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친구 중에 10년 넘게 목수일을 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중학교 때부터 알고 지냈으니 벌써 20년 가까이 된 친구네요. 최근 문득 만났다가 여태까지 이 친구가 하는 일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고, 제 블로그에 소개시켜줄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는 사실에 스스로 놀라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사람 일이란게 참 묘해서 2주 정도는 이 친구가 바빠서 못 가고, 지난 2주 동안은 제가 허리를 다쳐서 못가고 하면서 한달 넘게 ‘갈게~’라고 본의 아니게 공수표만 남발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오늘 다녀오고야 말았습니다.
정릉에 위치한 하루나이테가 이 친구가 운영하는 가구 제작소입니다. 입구에 들어가면 그동안 이 친구가 제작한 가구들이 빨래집게에 찝혀서 줄에 널려 있지요.
사무실에 들어가면 이 친구가 만든 가구들이 손님을 맞이합니다. 로봇처럼 생긴 이 녀석은 친구가 TV랑 전자레인지를 두는데, 그냥 두자니 보기 흉해서 나름 솜씨를 부려본 것이라고 합니다. 이쁘지 않나요?
이런 ‘하루나이테’를 이니셜로 친구가 역시 직접 판 거구요. 이곳저곳 목수답게 나무를 가지고 뚝딱뚝딱해서 만든 물건들이 여럿 보입니다. 작업실로 들어가보니 각종 공구와 다양한 크기의 목재들이 제 쓰일 곳을 찾아서 기다리고 있는 느낌입니다.
친구는 먼지가 많다고 부끄럽다고만 합니다. 그런데 매일 목재를 자르고 깎는 제작소가 뽀얗게 먼지가 쌓여있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 아닐까요?
보기만해도 장난끼가 넘치는 이 친구가 벌써 10년이 넘게 목수일을 하고 있는 제 친구 임세명입니다. ^^
‘사진 좀 찍게 일 좀 해봐라!’라고 주문했습니자. 오랜만에 제가 와서 놀려고만 했던 친구는 그제서야 일을 시작합니다. 우선 목재를 가지고 제작하려는 것의 치수를 계산하네요.
문득 친구의 손을 보니 여기저기 굳은 살이 박히고 나무 부스러기가 묻어 있네요, 10년 넘게 일한 목수임을 증명하는 손이라고 새삼 생각이 듭니다.
친구는 필요한 목재를 꺼내고 길이를 재고 나무를 자릅니다. 장인답게 쉽게쉽게 하는 것 같은데, 아무래도 제가 한다면 제대로 흉내조차 내지 못할 정도로 어렵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특히 목재를 자를 때는 특유의 ‘비이잉’거리는 소리와 함께 순식간에 잘려나가서 보는 이를 조마조마하게 만듭니다. ‘저러다 다치는 건 아냐?’라는 생각이 드는 게 말이죠.
친구가 목수가 일을 시작한 것은 10년전 우연히 알바사이트를 찾아보다가 가구제작소에 가게 된 탓이랍니다. 원래는 간단한 알바정도로 생각했는데, 직원이 되어 3년간 일하면서 결국 목수일을 천직으로 하게 되었답니다.
참 친구의 이름은 임세명이라고 합니다. 예전에 우린 ‘명이 세 개다’라고 이름을 가지고 놀리기도 했었지요. 이 친구의 장점이자 단점은 늘 손해보는 친구라는 사실입니다.
자기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먼저 내고 보는 성격이고 담백한 스타일이라 어디가던지 손해보는 친구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친구가 참 좋습니다. 남을 속이는 게 다반사인 세상에서 이 친구는 드물게 정직하고 땀의 소중함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친구니까요.
오늘 중으로 손님에게 배달될 원목 테이블 이라고 하더군요. 애쉬라고 하더군요. ^^
친구말로는 원목가구를 이곳에서 주문하며 20%정도 다른 곳보다 저렴한 값에 구입할 수 있답니다. 제가 이쪽 분야에 대해서 잘은 모르지만 거짓말을 할 줄 모르는 친구니 사실일 겁니다. 당연히 재료를 속이는 일은 없을 거구요.
다른 곳처럼 이곳에서도 년회비 15만원만 내면 수강생이 되어 가구 만드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하네요. 물론 재료비등은 별도구요. 만약 제 블로그를 보고 연락했다고 해도 특별히 잘해주지는 않을 겁니다.
이미 세명이는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재료를 속이지 않고 최고의 가구를 만들어 드릴 것이기 때문이지요. 누구보다 정직하고 오늘도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친구인 목수 세명이였습니다. 가구에 대해 관심이 있거나 배우고 싶다면 한번쯤 기억해둘만한 이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루나이테 임세명 실장
서울 성북구 정릉동 164-62 대진빌딩 1층 102호
070-4307-9927, 010-3862-9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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