 볼 수 있기 때문에, 웬만큼 숙련되면 누구나 쉽게 제품을 만들 수 있게 된다(물론 CAD를 이용해 작업도면을 그리는 인물은 전문가여야 한다). 아울러 시뮬레이션 과정을 통해, 이전까지는 제품을 수백번 시험하던 것을 최후에 몇 번 만 시험해보는 것으로 끝낼 수 있다.

 

이건 시간을 아껴주지만, 동시에 기술자 개개인이 갖고 있던 능력에서 자유롭게 만들어준다. , 세계 곳곳에서 부품을 사다가 조립만 해서도 팔 수 있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이전까지는 제품의 특성을 일일이 파악해야 했기 때문에, 다른 기업에서 부품을 수급해서 조립해서 특정 기업이 원하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었다-하드웨어 전문 기업이 아닌 애플이 아이폰을 만들 수 있는 것도 이러한 요인에서 비롯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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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앨빈 토플러가 <3의 물결>에서 주장한 것처럼 노하우(know how)’가 아니라 노웨어(know where)’시대로 변한 것이다. 일본 기업의 문제점 중에 하나는 소비자의 요구보다 고품질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얼핏 생각해보면 경쟁력이 있어 보이는 부분이지만, 사실 이건 엄청난 낭비가 될 수도 있다.

 

일본과 생활수준이 비슷한 미국이나 유럽의 소비자들은 일본 소비자처럼 다양한 기능이 갖춘 고품질의 TV를 원할 수 있다. 그러나 방글라데시처럼 아직 소득수준이 낮은 나라의 국민들이라면? 그저 ‘TV는 방송만 나오면 땡큐!’. 따라서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되도록 저렴한 TV'! 일본 기업들은 일본 제품의 품질은 세계최고다!‘라는 자만에 빠져 현지화 전략을 무시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각 나라의 소비자들의 소득수준과 취향에 따라 제품을 다양화했다. 인도같은 나라에선 최소한으로 기능을 줄이고, 저렴한 부품을 수급해서 낮은 가격대의 제품을 만들었고, 유럽 같은 나라에선 보르도 TV’처럼 와인을 형상화한 고급스런 이미지의 제품을 내놓았다.

 

이런 차별화 전략을 통해 삼성전자는 처음에는 미국과 유럽이 아닌 인도와 브라질 등에서 소니 등을 앞서기 시작했고, 급기야 2006년엔 소니를 앞질러서 미국과 유럽에서도 NO.1이 되는 기염을 토하기 시작했다!

 

얼마 전까지 일본 기업들은 왜 자신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뒤졌는지 이해를 못했다. 객관적으로 따졌을 때, 일본 제품의 품질이 훨씬 좋고, 디자인을 비롯해서 마케팅도 훨씬 공격적으로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조직이 그렇지만 몇십명이 아니라 몇만명이 움직이는 거대한 기업에선 참신한 사고가 나오기 힘든 법이다. 후발주자로서 삼성전자는 일본기업의 강점과 약점을 파악하고, 강점을 최대한 따라가고, 약점은 보강하는 방법을 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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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말해, 분명히 삼정전자는 일본 기업들을 보고 따라하고 배웠지만’, 단순히 따라하는 수준이 아니라, ‘기획 의도를 읽어내는 수준까지 도달하고 만 것이다. 이를 전문용어로는 리버스 엔지니어링이라고 한다. 그리고 삼성전자는 최종소비자들의 의도와 경향까지 읽어내는 포워드 엔지니어링을 통해 후발주자로서 일본 기업을 이겨내고 말았다.

 

쉽게 생각해보자! 물건이 잘 팔리는 가게의 주인은 별 신경 안 써도 물건이 잘 나가기 때문에, 콧대가 높아지고 다른 것에 신경을 쓰기 쉽다. 그러나 근처에 상점을 새로 오픈한 주인은 후발주자로서 상대방을 연구하고, 손님들에게 최대한 친절하기 위해 애쓸 수 밖에 없다.

 

처음에는 잘 팔리는 집을 찾아가겠지만, 가격도 저렴하고 소비자의 구매욕을 자극하는 다양한 제품을 내놓는 다면? 당연히 소비자들은 새로운 가게를 찾을 수 밖에 없다. 삼성전자는 바로 그런 빈틈을 노린 것이다!

 

물론, 삼성전자의 성공엔 단순히 이런 것만이 있는 건 아니다. 다음엔 삼성전자의 혁신의 3가지 요소였던 3PI에 대해 이야기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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