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독서의 즐거움

팀쿡의 애플은 왜 아직도 삼성과 법정소송중인가?

朱雀 2011. 11.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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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에 대해 관심이 좀 있는 인물이라면, 팀쿡이란 이름을 모를 수가 없을 것이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래, 아이맥을 디자인한 조나선 아이브와 더불어 좌장격인 그는 ‘관리의 귀재’라 불리우며, 오늘날의 애플을 만드는데 1등 공신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팀쿡은 애플의 인물 중에서도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2003년 진대제 정보통신부 장관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대표적으로 만난 실리콘 밸리의 인물이며, 애플의 아이폰 생산 이후, 한국을 매년 2~3차례 방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뿐인가? 얼마 전 삼성전자의 이재용 COO와도 만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의 부드러운 성격과 이미지 때문에 많은 신문에선 현재 애플과 삼성의 치열한 법정공방전이 ‘크로스 라이센스’를 맺는 선에서 곱게(?) 마무리 될 것이라 예견했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한가? 스티브 잡스가 췌장암으로 죽고, 팀쿡이 애플의 새로운 CEO가 되었지만, 여전히 법정공방은 계속 진행중이다. 왜 이런 터무니 없는  오판을 하게 되었을까? -최근 읽은 <애플의 미래 팀쿡>의 저자 김대현은 여기서 설득력 있는 주장을 한다. 하여 나름 정리하고 살을 보태 소개해보고자 한다-

 

그건 ‘사람은 자기가 보고 싶어하는 것만 보았기 때문’일 것이다. 팀쿡이 부드러운 인물이며, 현장에서 최하위 사원의 말까지 귀기울여 듣는 모습 등은 언론을 통해 잘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반대의 이야기는 잘 알려지지 않는다. 우선 팀쿡은 누구보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애플에 출근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보통 새벽 5시 30분에 기상해서 출근하고, 누구보다 늦게까지 일하는 말그대로 ‘일중독’으로 알려져 있다.

 



왼쪽이 팀쿡!


팀쿡은 스티브 잡스가 애플에 복귀한 이래, 6년 만에 2인자의 자리에 올라간 인물이다. 당시 스티브 잡스의 좌우에는 넥스트에서 함께 했던 인물들이 바글바글 거리고 있었다. 평상시에도 자신만의 사람을 고집하는 잡스가 팀쿡을 받아들였다는 것은 그가 얼마나 준비하는 인물이고, 뛰어난 능력의 소유자인지 알려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애플과 관련해서 유명한 괴담(?)중에 하나는 스티브 잡스가 사용하는 엘리베이터에 직원이 타게 되면, 당장 ‘지금 무슨 일을 하는지’ ‘지금 일은 어떻게 진척되는지 어떤 의미를 지는지’등을 물어본다고 알려져 있다. 직원이 잡스가 만족할 만한 답변을 하지 못하면 당장 쫓겨나게 된다는 이야기가 있다.

 

실제로 그런지는 알 수 없으나, 애플 직원들은 자기들의 보스를 엘리베이터나 복도에서 만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한다고 한다. 반면 팀쿡은 평상시에 스티브 잡스를 불시에 만날 것을 대비해 프레젠테이션을 연습한다고 한다. 심지어 집에서 여러 가지 질문에 대해 미리 답변을 준비하는 철저한 모습을 보인다고 알려져 있다. 그가 2인자가 되고, 결국엔 오늘날 애플의 CEO가 된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여겨진다.

 

팀쿡은 원래 1998년 컴팩에서 부사장을 맡고 있었다. 당시 컴팩은 IBM을 꺾고 승승장구 하는 시기였다. 그러나 팀쿡은 잡스와 5분동안 이야기를 나눈 동안, 미련없이 애플로 자리를 옮겼다. 주변에서 모두가 ‘미쳤다’라고 만류했지만, 고집했다. 스스로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라고 고백하는 그는 난생처음 이성이 아닌 직관으로 행동을 정했다고 한다.

 

팀쿡이 애플이 들어온 이후, 보인 성과는 눈부시다 못해 휘황찬란하다. 그가 들어온 이후 1998년 2분기부터 애플은 기나긴 적자에서 벗어나 흑자로 돌아섰다. 그는 애플스토어를 만들어서, 애플의 판매량을 급성장 시켰고, 기존의 70일의 재고 분량을 떨궈서 10일 분량으로 줄여버리는 엄청난 능력을 보여줬다. 그뿐인가? 가격파괴를 통해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전모델의 재고를 엄청내게 떨궈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잡스는 ‘애플의 영혼’으로 알려져 있다. 잡스가 삼성전자의 첫 스마트폰을 보고 ‘아이폰을 베꼈다’라고 불같이 화를 낸 것은 잘 알려진 일화다. 그런데 그와 똑같은 ‘애플DNA’를 보유한 인물이 있으니 바로 팀쿡이다! 팀쿡은 부드러운 이미지와 달리 다혈질이기도 하다. 어려서부터 운동마니아인 그는 마라톤 회의때도 누구보다 왕성한 체력을 자랑해서 부하직원들이 무서워하는 인물이기도 하다.

 

회의석상에서 부하직원에게 질문을 던져서 그가 제대로 답변하지 못하면 그 다음에는 20~30개의 질문을 던져 더더욱 난처하게 만드는 무서운 상사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잡스 못지 않게 지독하게 애플을 사랑하기 때문에 누군가가 자신들의 물건을 베끼는 것을 용납하지 못한다.

 

“우리의 특허를 훔쳐간다면, 우리는 누구든지 끝까지 추격할 것이다” 2009년 스티브 잡스의 병가 때문에 2차 임시 CEO를 맡았던 팀쿡이 실적발표회에서 한 말이다.

 

즉, 애플이 삼성전자의 부품을 덜 쓰기 위해 도시바 등과 계약을 체결하고, 핵심칩인 A6를 대만 TSMC와 계약을 체결한 것 등은 애플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움직이는 지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 할 것이다.

 

한마디로 팀쿡은 ‘관계는 관계, 회사일은 회사일’이라는 분명한 등식이 머릿속에 성립하고 있다. 또한 대외적으로 알려진 모습과 달리, 팀쿡 역시 지난 10여년이 넘도록 애플에 종사하면서 잡스 못지 않게 애플을 사랑하고 아끼는 인물이다. 그가 잡스와 비전을 공유하는 처지에서, 삼성에 느낀 분노 역시 공유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물론 이는 단순한 분노가 아니라, 스마트폰과 나아가 애플TV등으로 사업분야가 겹치는 삼성전자를 견제하기 위해서라도 필요한 작업이다.

 

물론 현재 스마트폰 업계에서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는 구글과의 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기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작업이다. 앞으로 잡스 이후의 애플을 알기 위해 <애플의 미래 팀쿡>의 이야기를 몇 가지 더 소개해볼까 한다.

 

참고: <애플의 미래 팀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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