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제대로 알고 비판하자!

삼성이 소니는 이기고, 애플에게 지는 이유

朱雀 2011. 7. 2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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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소니는 우리에게 선망의 대상 그 자체였다! 세계적인 히트작인 워크맨은 없으면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할 정도로(약간 과장해서) 10대들에게 필수품목이 되었고, 디지털 카메라와 플레이스테이션 등은 유행에 민감한 이들에게 애장품 1호 목록이 되기에 충분했다.

 

게다가 미국 콜럼비아사를 사들여 영화산업에 진출한 것을 보고는 역시 소니라며 우린 연일 치켜세우기 바빴다. ‘소니는 하드웨어만 팔지 않고 영화와 음악까지 진출하는 세계적인 기업이다라며 열혈신도가 되어 교주를 찬양하듯 하면서, ‘삼성은 도대체 뭐하는 거냐? 하드웨어만 만들어서 파는 건 지났다라며 무조건적인 비판을 되돌렸다.

 




그런데 웬걸? 2002년이 되면서 상황은 역전되었다! 소니는 삼성전자에 위기감을 느끼게 되었고, 결국 2006년엔 LCD TV 북미시장에서 삼성전자가 소니를 뛰어넘게 되었다. 심지어 삼성이 소니를 인수할 것이라는 루머가 국내에서 횡횡할 정도였다.

 

그렇다면 무슨 차이가 이런 결과를 낳았을까? <위기의 경영>의 저자이자 10년간 삼성에서 일한 요시카와 료죠는 그 이유로 몇 가지를 꼽는다. 우선 시장을 명확하게 읽고 미래를 준비했다는 것이다. 소니는 잘 알려진 대로 브라운관에서 최고의 품질을 자랑했다. 트리니트론은 삼성전자로선 흉내도 못 낼 정도로 엄청난 화질을 자랑했다.

 

그러나 소니는 이에 자만하고 말았다. 하여 트리니트론을 기본으로 하는 비싼 제품만을 생산해냈다. 이에 반해 삼성전자는 품질은 소니에는 못 미쳤지만, 세계 각지를 다니면서 현지화전략을 펼쳤다.

 

돈이 없어서 쩔쩔매는 인도-방글라데시 등등의 나라에 상황에 맞춰 최대한 가격을 낮추고, 현지어 방송이나 자막 등을 넣는 식의 아이디어적인 요소를 첨가했다. 하여 자연스럽게 북미유럽을 제외한 다른 곳에선 시장점유율을 점차 높여 나갔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브라운관 다음으로 예측되는 LCDPDP에 어마어마한 연구비용과 공장을 세워 미래를 준비했다. 그리고 LCDPDP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자마자 제품을 재빨리 내놓아서 선점효과를 누렸다. 북미유럽시장에도 통할 수 있도록 높은 품질과 빼어난 디자인으로 까다로운 그들의 시선마저 사로잡았다.

 




반면 소니는 그동안 쉬운 말로 삽질로 일관했다. 관심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아날로그 방식인 브라운관에서 디지털 방식인 LCD-PDP 등으로 시장이 변할 것을 알았지만, 시대의 변화를 외면했다. 막상 시기가 도래하자 삼성전자등과 경쟁에서 밀릴 것을 우려한 탓인지 우리는 차차세대인 OLED로 곧장 가겠다면서, LCD를 포기하는 커다란 잘못을 범하고 말았다.

 

덕분에 소니는 LCD패널을 생산해낼 수 없어서, 일본 현지의 다른 회사에서 납품을 받거나 심지어 삼성전자와 합작공장을 세워 받는 수준에 이르렀다. 시대의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안일한 대응을 한 댓가라고나 할까? -그들이 외친 OLED는 분명히 LCD 이후에 각광받은 패널이지만, 아직까진 경제성을 비롯한 여러 이유 때문에 시장에서 파괴력을 갖추기 위해선 몇 년 더 필요할 것 같다. 그나마도 이미 삼성전자 등에서 열심히 연구중이다-

 

 

게다가 삼성전자는 LCD 패널을 비롯한 대다수의 중요부품들을 그룹 내에서 생산하기 때문에, 이를 모두 결합해서 최고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이에 반해 소니는 LCD 패널을 비롯한 대다수의 부품들을 다른 곳에서 사들여 와서 조립하는 수준이었기 때문에 품질을 비롯한 여러 부분에서 한계가 뒤따랐다.

 

그런데 여기서 한가지! 요시카와 료죠가 소니의 가장 큰 결점으로 꼽은 부분을 똑같이 시행하고 있는 업체가 있다. 바로 애플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생산할 때, 자신들이 직접 만든 부품이 하나도 없다. 삼성에서 패널과 A5를 비롯한 핵심부품을 받고, 일본에서 역시 부품을 수급 받아, 중국 폭스콘 공장에서 조립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마진율은 40%를 넘어서 삼성전자의 두배 이상에 이른다. 40%는 전 세계 모든 하드웨어 제조업체들이 부러워하는 꿈의 마진율이다! 그렇다면 소니는 불가능한 일이 어떻게 애플에겐 실현가능했을까?

 

이는 애플에만 초점을 맞추면 틀릴 수 있다. 그래서 그 범위를 미국이란 나라로 확대해 보겠다. 먼저 간단한 문제 하나. 컴퓨터를 처음 발명한 나라는? 그렇다. 미국이다! TV를 처음 만든 나라 역시 미국이다. 여기서 슬슬 감이 오지 않는가? 아무리 일본과 한국에서 반도체를 비롯한 핵심 부품을 만들어낸다고 해도, 그 이론은 결국 미국에서 만들어진 것들이다.

 

MIT 공대를 비롯한 미국의 유수대학과 연구소 그리고 실리콘 밸리에선 모든 이론과 제품이 탄생하는 곳이다. 무협소설에 나오는 곳으로 비유하면 소림사같은 곳이 바로 미국이다. 따라서 그 아류에 불과한 일본(무당파 정도?)과 한국(곤륜이나 공동파쯤 되려나?)에서 아무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한다고 해도, 결국 소림사의 무공비급을 보고 흉내낸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천재들이 모인 애플은 하드웨어를 제조하지 않고도 원리를 꿰뚫고 있기 때문에 각각의 부품을 조합해서 최고의 결과물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애플은 소니나 삼성전자가 절대 따라올 수 없는 강점이 있다. 우선 소프트웨어다! 맥킨토시 운영체제는 MS사의 윈도우 시리즈와 쌍벽을 이루는 세계적인 운영체제다. 게다가 GUI(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를 비롯한 편리한 맥킨토시의 장점은 윈도우에서 따라할 정도로 선구적인 시스템이었다. 따라서 이미 소프트웨어를 꿰고 스마트폰의 기능을 최적해내는 애플의 능력 앞에선 하드웨어 밖에 모르는 삼성전자를 비롯한 업체들은 몇 수 밑의 상대일 수 밖에 없다.

 

게다가 잡스를 교주수준으로 여기는 애플의 독특한 팬문화 역시 무시무시한 강점이다. 비틀즈를 좋아하는 잡스는 이전까지 CD를 사서 듣던 북미음악 시장을 다운 받는 시장으로 바꿔놓은 장본인이다. 앱스토어는 또 어떤가? 애플의 제품을 탈옥해서 편리한 어플을 만들어내는 이들을 위해 아예 문호를 열었다. 게다가 수익을 70/30으로 나누는 엄청나고 대담한 제안을 했다.

 

 

결과는 익히 알려진 대로 40만개가 넘는 무시무시한 어플이 존재하는 앱스토어로 성장하게 만들었다. 그뿐일까? 내가 스티브 잡스에게 탄복하는 대목은 앱스토어를 통해 개인이 몇십억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제공되었다는 사실이다. 여태까지 제조사가 사용자에게 이토록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는 기회를 일찍이 제공한 적은 없었다.

 

물론 애플은 모두 어플에 대해 일괄적으로 일정 이상의 댓가를 지불할 수 없기 때문에 이런 꼼수를 썼다고 누군가는 말할지 모른다. 그러나 88만원도 너무 많아서 이젠 44만원을 받는 세대들에게 몇천만원도 아닌 몇억이상의 수익을 그것도 개인이 낼 수 있게 해준 것은, 나라조차 못해주던 신분상승의 기회를 준 것이다.

 

그리스신화에 등장하는 것처럼 희망은 어떤 상황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끝까지 나아가게 하는 힘을 준다. 잡스는 신분상승의 기회를 잃어버린 이들에게, 꿈을 잃어버린 오늘을 사는 우리들에게 꿈과 희망을 준 것이다. 이만하면 교주구루니 하면서 신봉하는 게 당연한 게 아닐까? 게다가 애플을 보고 안드로이드 진영이 따라하게 되었으니, 기회의 문은 더욱 넓어진 셈이 되었다.


 

 

게다가 0.99달러에 다운받아 저렴한 소프트웨어를 영구히 쓸 수 있도록 해서, 타사 제품으로 옮기지 못하게 하고, 앱스토어에 연결하는 것만으로 모든 설정이 끝나도록 하고, 게다가 미려한 디자인으로 소비자를 오감을 충족해내는 애플의 강점은 소비자들이 애플을 찾을 수 밖에 없게끔 한다. 이는 삼성전자가 애플을 이길 수 없는 중요한 이유들이다.

 

따라서 삼성전자가 애플을 이기고 싶다면 이런 애플의 강점들을 어떻게 이겨내야 할지, 수 없이 많은 고민의 날들을 보내야만 할 것이다. 그런 불면증의 밤들을 보내지 않고서는 정확한 진단이 나오기 어려울 듯 싶기 때문이다. 지금 삼성전자의 답은 찾아냈을까? 소비자의 한사람으로서 필자는 그것이 몹시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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