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식객’에 소개된 한우전문점 ‘참누렁소’에 가보니...

朱雀 2012. 1. 1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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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포식했습니다. 이야기는 며칠 전으로 돌아갑니다. 제 동생이랑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한우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제 동생은 한우마니아입니다. 그렇다고 자주 먹지는 못합니다. 아무래도 비싸니까요. 한우이야기가 나와서 집근처에 유명한 한우집이 없나 검색하다가 한 곳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허영만 화백의 <식객>에 소개되었다는 참누렁소였습니다. 보기만 해도 눈물이 흘릴 정도로 아름다운 눈꽃등심과 살치살, 안창상, 차돌박이의 사진의 향연은 보는 이의 눈을 멀게하고 혀를 멀게 합니다. 분명히 배가 고프지 않았건만 인터넷 상의 사진을 보는 것만으로도 괜시리 허기를 느끼게 합니다.

 

결국 견디지 못한 우리남매는 며칠 후에 찾아가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가 그날이었습니다. 지하철 7호선 하계역 을지병원 뒤편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제가 길을 잘못 들어서 엄청나게 구박당했습니다. ^^

 

게다가 1,2 층 건물이었는데, 1층은 돼지고기 전문이고, 2층은 한우 전문이었습니다. 처음엔 1층에 앉았다가 이상해서 물어봤답니다. 이래저래 사연이 많아 기억하게 될 집인 것 같습니다.

 

2층으로 올라가니 제가 싫어하는 좌식방식입니다. 어쩌겠습니까? 이미 온 길을 되돌아갈 수도 없고, 한우를 맛있게 먹기 위해 아침부터 최대한 간소하게 먹었기 때문에 그냥 있기로 했습니다.

 

햇살이 비치는 창가의 테이블은 그다지 다른 곳과 차별되어 보이진 않네요. 꽃등심과 살치살을 먹기로 합니다. 곧 먹음직한 한우가 우리 테이블로 옵니다. 마블링이 정말 환상적입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실실 나옵니다.

 

상차림은 조금 독특한 편에 속합니다. 먼저 한우전문점답게 상추는 안 나옵니다. 대신 한방소스(?)에 양파와 채소를 넣어서 기본으로 주네요.

 

숯은 그냥 보기에도 최상급인 것 같습니다. 고기를 싸먹을 수 있는 채소가 나오는데, 위에서 왼편으로 백김치, 매실장아찌, , 멍이입니다. 멍이는 울릉도에서 나는 것이라 하네요.

 

고구마 샐러드는 보기에도 그렇지만, 맛이 환상적입니다. 달콤하면서 견과류를 비롯해서 여러 가지가 들어가서 씹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 외에도 버섯이 주인 샐러드, 채썬 무에 전복을 올려준 샐러드, 일반적인 키위드레싱을 얹은 샐러드, 토마토에 과일샐러드로 채워서 총 다섯 가지 샐러드가 제공되네요. 다들 맛이 독특하고 보기에도 좋아 식감이 좋습니다.

 

자 먼저! 그 이름도 거룩하신 눈꽃등심이 불위에 올라갑니다. 지글지글 소리와 함께 익어갑니다. 정말 입안 가득히 침이 고입니다. 일하시는 분께서 잘라주시는데 소리마저 한우~한우하는 것 같습니다.

 

핏기가 가시자마자 멍이에 싸먹고 소스에 찍어 온갖 채소에 함께 해서 먹습니다. 근데 꽃등심은 생각만큼 감동의 쓰나미가 몰려오지 않습니다. 제가 둔감한 탓일까요? 다른 곳의 등심과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합니다.

 

살짝 실망한 사이 이번엔 살치살이 올라갑니다. 역시 치이익~치이익 하는 소리와 함께 익어갑니다. 한번 찍어먹습니다. 입안에서 씹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고기가 정말 초콜릿처럼 입안에서 녹아서 사라집니다. 잠시 이성을 잃고 폭풍흡입을 합니다. 그러다가 앗차! 사진 찍어야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사진찍기에 돌입합니다.

 

눈꽃등심은 이름값 못하지만 살치살은 살인적인 가격이 무색하지 않게 끝내줍니다. 참고로 꽃등심은 150g42,000, 살치살은 150g53,000원입니다.

 

둘이서 꽃등심과 살치살을 먹고 나서 입가심으로 냉면을 시켰습니다. 저는 안전한 비빔냉면, 물냉면은 좋아하는 동생은 소신대로. 냉면은 황동그릇에 나왔는데, 남자인 제가 들기도 힘들 정도입니다. 비빔냉면은 훌륭합니다. 냉면전문점과 비교해도 괜찮을 정도입니다. 물냉면은 그 정도까진 아니지만 가격대비 훌륭한 편입니다.

 

<식객>에 소개되었기 때문일까요? 기대가 너무 컷던 탓인지 그만큼의 감동으로 다가오진 않았습니다. 특히 눈꽃등심은 이름값을 못한 것 같습니다. 게다가 다른 집이 200g을 주는 것과 달리 이집은 150g으로 적습니다. 제가 한우마니아가 아니고 고기맛을 잘 아는 편은 아니지만, 가격대비만족도에서 좀 떨어지는 것 같습니다.

 

다만 살치살은 정말 기가 막혔습니다. 아무래도 가격이 비싼 만큼 자주 오지는 못할 것 같고, 돈 많이 벌거나 특별한 날에 종종 오게 될 것 같습니다. 서비스도 괜찮고, 고기맛도 괜찮은 편입니다. 만약 가시게 되면 꽃등심보단 살치살을 추천합니다. 개인적으론 먹어보지 못한 양념갈비와 차돌박이 등 다른 부위가 무척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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