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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뽑는 커피의 즐거움을 누린 바리스타 클래스

朱雀 2011. 12. 2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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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저녁 필자는 신촌역 부근을 서성이고 있었다. 길거리를 계속 걸어가면서 이상하다. 이상하다를 외치면서, 왜냐고? ‘Beans & Berris'를 계속 찾느라. 바리스타 수업이 있는 장소였기 때문이다. 약도를 몇 번이고 확인한 끝에, 잘못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안도했다.

 

집에서 일찍 출발했다고 여기고 나왔는데, 예상보다 늦어져서 걱정했지만 다행히 수업전에 도착할 수 있었다. 사실 바리스타 수업은 많이 기대했던 문화클래스중에 하나다. 커피를 마신지 벌써 어언 20년이 넘었다. 그런데 사실 필자는 커피의 이름만 듣고서는 무슨 차이가 있는지 전혀 모른다.

 

인터넷에서 커피를 치면 관련서적만 5백권이 훌쩍 넘어가는데 별로 아는 지식이 없다는 게 부끄러웠다. 카페인 성분이 함유된 커피는 그걸 섭취하는 걸로 인간의 활동시간을 늘려 인간세상을 변화시켰다. 그뿐인가? 커피무역을 둘러싼 강대국들의 활동과 대립으로 세계는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올해 대한민국은 커피 수입액만 5억달러를 넘김으로써 커피공화국이란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뉴스에 나올 지경에 이르렀다. 따라서 커피를 아는 것은 단순히 기호식품을 아는 것이 아니라, 오늘날의 세계를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키워드라고 해도 좋지 않을까 싶다.

 

이날 바리스타 클래스를 진행한 이는 류정현 바리스타였다. 그는 2007Korea Barista 4, 2008KNBC(Korea National Barista Championship) 한국 국가대표 선발 전 우승, 2008. WBC in 덴마크 코펜하겐 한국 국가대표 (World Barista Championship in Denmark Copenhagen) 등에 빛나는 국가대표 바리스타였다. 그런 분에게 강의를 듣는다고 생각하니 몹시 감사했다.

 


친절함과 해박함 그리고 멋진 솜씨가 돋보였던 류정현 바리스타. 강의를 받는 동안은 그렇게 유명한 분인지 몰랐다. 지금은 괜시리 미안할 지경이다. 개그맨 최효종을 닮았다고 우리가 살짝 놀린 탓이다. ^^


그러나 류정현 바리스타는 자신을 조금 아는정도로 소개해서 겸손함이 몹시 배어 있는 모습을 보여줘서 몹시 보기에 훈훈했다.

 

우리가 먹는 커피는 당연하지만 볶은 것이다. 그렇다면 원래 열매는 어떻게 생겼을까? 류정현 바리스타의 질문을 듣는 순간 해졌다. 한 번도 그런 생각을 가져본 적이 없는 탓이었다.

 


머리에 털나고 처음본 커피생두. 새삼 스스로 도시촌놈이란 사실을 깨닫는 시간이었다! 호두사진을 인터넷으로 처음 봤을때만큼 충격적이었다.



늘 볶아서 검은 원두만을 보았지 생두를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이날 처음으로 본 생두가 너무나 신기했다. ‘체리라고 불리는 열매의 씨앗인 생두는 보통 2개인데, 가끔 1개인 녀석들도 나온다고 한다. 생두는 워낙 단단하기 때문에 그냥 입에 넣고 씹으면 큰일난다고. 한 개인 씨앗들은 피베리커피라고 불리운단다. 여기서 문제!

 

2개인 생두와 1개인 생두 중 어느게 비쌀까? 당연히 1개인 피베리커피가 더 비싸다. 이유는 간단하다. 그저 1개인 피베리커피가 적기 때문이다. 사람에 따라서는 피베리커피가 더욱 다양한 맛을 가진다고 말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소수의 의견일 뿐이라고.

 

 

우리가 마시는 커피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바로 아라비카(Arabica)와 로부스타(Robusta)! 오늘날 선전 등을 통해 많이 이야기되고 있는 아라비카는 전 세계 생산량의 80% 정도를 차지하며 브라질-콜롬비아-에티오피아 등에서 나오는데, 신맛-단맛-감칠맛 등의 복합적인 맛을 가지고 있으며 해발 800m이상의 고산지배에서 재배된다. 아무래도 고급커피에 자주 이용되기 때문에 값이 비싼 편이다.

 


저녁으로 먹은 빈스앤베리즈의 BLT 샌드위치와 망고베리스무디. 여성분들은 한입에 들어가기 어려울 정도의 샌드위치의 크기와 다소 딱딱한 빵의 질감이 너무 좋았다. 그래서 맛나게 다 먹었는데, 뒤에 줄줄이 와플과 케익이 나왔는데 배불러서 맛만 보고 갈 수 밖에 없어서 안타까웠다. 다음부턴 조금 남기는 버릇을 들여야겠다.



로부스타는 전 세계 생산량의 20%를 차지하며 콩고-인도-베트남 등지에서 생산된다. 아라비카보다 저지대에서 생산이 가능하고 병충해가 강하다. 속된 말로 그냥 씨앗을 길가에 뿌려도 자라서 수확할 수 있을 수준이란다. 그렇지만 향미가 떨어지고 쓴맛이 강한 약점이 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커피는 둘중 어느 것일까? 얼핏 생각해보면 아라비카일 것 같지만, 사실은 로부스타다! ? 인스턴트 커피는 다 로부스타로 만들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인스턴트 커피의 대표주자인 맥심을 비롯한 많은 제조사들이 로부스타를 사용하기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와 달리 우린 전세계 20%인 로부스타가 시장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요즘은 활발한 CF만큼이나 아라비카로 대체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우리의 이론 수업은 한 시간 정도 이어졌다. 그러나 여기서 줄줄이 이론 이야기만 하면 지루할 것 같아 실습시간의 모습과 겸해서 이야기해보련다. 우리나라 커피는 기본적으로 에스프레소를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에스프레소는 영어로 말하면 익스프레스랑 같은 뜻이란다. , 빠른 시간안에 추출한 커피라고 보면 되는 것이다.

 

에스프레소를 만드는 방법은 원두를 잘 갈아서 필터홀더에 담아주고, 홀더에 담긴 가루를 평평하게 만들어준 다음 도장으로 꽉 눌러주면 된다. 도장을 눌러줄때는 있는 힘껏 하지 않고 적당히 힘을 줘도 되며, 도장을 누른 다음 뒤집어서 떨어지지 않을 정도면 된 것이란다. 처음 해보는 것이라 누른 커피가루가 떨어질까 염려되었지만 막상 해보니 전혀 떨어질 생각을 하질 않았다.

 

에스프레소를 추출해주는 기기에 도장을 류정현 바리스타께서 일러준대로 45도 각도로 끼어놓고 추출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커피전문점에서 점원들이 뽑아주는 모습만 보다가 실제로 뽑아보니 몹시 신기했다. 직접 뽑은 에스프레소를 한모금 맛보고 급하게 설탕을 찾았다. 다른 이들은 시고 떫고 쓴 복합적인 맛을 느꼈는데, 필자는 아무래도 혀의 감각이 남들보다 둔한 가보다. 그저 너무 쓰다는 느낌이 들었고 정신없이 설탕을 쳐서 먹었다.

 


생전 처음 뽑아본 에스프레소. 아무 생각없이 맛보았다가 너무 써서 눈물이 날 지경이었다. 빈스앤베리즈의 달콤한 와플이 아니었다면 꽤 오랫동안 고생했을 것 같다. 근데 놀라운 건 다른 참가자들은 커피의 맛을 즐기고 있었다. 나만 인생의 쓴맛을 덜 본 것일까?


다음은 카페라떼를 만들어볼 시간! 카페는 이태리어로 커피와 같은 말이고, 이태리어 라떼는 밀크와 같은 말이다. , 우유가 들어간 커피 되시겠다.

 

주전자에 우유를 적당히 붓고 뜨거운 수증기를 내뿜어서 데워주는 데, 이때 앗 뜨거! 앗 뜨거!’2번 정도 외칠 정도면 좋다고. 그러나 필자는 조금 참다가 앗 뜨거를 한번만 외치고 포기하고 말았다. 대다수의 바리스타 클래스의 참가자들 역시 한번으로 포기하고 말았다. 역시 바리스타는 그냥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우유를 살살살 커피위에 뿌려서 하트모양을 만들어낸 류정현 바리스타. 그냥 슬쩍한 것 같은데 모양이 너무나 예쁘게 나와서 새삼 엄청난 실력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 다음은 핸드드립을 해봤다! 핸드드립 커피는 최근 드라마에서 많이 봤던지라 괜시리 익숙했다. 첫 번째는 회오리 모양을 간직한 하리오 드리퍼로 시도해 보았다.

 




방법은 간단했다. 먼저 커피가루를 필터를 드리퍼에 끼운 다음 두 스푼 정도 붓고, 물을 살짝 젓게 붓는다. 그리고 30초가 지난 후에 다시 (드라마에서 많이 본 것처럼) 둥글게 뿌려주면 된다. 곧장 추출하지 않고 먼저 적시는 이유는 보다 맛있는 커피를 마시기 위한 팁이라고!



 


두 번째 핸드드립은 클레버 드리퍼를 이용해 보았다. 클레버 드리퍼는 핸드 드립과 프렌치 프레스의 장점을 모은 것이다. 우리가 핸드 드립 커피를 마시는 이유는 풍부한 맛을 느끼기 위해서다. 그러나 추출과정에서 오일 성분등이 제거되는 약점이 있다. 프렌치 프레스는 최소한의 추출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오일성분까지 녹아나서 더욱 풍부한 맛을 느낄 수 있지만, 찌꺼기가 남고 추출과정이 조금 귀찮은 편이다.

 

클레버 드리퍼는 핸드 드립처럼 필터위에 가루를 얹고 물을 부어준 다음 10차례 휘저어 주면 된다. 그리고 2분 정도 기다린 다음 컵위에 올려놓으면, 밑의 버튼이 눌려지면서 커피가 추출되어진다. 방법이 간단하기 때문에 누구라도 쉽게 풍부하고 맛 좋은 커피를 마실 수 있는 강점이 있다.

 

이날 바리스타 클래스를 하면서 직접 에스프레소도 뽑아보고 카페라떼도 만들어보고, 핸드드립을 해보면서 다양한 커피맛을 즐기는 기쁨을 맛보았다. 또한 끊이지 않고 와플과 케잌이 나와서 즐거움을 더했다.

 

아쉽게도 필자의 미각이 둔감한 탓에 커피맛을 세세하게 구분해낼 수는 없었으나, 보통 마시는 쓴 커피와 풍성한 맛과 우유가 들어간 커피의 부드러움등은 최소한 구분해낼 수가 있었다. 커피에 대해 보다 많이 그리고 좀더 심도있게 알 수 있는 유익하고 즐거운 문화클래스였다.

 

왼쪽부터 수플레 치즈케익, 부쉬드 노엘 부아 초코무스 케익, 티라미수 무스케익 그리고 빈스앤베리즈에서 크리스마스를 기념해서 만든 크리스마스 컵케익이다!

 

컵케익은 너무나 이뻐서 따로 모아서 찍어보았다. 당연히 빈스앤베리즈에서 구입해서 맛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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