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버디버디’ 케이블 최고의 흥행작 될까?

朱雀 2011. 8. 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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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3일 상암동에 위치한 CJ E&M 시사회실에선 유이 주연의 <버디버디>의 선 시사회가 열렸다. 이날 상영된 <버디버디>1~2화였다. 오는 88tvN에서 밤 11시에 첫 선을 보이는 <버디버디>는 원래 공중파에서 방영될 예정이었다. 그러나 몇 가지 사정이 얽히면서 사실상 물건너 가게 되었다.

 

그런 탓에 작품의 완성도에 대해 의심을 가진 이들이 생겨나게 되었다. ‘작품 완성도가 떨어지니 공중파 편성이 안된 것 아니냐?’라는 일부 논리는 어느 면에서 일리있게 들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비록 2화밖에 보지 않았지만 <버디버디>의 완성도는 너무나 무지막지한 수준이다. 현재 공중파에서 방영중인 드라마 가운데 <버디버디>와 완성도를 놓고 겨룰 만한 작품은 거의 보이질 않을 지경이다.

 



성미수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는 진지희의 모습은 반갑고, 또한 매력이 흘러넘친다.

1년 동안 윤상호 PD를 비롯한 스탭진들이 공들인 영상은 국내 드라마로는 드물게 영상미도 훌륭하며, 짜임새 역시 거의 완벽하다! <버디버디> 1~2화는 산골짜기에서 살던 성미수가 우연히 박세리 선수의 US오픈 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을 보면서 꿈을 키우게 되는 과정을 그린다.

 

당연히 가진 것 없는 집안의 아가씨로서 그녀의 선택은 모진 고통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전직 캐디출신으로 딸의 천부적인 재능을 알아보고 모든 것을 희생하는 조경숙역의 윤유선의 연기는 그저 소름끼칠 따름이다.

 

어린 시절, 친구들에게 놀림 받아 같이 골프를 배우던 동급생을 때려눕힌 딸 미수를 달래는 모습이나, 아들 성태갑이 사고를 치고 구치소에 들어가자, 합의를 위해 피해자 부모를 만나 무조건 싹싹 비는 그녀의 모습은 천상 우리 시대의 어머니의 모습 그 자체였다.

 



윤유선과 이병준은 우리 시대의 부모의 모습을 너무나 사실적으로 그려내 소름이
끼칠 정도였다!


<공부의 신> <시크릿 가든>에서 코믹한 연기로 현재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성경환역의 이병준은 또 어떤가? 그동안 주로 코믹한 악역을 주로 맡았던 그는 <버디버디>에선 딸의 뒷바라지를 힘겨워 하면서도 결국엔 모든 것을 이해하고 희생하는 평범한 우리 시대의 아버지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버디버디>를 보면서 당연히 많은 이들의 시선이 꽂힐 대상은 유이일 것이다. 유이는 <미남이시네요>에서 출연한 이후 곧장 <버디버디>의 주연자리를 꿰찼다. 너무나 급작스런 그녀의 출연에 일부 여론이 적대적으로 형성된 것은 당연한 일이라 치고, ‘연기력이란 측면에서 봤을 때 어느 정도 합격점을 줄만하다고 판단된다.

 

물론 유이는 전문연기자가 아니기 때문에 아쉬운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러나 <버디버디>에서 초반 유이가 연기하는 성미수는 순수한 산골처녀로 골프외엔 아무것도 모르는 철부지 소녀이다. 게다가 왈가닥이기 때문에 연기하기엔 비교적 쉬운 편이다. 요즘엔 이마저도 제대로 연기하지 못하는 아이돌출신 연기자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유이의 연기력은 상당히 높은 점수를 쳐줄 만 하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불행한 천재골퍼역의 이다희는 노련하고 안정적이었다!


라이벌 관계를 형성하는 천재골퍼 민해령역의 이다희는 노련한 연기자로서 120% 빙의되어 해낸다. 국내 최고 골프리조트 원 CC 리조트 회장인 민세화의 딸로서 어린 시절부터 모든 것을 갖추고 화려하게 골프계에 등장하지만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해, 얼굴조차 모르는 아버지를 그리워하는 민해령의 다양한 면을 너무나 설득력있게 보여주었다.

 

<버디버디>는 이현세 화백의 <버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탄탄한 원작을 갖추고 있고, 국내 드라마로선 드물게 100% 선제작되었기 때문에, 그 완성도는 한층 더 높아질 수 밖에 없었다.

 


강원도 올로케이션으로 이루어진 <버디버디>의 영상미는 아름답기 그지없었다.


게다가 원래 7020부작이었던 작품을 tvN에서 4524부작으로 다시 편집 과정을 거쳤다. 이런 재편집 과정을 통해 <버디버디>는 한층 속도감을 높였다. 따라서 1~2화를 보는내내 화면에서 눈을 뗄 수 없었고, 한순간도 지루함을 느낄 수가 없었다.

 

오늘날 대다수 공중파에서 방영되는 드라마들은 쪽대본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거의 아침에 찍어 저녁에 방영하는 수준이다. 따라서 완성도는커녕, 제대로 편집조차 못하는 경우도 많다. 따라서 작품의 속도감이 떨어지거나, 심지어 지루한 경우도 자주 발생한다.

 


최대의 불안요소 이용우. 아직 불안한 발성과 연기력은 <버디버디>의 완성도를 깎아먹는
장본인으로서 부족치 않았다. 두 여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는 인물로서 자신의 매력을 얼마
만큼 발휘하느냐?가 그의 커다란 숙제가 아닐까 싶다.



이에 반해 <버디버디>는 충분한 제작기간 덕분에, 가뜩이나 탄탄한 이야기를 타이트한 편집으로 미드못잖은 완성도를 보여준다. 특히 골프를 소재로 한 작품인 탓에,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많았을 텐데도, CG를 비롯한 갖가지 촬영 기술을 도입해서 골프경기를 박진감 있게 그려낸다.

 

사실 골프 경기를 보면 잘 알 수 있겠지만, 공을 치고 홀에 넣는 경기다 보니, 고요하고 자칫 단조롭게 보이기 쉬울 수 있다. 그러나 <버디버디>는 카메라 워크를 다양하게 잡아내고, 영화적 연출 기법등을 총동원해서 골퍼가 공을 치는 매 순간을 긴장감이 넘치고 시원시원하게 그려냈다.

 

그런 골프의 경기 장면을 멋지게 그려내면서도 드라마적 완성도와 이야기 전개에도 더욱 많은 힘을 써서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을 지경이었다. 매주 월화 밤 11시엔 tvN에 채널을 고정하고 보고 싶게끔 만들 지경이었다.

 

물론 <버디버디>에도 약점이 없진 않다. 우선 존리를 연기하는 이용우를 들 수 있다. 드라마 <스타일>을 통해 시청자를 만난 이용우는 잘 생긴 외모에 비해 발성과 연기력이 많이 부족하다. 극 초반 레게머리를 하고 나온 그를 지칭해서 걸레 연기를 선보이는 거냐?’라는 뼈아픈 지적이 나올 지경이었다.

 

유이 역시 불안요소중 하나다. 극중 성미수는 골퍼로서 성장하면서 다양한 모습을 선보여야 할 임무가 수행되어야 한다. 유이가 이 임무를 잘 수행한다면 연기자로서 입지를 더욱 굳건하게 굳히게 될 것이지만, 그렇지 못한다면 혹독한 비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될 것이다.

 

tvN에선 <버디버디>에 대해 상당한 기대를 갖고 있었다. 전작 <로맨스가 필요해>는 약 3% 시청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내부에선 케이블 드라마가 4%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하지 못하는 것에 대해 공중파와 케이블의 차이인지, 마케팅의 차이인지 고민중이라고.

 

개인적으론 <슈퍼스타 K 2>의 사례처럼 오늘날 공중파는 케이블로부터 위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 공중파는 그동안 전국방송이란 안일함으로 인해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했다.

 

이에 반해 케이블은 상대적으로 적은 시청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좌충우돌하는 과정에서 이젠 케이블 못잖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수준까지 왔다고 여겨진다. 이른바 써바이벌 예능은 케이블이 공중파를 앞섰고, 이젠 드라마도 그 정도 수준에 왔다고 본다.

 


오현경-박성웅-윤기원-유인나 등의 화려한 출연진은 <버디버디>의 또다른 볼거리로
손색이 없었다.

일례로 <로맨스가 필요해>의 경우 조여정을 비롯해서 등장한 인물들이 모두 공중파 등에 출연하는 유명배우들이었고, 심지어 제작사조차 공중파에 계약을 맺고 공급하는 곳들이다.

 

따라서 이제 플랫폼 차이외엔 공중파와 케이블의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본다-물론 이것은 무시할 수 없는 차이지만- 오늘날 인구에 회자되는 미드 중에 <스파르타쿠스>는 공중파가 아닌 유료 시청자를 대상으로 한 STARZ에서 제작-방송된 작품이었다. 너무나 제반조건이 좋지 않았기에 STARZ는 사활을 걸었고, 엄청난 전세계적인 흥행몰이에 성공했다.

 

<버디버디>는 애초에 공중파 편성을 위해 제작된 작품으로, 그 완성도는 앞에서 언급했지만 현재 방송중인 작품들과 비교해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따라서 이후 방송분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모르겠으나. 만약 1~2화에서 보여준 완성도를 유지한다면, 케이블 방송 드라마계에서 엄청난 사고를 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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