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소녀시대 서현은 반기문 UN사무총장을 꿈꾸는가?

朱雀 2011. 9. 14.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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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강심장>에선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만나 자신이 직접 정성스럽게 준비한 선물을 전달한 서현의 이야기가 방송되었다. 서현의 이야기 자체는 그저 한 스타가 자신의 멘토를 만나 순수한 마음을 전달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겠으나, 필자의 생각은 조금 달라 몇자 적어보려한다.

 

소녀시대의 서현이 반기문 사무총장을 존경한다는 이야기는 그동안 여러 차례 방송을 비추었다. 정용화와 함께 출연한 <우결>에서도 반기문 사무총장이 표지에 나온 자기계발서를 구입하는 모습 등이 그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자기계발서를 그리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편이다. 자기계발서의 가장 큰 약점은 특정 인물의 주위상황을 무시한 채, 개인에게만 치중해서 그 사람의 성공요인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반기문 사무총장의 경우, 아무리 본인이 잘 났더라 하더라도, 미국의 엄청난 지지가 없었다면, 결코 UN 사무총장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미국의 지지는 당시 우리나라가 이라크전에 참여하는 등의 동맹국으로서 조지 부시의 정책에 크게 뒷받침 해주었기 때문이다.

 

필자가 나이를 먹을수록 운칠기삼이란 말을 더더욱 곰씹게 되는 것 또한 그런 이유에서다. 삼성전자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떠오르게 된 것도 삼성전자 혼자만 잘해서가 아니며, 현대자동차가 세계 3위의 자동차메이커로 떠오른 것 역시 단순히 현대차가 잘해서만은 아니다.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는 국가에서 대기업수출 위주의 정책을 폈기 때문에, 국내시장에서 탄탄한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고, 미국이 일본을 견제하기 위한 정책을 연발아 펼침으로서 상대적으로 수혜를 입었기 때문에 오늘날의 위치가 가능한 것이었다.

 

그러나, 반대의 이야기가 성립한다. 아무리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에게 기회가 왔어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면, 오늘날처럼 성공할 수 있었을까? 그건 불가능 했을 것이다. 김연아 선수가 평창올림픽 유치를 위해 나설 때, 영어를 평상시에 유창하게 할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스포츠외교관으로서 활약하지 못했을 것이다.

 

또한 서현의 반기문 사무총장을 멘토로 삼은 모습은 여러모로 흐뭇하다. 대다수의 연예인은 자신의 멘토로 연예인을 꼽는 경우가 많다. 아무래도 같은 직업군인 탓일 것이다. 그들은 연예인이 되었으니, 한 평생을 연예인으로 살고 싶어한다. 그러나 서현은 특이하게도 연예인이 아니라 반기문 사무총장을 멘토로 삼고 있다.

 

멘토로 삼는다는 것은 나도 그 사람처럼 되고 싶다라는 목표가 설정되어 있는 것이다. 또한 자기계발서를 비롯한 독서를 통해 계획을 세우고, 미래를 대비하고 있다. 당연한 말이지만, 목표가 설정된 이의 삶은 다를 수 밖에 없다. 서현은 현재 다니는 대학에서도 최대한 학업에 충실하려 애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녀는 소녀시대의 일원으로서 일본에서 한류를 이끄는 주역 중에 한명이다.

 

따라서 그녀가 외교관으로 변신하는 데는 아무래도 남들보다 ‘+알파되는 요인이 많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그녀가 만약 외교관이 된다면 연예인외의 다른 삶, 즉 제 2의 인생을 시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여러 사람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라 여겨진다.

 

 

계백: 사람이 세상을 만드는 것이냐? 세상이 사람을 만드는 것이냐?

성충: 사람 사는 세상인데, 사람이 세상을 만들어야지.

 

이 대화는 필자가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 <계백>에 나오는 대화신이다. 얼핏 들으면 별 것 아닌 이야기지만, 이는 근대적 인간상을 말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칸트의 <순수이성비판>에서 나오는 근대적 인간관의 가장 대표적인 발언은 이 세계는 하나님이 창조한 것이 아니라 나의 오성의 범주가 창조한 것이다라는 것이다. 우리가 어떤 사물을 판별하고 세상을 인식하는 것엔 경험이 축적되기에 가능한한 것이다. 나의 인식은 내 생각의 틀, 즉 오성을 통해 세상을 감각하기에 또한 가능한한 것이다.

 

도올 김용옥 교수는 이런 칸트의 인식론을 붕어빵에 비교해서 쉽게 설명했다. 붕어빵을 만드는 틀은 형식으로, 밀가루반죽은 내용에 비유해서, 인간의 앎을 그린 것이다. , 칸트는 <순수이성비판>을 통해 주체성을 가진 근대적 인간을 탄생시킨 것이다! 이전까지 중세시대의 인간은 하나님이 창조한 세상을 살아가는 수동적인 인간에 불과했지만, 칸트로 인해 근대적인 인간은 자신의 다섯 가지 감각으로 인식한 세상을 살아가는 능동적인 인간이 되었다.

 

칸트는 또한 하나님 같은 존재는 내 오성으로 인식할 수 없는 존재이기에 겸손을 역설하기도 했다. 여기에 칸트의 위대성이 숨겨져 있다. 서현이 반기문 UN 사무총장을 꿈꾸는 것은 얼핏 보면 우스울 수도 있고, ‘이미지 메이킹용이 아닌가 의심의 눈초리로 볼 수도 있다.

 

그러나 만약 이미지 메이킹용이라고 해도 얼마나 멋진가? 그녀는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사람을 꿈꾸는 것이며, 그런 사람은 어떤 식으로든 그와 비슷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그녀는 매우 인기있는 소녀시대의 멤버이기 때문에, 그녀의 그런 인생은 오늘날 책을 멀리하고 세상의 변화에 대해 별관심 없던 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높다. 고로 나는 그녀의 꿈과 목표에 대해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는 바이다! 서현이 부디 UN사무총장이 되어 보다 세상에 긍정에너지를 널리 퍼트리게 되길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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