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도현이 강력한 우승후보인 이유, ‘슈퍼스타 K 3'

朱雀 2011. 10.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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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슈퍼스타 K 3>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울랄라 세션을 최고의 우승후보로 점찍고 있다. 동감한다. 한마디로 울랄라 세션은 ‘사기 캐릭터’다. 잘 하는 게 너무 많다. 노래도 잘 부르고 퍼포먼스도 좋고. 그러나 치명적인 단점이 하나 있다. 바로 완성형이란 사실이다! -따라서 울랄라 세션은 변신은 보여줄 수 있어도, 보다 발전된 모습은 보여주기 힘들다고 생각된다-

 

울랄라 세션은 심사위원이 말했듯이 어떤 의미에선 <슈퍼스타 K 3>에 맞지 않는 팀이다. 왜? 일반적으로 우리가 <슈퍼스타 K 3>에서 원하는 것은 오디션에 나온 참가자가 점차 성장해가는 것을 보는 것이다. 처음에는 잘 못하다가 다음번 무대에선 진일보한 무대를 보여주고, 마지막 무대쯤 가면 궁극의 완성형이 되어 감동을 주는 것 말이다.

 

그런 면에서 오디션 프로는 RPG 게임과 흡사하다! 처음에는 다듬어지지 않은 원석과 같지만, 이윽고 무대경험(레벨업)을 쌓고, 심사위원을 비롯한 많은 이들의 조언과 함께 참가한 이들과 무한 경쟁을 통해 계속해서 성장해나가는 것. 그런 의미에서 현재 <슈퍼스타 K 3>에서 단연 돋보이는 인물은 김도현이라고 본다!

 

김도현이 처음 <슈퍼스타 K 3>에 등장했을 때만 해도, 슈퍼위크에 가면 떨어질 거라 생각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평생 씨름 밖에 해본 적이 없는 친구가 노래를 조금 한다고 도전한다는 자체가 얼핏 만용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씨름선수인 탓에 험악하게 인상 한번 쓰면 심사위원들조차 겁먹는 듯한 화면연출은 그를 단순히 재밌는 참가자 정도로 생각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슈퍼위크를 보면서 그것이 잘못된 생각임을 깨닫게 되었다.

 

김도현은 떨어질 듯 불안불안한 가운데서도 무난하게 마지막까지 모두 통과했다. 놀라운 것은 그와 맞붙은 이들은 모두 음악을 전공한 이들이라는 사실이다. 그가 콜라보레이션 미션을 할 때, 난무하는 전문용어를 알아듣지 못해 좌절하거나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에선 지극히 인간적인 동정심이 생각 정도였다.

 

 

그러나 윤종신의 말처럼 ‘씨름이 아니라 노래가 늘었다’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김도현은 모든 과정을 통과하고 결국 TOP 11에 올랐다. 그리고 생방송 2회차까지 무난하게 통과하며 발전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첫 번째 생방송에서 윤도현은 <나는 나비다>를 부르는 김도현을 보면서 ‘하산해라’라고 농담처럼 말했다. 그러나 생방송 무대에서 김도현은 신들린 듯이 노래를 불러서, 윤도현의 말이 농담이나 장난이 아니였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지난주 두 번째 무대에선 또 어땠던가? 팝송을 부르는 미션에서 그는 셀린 디온의 ‘My heart will go on'를 불렀다. 영화 <타이타닉>의 주제가이자, 세계적인 디바의 노래를 선택했을 때, ’이번에는 힘들겠다‘라고 여겼다.

 

그런데 음악을 공부한 적도 없는 김도현은 정말 영리하게 불렀다. 셀린 디온의 폭발적인 고음부는 자신이 소화할 수 있는 한계 내에서 부르고, 게다가 커다란 몸통을 '울림통'으로 쓰는지 시원시원하게 소리를 내지른다. 말그대로 셀린 디온식이 아닌 ‘김도현화’ 시켜 불렀다. 이제 갓 초보 가수가 세계적인 가수의 노래를 ‘흉내내기’가 아니라 ‘자기화’시켜서 불렀다는 것은 말이 쉬운 일이지,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니다.

 

심사위원들의 지적처럼 김도현은 영리하다. 그는 음악을 공부한 적이 없다. 따라서 다른 참가자들에 비해 불리한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그런데 그는 그런 자신의 약점들을 장점으로 승화시킨다. 게다가 씨름을 한 탓에 커다란 덩치도 오히려 플러스 요인으로 만드는 요상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

 

무대가 처음이라 어색한 몸짓도 오히려 시청자의 입장에선 귀여워 보이고, 아직 미성년자로서 커다란 덩치에도 불구하고 어딘가 순수한 맛이 있어서 ‘볼매(볼수록 매력) 캐릭터’가 되어버렸다.

 

또한 심사위원의 지적질을 받아들여 끊임없이 자신을 변화시키는 그의 모습은 ‘성장형 캐릭터’로서 매력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음표 하나 제대로 읽을 줄 모르면서 순전히 감과 계산으로 온몸으로 음악을 흡수하며 성장하는 그의 모습은 심사위원과 시청자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철철 넘친다고 본다. 따라서 김도현이 지금처럼 성장해나간다면, 충분히 TOP 3까지 무난하게 갈 수 있다고 예측된다.

 

게다가 김도현을 보면서 재밌는 점은, 그가 <슈퍼스타 K 3>에 참가하는 동안에 전국체전에도 출전해서 동메달을 따는 기염을 토했다. 씨름에서도 그가 얼마나 ‘잘 나가는지’ 보여준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게다가 흥미로운 점은 발목부상이 도져서 그가 기원했다는 사실이다. 만약 컨디션이 좋았다면 무난히 금메달도 목에 걸었을 수도 있단 이야기다.

 

그러나 누군가는 이런 것을 색안경을 끼고 보기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슈스케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했는데, 김도현은 왜 자꾸 씨름대회에 나가냐? 꿩도 잡고 알도 먹겠다는 속셈이냐?’라고.

 

자! 여기서 생각해보자! 김도현은 여태까지 씨름만 해왔다. 운동부는 오로지 운동에만 전념하고 공부나 다른 데엔 전혀 신경 쓰지 않게 해주는 고마운 시스템 덕분에, 아직 어린 김도현은 씨름 외엔 아는 것이 없는 사람이 되어버렸다.

 

비록 슈스케가 생방송 무대를 진행중이지만, 휴학이나 휴직이 불가능한 대회를 나기지 말라는 것 또한 지나친 요구가 아닐까? 김도현은 오직 씨름만을 위해 여태까지 살아왔었는데, 오디션을 위해 다른 모든 것을 ‘무조건 희생’해야 된다는 논리는 ‘내일 아니니 상관없다’는 식의 너무 지나친 요구 아닐까? 아직 인생의 진로를 명확하게 정하지 않은 김도현에게 선택의 자유는 줘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김도현의 전국체전 출전은 그 혼자만의 일이 아니다. 학교의 명예와 여태까지 그를 믿고 바라봐준 가족과 코칭 스탭진 등이 달려있는 일이다.

 

 

개인적으로 김도현을 보면서 드는 생각 중에 하나는 그가 운동만이 아니라, 다른 인생의 진로를 선택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이다. 위에서 지적했지만, 우리나라에서 운동을 하는 학생들은 정말 운동 외엔 아무것도 못한다. 수업에 거의 들어가지 않아도 되도록 ‘너무 배려해준 덕분’에 그들은 정말 운동 외엔 모르는 인간들이 되기 십상이다.

 

 

따라서 갑작스런 사고나 한계에 부딪쳐서 더 이상 운동이 할 수 없게 되었을 때, 그들은 날벼락도 이런 날벼락이 없게 된다. 왜? 다른 건 아무것도 할 줄 모르니까. 다행히도 김도현은 운동 외에 노래도 잘해서 가수가 될지도 모른다는 가능성을 열어제꼈다.

 

그뿐인가? 쇼맨십과 유머감각이 있는 그는 인기 있는 연예인이 될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 이제 19살인 그는 강호동과 이상하게 겹쳐진다. 아무래도 강호동 역시 천하장사 출신인 탓일 게다. 끼와 재능이 넘쳐보이는 김도현이 예능 프로를 다니면서 종횡무진 활약하다보면, 강호동 못지 않은 거목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게다가 10년 정도 경험치가 필요하다고 해도, 김도현은 채 30살도 되지 않는다. 시간적으로도 충분히 여유가 있단 얘기다.

 

어찌되었든 아직 약관의 나이도 되지 않은 김도현은 초보 가수로서 초보 연예인으로서 스스로의 힘으로 자신의 길을 열어제꼈다. 앞으로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그의 성장이 매우 주목되는 부분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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