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멘탈붕괴된 이선균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골든타임’

朱雀 2012. 7. 25. 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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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골든타임에선 그동안 중심인물이었던 최인혁이 병원에서 사표를 내고 빠짐으로서 이선균이 연기하는 이민우 중심으로 극이 진행되었다. <골든타임>은 기본적으로 응급환자들이 쏟아져 들어오는 응급실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당연한 수순이라고 밖에 할 수 없다.

 

최인혁이 사라진 상황에서 인턴에 불과한 이민우가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었다. 우선 이민우는 자신 때문에 최인혁이 사표를 냈고, 자신의 실수로 퇴원한 여성이 장에 천공이 있어서 며칠 내로 병원에 오지 않으면 죽을 수 있다는 사실에 괴로워하고 그로 인해 멘탈 붕괴상황에 빠진다.



 

당연하지만 그런 상황에서 그가 잘못된 정보를 전해줘서 레지던트와 전문의에게 깨지는 모습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러나 그런 멘붕된 상태에서도 이민우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우선 그가 보여준 모습은 어리버리함이었다. 멘붕상태에서 어쩔 줄 몰라하는 그의 모습은 저러다 병원 나가는 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두 번째는 무기력함이었다! 이민우는 교통사고로 들어온 여중생을 살리기 위해 노력했지만, 흉부외과에서 다른 스케쥴 때문에 내려오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결국 그 여중생은 다른 병원으로 가는 도중에 사망하고 만다.

 

실의에 빠진 그가 보여준 것은 분노였다! 그는 너무나 흥분하 나머지 바람을 쐬려 하는데, 이제 인턴에 불과한 그로선 그럴 자유조차 없었다. 그러나 그런 상황에서 따지고 드는 선배 레지던트에게 확 짜증을 부리는 모습에선 오히려 카리스마가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 과정에서 그는 예전에 최인혁이 살려준 다른 환자를 만나서 희망을 보고, 아이에게 용돈을 쥐어주려고 자신의 주머니를 뒤지다가, 건달이 놓고 간 라이터를 찾게 되면서, 장 천공이 의심되는 여성을 찾아낼 수 있는 단서를 찾게 된다. 그리고 업소에 가서 간신히 간신히 여성을 데려오고 살릴 수 있게 된다.

 

과장들이 자신을 칭찬하는 소리를 듣게 된 이민우는 의료분쟁꺼리를 조기에 찾아내고, 무엇보다 환자를 살릴 수 있게 되어서 칭찬한 것이라 생각했지만, 알고보니 최인혁을 자를 수 있는 핑계를 마련해준 탓이라, 다시 그는 멘붕이 오게 된다.


 

<골든타임>을 보면서 시청자들은 말도 안되는 현실에 몇 번이고 분개하게 된다. 그러나 이민우처럼 최일선에 있는 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은 별로 없다.-하물며 시청자는 드라마를 보면서 한탄하고 분노하는 것 밖엔- 시스템 속에 들어간 한 인간으로서 무기력하게 조직의 모순을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된다.

 

각과의 과장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들은 서로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하다. 그들은 최인혁을 싫어한 이유에 대해서 전문성이 없다라는 말을 늘어놓는다.

 

오늘날 의학계는 흉부외과, 내과, 이비인후과, 성형외과 등등 다양한 분야로 세분화되어 있다. 따라서 자기과가 아니면 의사라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그러나 응급실에는 다양한 외상을 입은 환자들이 올 수 밖에 없고, 위급상황에서 담당의사는 어떤 과를 고수할 수 없게 된다. 자신의 전문분야만 고수한다면 자칫 환자를 돌볼 수 있는 '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연스럽게 응급센터의 의사는 융합형이 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 최인혁은 미래형 의사인 것이다. 오늘날 우리는 흔히 융합형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고 말한다. 스마트폰을 보라! 거기엔 컴퓨터와 전화가 기본적으로 결합되어 있는 상태다.

 


 

그러나 새로운 시대상이 출현하면 기존의 가치관과 충돌과 갈등을 빚을 수 밖에 없다. 최인혁은 단순히 의술을 인술로 아는 수준을 넘어서서, 오늘날 시대가 바라는 의사상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있는 인물이다.

 

그러나 자신의 보직과 전문성을 지키려 하는 이들이 판치는 세상에서 그는 아무도 반기지 않는 인재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민우 같이 열혈초보의사들은 처음에는 최인혁을 존경하다가, 이내 다른 과의 과장들과 친분을 쌓기 위해 자신도 줄을 서게 되면서 타협하게 된다.

 

? 드라마속의 상황들처럼 좌절하고 좌절하다가 결국 포기하게 되기 때문이다. 일개 인턴에 불과한 그로선 시스템을 바꿀 수 없기 때문에, 그 안에서 적응하던가 아니면 포기하고 물러서든가 두가지 중에 하나밖에 선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오늘날 의료현실에 대한 철저한 풍자와 비판. <골든타임>은 그런 것을 멘붕상태의 이민우를 통해 통렬하게 보여줬다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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