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공연 전시

TV와는 또 다른 매력, 뮤지컬 ‘파리의 연인’

朱雀 2012. 4. 21.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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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저녁 6시 필자는 초청을 받아 다큐브 아트센터에서 상영 중인 뮤지컬 <파리의 연인>을 감상하게 되었다. 시청률 54.7%, 지금은 도저히 상상조차 불가능한 기록을 세우며 전국적인 열풍을 일으킨 작품이 뮤지컬로 재탄생 하다니. 몹시 신기하고 설레었다. TV드라마가 영화화된 적은 몇 번 봤어도, 뮤지컬화되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이었다.

 

필자가 감상한 날엔 한기주역에 이지훈, 강태영역에 오소연, 윤수혁역에 런이 각각 출연하는 날이었다(당연하지만 주연배역은 모두 더블 캐스팅이었다). <파리의 연인>은 제목 탓인지, 아니면 TV판의 성공 때문인지 많은 인파들로 북적였다. 무엇보다 커플들끼리 온 이들이 많아서 새삼 관람층을 확인할 수 있었다.

 

뮤지컬의 초반은 파리에서 강태영이 겪는 유학생활을 어려움을 그려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대목은 파리에 대한 한국인의 환상을 극대화시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2년 동안의 제작기간을 거치고 넓은 무대를 채택한 작 답게 무대 장치와 악단의 공연 등이 섬세하게 조화되어 뮤지컬의 장점을 십분 발휘했다! 보는 재미와 듣는 재미를 관객이 한껏 느낄 수 있게 되어, 영화표와 비교가 되지 않는 비싼 표값이 아까운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

 

인터미션까지 합쳐서 무려 160여분의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전혀 길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빠른 전개가 돋보였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드라마에서 중요한 몇 장면을 따오고, 뮤지컬이란 장르에 걸맞게 이야기를 많이 변형시켜서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장치를 많이 마련해 놓았다.

 

한기주역의 이지훈은 아무래도 박신양의 절대적인 카리스마와 비교하면 아쉬울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박신양과는 다른 부드럽고 따스하면서 유머러스한 카리스마를 선보여 다른 버전의 한기주를 보여주는 매력과 즐거움을 한꺼번에 관객에게 선사했다.

 

강태영역의 오소연은 신데렐라가 되는 억척스런 현대판 캔디역을 김정은 못지 않게 멋지게 소화해서 저절로 박수갈채가 터져 나올 정도였다. 뮤지컬 <파리의 연인>은 어쩔 수 없이 2004년작 <파리의 연인>에 빚을 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애기야 가자같은 낯 간지러운 대사와 알고 보니 삼촌과 조카가 아니라 형제라는 식의 설정은 지금 시대적 상황에선 다소 진부하게 보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뮤지컬 버전은 그런 다소 진부한 설정을 계승하면서도 요즘 관객의 입맛에 맞게 다이나믹한 무대와 치밀한 구성을 통해 드라마와는 다른 재미와 매력을 선사하는데 성공했다.

 

만약 관객이 <파리의 연인>TV판만을 생각하고 고스란히 뮤지컬로 옮기길 원하고 관람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동명의 기존 드라마를 잠시 잊고, 새로운 작품을 감상하는 마음으로 본다면 값어치는 충분히 해내는 작품이라 여겨진다..

 

아울러 수십 명의 군무와 순식간에 바뀌는 무대장치 그리고 예상외로 뮤지컬에 잘 맞는 이지훈의 호연과 오소연과 런 등의 훌륭한 노래와 연기는 다양하고 즐거운 볼꺼리를 확실하게 제공하고 있다. 봄과 여름의 사이에서 연인끼리 볼 작품을 찾는다면, 뮤지컬 <파리의 연인>도 꽤 괜찮은 선택이 될 거라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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