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독서의 즐거움

임윤택이 밝힌 울랄라 세션의 우승비결!

朱雀 2012. 7. 31.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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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새로 나온 책을 검색하다가 우연히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의 자전적 에세이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가 출간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소식을 접하자마자 도서관에 신청했고, 며칠 전 받아서 금새 읽어내려갔다.

 

작년 <슈퍼스타 K 3>에서 울랄라세션은 초반부터 필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들의 놀라운 실력도 실력이었지만, 그들이 방송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었다. 이를테면 슈퍼위크 둘째날 '콜라보레이션'을 위해 울랄라세션은 예리밴드-팻듀오와 함께 하게 되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콜라보레이션'이 말이 쉽지, 전혀 다른 음악적 색깔을 가진 그룹들이 그것도 둘이 아니라 세팀이나 모여서 함께 결과물을 만들어내기란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슈스케3가 어떤 프로인가? 철저한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가 아니던가?

 


 

말이 좋아 협업이지, 함께 하는 팀보다 조금이라도 튀어서 심사위원의 눈에 들어야 하는 것이 각 팀으로선 당연한 일이었다. 따라서 각 팀의 리더들이 서로 신경전을 펼치고 그러느라 자멸하는데 그런 모습조차 보여주는 게 '슈스케'였다.

 

그런데 그런 슈퍼위크에서 임윤택은 의외의 결정을 내렸다. 그는 다른 두 팀의 리더에게 모든 것을 맡기고 '울랄라세션은 춤과 코러스를 맡겠다'. '?' TV를 보면서도 내 눈을 믿을 수가 없었다.

 

'뭐 저런 부처님 가운데 토막 같은 사람이 다 있지? ‘돌아이인가?’'라는 각각 상반된 생각이 동시에 들었다. 다음으로 든 생각은 그런 리더의 결정에 아무도 토를 다는 멤버들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속으로는 충격을 받았을지 몰라도 그들은 임윤택의 말에 따라 자신들이 맡은 파트를 위해 최선을 다해 연습했다. 이런 신기할 수가!

 

이건 왠만큼 리더를 믿어선 이루어 질 수 없는 일이었다. 0.1%의 의심도 섞이지 않은 절대적인 신뢰. 그런 신뢰에 기반한 팀에서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이었다. <슈스케 3>에서 울랄라 세션은 믿기 어려울 정도의 퍼포먼스와 무대를 보여주면서 일찌감치 우승후보로 점찍혔고, 결국 우승까지 일구어냈다.

 

그러나 울랄라 세션은 여러 가지 의미로 감동을 주는 팀이었다. 리더 임윤택이 위암 말기임에도 팀원을 위해 평생 보지 않던 오디션 프로에 도전한 것 하며 말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울랄라 세션은 그토록 특별한 것일까?' 그 의문은 여태까지 내내 필자가 궁금한 대목이었고, 이번 책에서 상당 부분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예상대로 울랄라 세션의 중심인물은 임윤택이었다! 그러나 임윤택이 밝히는 그의 어린 시절은 놀라울 지경이었다. 그는 초등학교 6학년이 되기 전까진 춤에 큰 관심이 없는 인물이었다.

 

물론 나름대로 싹이 보이긴 했다. 유치원 재롱잔치에서 다른 친구들이 율동을 하거나 그마저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때 유일하게 끝까지 모든 동작을 제대로 구사해냈기 때문이었다. 지금에야 춤이 큰 재능 중에 하나로 꼽히지만, 임윤택이 자랄 시절만 해도 '공부'만이 최고였기에. 그 자신 역시 춤으로 뭔가를 해볼 생각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떠난 졸업여행이 그의 인생을 바꿔놓았다. 바로 장기자랑이었다. 조용한 윤택을 눈여겨 보던 한 친구가 함께 장기자랑에 나가자고 했고, 그런 친구의 모습을 친구들이 열광했고, 심지어 짝사랑하던 여자아이까지 그러자 춤을 다시 보게 된 것이었다.

 

그는 중학교 때 단 하루도 쉬지 않고 연습했고, 2학년 때는 반대항으로 이루어진 학교체육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본격적인 길을 걷게 되었다. 임윤택의 인생사를 보면서 그가 특별해진 이유로 몇 가지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그의 부모님이다. 막내아들 임윤택이 암에 걸린 것을 자신들의 잘못으로 돌리시지만, 필자가 보기에 임윤택을 향한 부모님의 절대적인 믿음은 그저 놀라울 따름이다.

 

어린 시절 임윤택은 지금 보면 놀라울 정도로 뚱뚱했는데, 그건 아버지가 아들을 위해 군것질거리를 자주 사주었기 때문이었단다. 부모님은 임윤택이 연습실이 필요하다고 하자, 한참 이야기를 듣고는 찬성하고, 이후 팀원들의 부모님을 설득해서 함께 만들어주었다. 그게 겨우 중학교 때 일이다.


 

이후 임윤택은 고등학생이 되어 두 번이나 자퇴를 하는데, 그런 결정을 내릴 때도 임윤택의 의견을 최대한 존중해주었다. 자식의 말을 끝까지 경청하고 최대한 도와주는 부모의 모습은 임윤택이 긍정적인 사고로 세상을 보고 항상 노력하는 것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까 싶다.

 

두 번째로 책을 읽으면서 놀란 대목은 임윤택이 ''을 언급할 때 였다. 그가 보여준 놀라운 무대를 구상해낸 밑바탕에는 어린 시절 읽은 책들이 있다는 사실이었다. 임윤택은 어린 시절 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손이 닿는 곳에 책들이 있었고, 아버지와 형은 독서를 무척 즐겨했다고. 덕분에 임윤택은 <삼국지>를 자주 읽고, <이솝우화>를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을 읽으면서 상상력을 엄청나게 자극 받았단다. 물론 최근에 그가 멘토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있는 이외수의 <절대강자>도 언급되었다.

 

사실 임윤택이 영화를 광적으로 좋아하거나 패션 등에 관심이 많은 부분은 오히려 '당연'하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그러나 책을 좋아하고 거기서 많은 것을 배웠다는 대목은 정말 신선하게 느껴졌다.

 

세 번째로, 그가 주변 사람들에 조언을 구하는 부분이었다. 그는 이외수 같은 분에게도 조언을 구하지만, 일이 잘 풀리지 않을 때 담배 몇 갑을 챙기고 파고다 공원을 찾는단다. 그리고 그 중 몇몇 어르신들에게 고민거리를 말하고 그들의 지혜를 구한다고 했다.

 

무척 놀라운 대목이었다! 왜냐하면 오늘날 우리들은 다른 이의 이야기를 듣는 데 무척이나 인색해져 있다. 필자 역시 다른 이와 대화를 하다가, 종종 답답한 마음에 말을 끊고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런데 임윤택은 자기와 아무 관련 없는 이들을 찾아가고 스스럼 없이 조언을 구하고 그들의 이야기에서 자신이 새겨들을 부분을 찾아내는 것은 참으로 배울만한 부분이었다.

 

게다가 나이를 넘어서서 강사로 나서게 되었으면서도 청소년들의 고민을 스스럼없이 듣고 먼저 다가가는 그의 모습은 여러모로 신선했다.

 

네 번째로 자신이 암이라는 사실을 알고 그가 보인 행동이다. 좀 진부하지만 술을 진탕 먹고 주변에 진상을 부리면서서 서서히 망가지는 것이 우리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흔히 보는 시한부 인생들의 삶이었다.

 

그러나 임윤택은 자신이 말기암이란 사실을 알자, 무엇보다 함께 한 팀원들을 생각하는 그의 모습이었다. 그가 암이란 사실을 알게 된 것이 하필이면 친구이자 동료인 군조가 결혼식 전날이었다. 임윤택은 사실을 숨기고 유쾌하게 사회를 보았다. 그리고 자신을 제외한 팀원들이 세상에 알려지길 바라는 마음에서 <슈퍼스타 K 3>에 참가하게 되었다.

 

1기나 2도 아니고 말기암이라 언제 나빠져서 세상을 뜰지 모르는 순간에도 자신이 아니라 팀원을 생각하는 그의 모습은 범인인 필자로선 감히 이해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팀원들의 모습이었다. 울랄라 세션의 팀원들은 임윤택의 말에 따라 절대적으로 <슈퍼스타 K 3>에 도전했다. 임윤택은 최소한 'TOP10'은 따논 당상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얼핏 들으면 자만심으로 비칠 수도 있지만, 20여년이 넘도록 무대 위에서 갈고 닦아온 그들 자신을 누구보다 믿은 것이었다.

 

우승 후의 팀원들이 상금으로 들어온 3억원을 전부 임윤택에게 주고 처분을 맡긴 대목 역시 놀랍기 마찬가지였다. 아무리 강한 동료애로 똘똘 뭉친 팀도 돈 때문에 깨지는 경우를 쉽사리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상금 3억원이란 거금은 단 한푼도 쓰지 않고 리더 임윤택에게 주고 처분을 맡긴 그들의 모습은 멋지기 그지 없었다.

 

임윤택조차 놀라서 '강원랜드에 가서 탕진해도 괜찮아?'라고 농담으로 물어도, 모두들 한결같이 '상관없다'라고 말한 대목은 가슴이 찡해질 정도였다. 물론 임윤택은 그 돈을 울랄라 세션의 숙소를 만드는 데 썼지만, 팀의 리더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그들의 모습은 참으로 놀랍기만 했다.

 

이왕 말이 나왔으니 책 내용중에서 <슈퍼스타 K 3>와 관련된 일화 몇 가지를 소개해보겠다. 임윤택은 자신의 몸 상태가 방송을 통해 알려지는 것을 무척 반대했다고 한다. 알려지면 시청자들이 울랄라 세션의 무대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어려울 것이라 여견 탓이었다.

 

따라서 <슈퍼스타 K 3>제작진과 의견대립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제작진은 물론 간부들까지 나서서 설득에 나서자 슈퍼위크를 통과하게 되면, 마지막날 알리기로 했단다. 그리고 마지막날 심사위원들이 '머리가 짧네요'라고 운운하면서 묻는 대목 역시 연출된 것이 아니라, 사전에 심사위원들은 그때까지 임윤택이 말기위암이란 사실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임윤택은 위암이란 사실이 알려지고, 시청자들이 격려의 메시지가 쏟아지자 거기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고 있었다. 다른 일화로는 연속 3주 슈퍼세이브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던 울랄라 세션에 위기가 닥친 순간이었다.



 

생방송에서 <나쁜 남자>를 부르는 과정에서 메인보컬인 광선이 외엔 승일과 명훈의 코러스가 들리지 않은 것이었다. 리허설 당시 마이크의 볼륨을 조금 낮춘다는 것이 너무 낮아져 버린 것이었다!

 

당연히 당황한 멤버들의 눈은 임윤택으로 향했고 임윤택은 눈으로 지시를 내렸단다. 광선이 모든 부분을 부르고, 승일과 명훈은 백댄서로 나선 것이었다. 이런 재빠른 판단과 행동도 그렇지만, 말이 아닌 즉석에서 위기를 적절하게 대응해낸 그들의 행동에 그저 놀라웠다.

 

필자 역시 그 무대를 생방송으로 보았는데, 너무 자연스러워서 '원래 그렇게 하는 걸'로 착각할 지경이었다. 책에는 임윤택이 시간부족으로 제작진과 의견을 교환하는 부분도 나온다.



 

책에 따르면 <슈퍼스타 K 3>는 토요일이나 일요일은 쉬고, 미션을 준비하는데 중간중간 촬영을 비롯한 다른 스케쥴 때문에 연습은 수요일쯤 되어야 가능했다고 한다. 심할 경우엔 '당일치기'까지 할 정도였다니. 모든 걸 떠나서 완벽한 무대를 보여주고 싶어하는 임윤택으로선 제작진과 의견대립이 생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자신의 의견을 계속 주장하는 게 아니라, 방송을 위해 필요하다는 제작진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후 이해했다는 코멘트를 다는 임윤택의 모습은 유연한 사고를 지닌 그의 모습을 다시금 보게 만들었다.

 

<안 된다고 하지 말고 아니라고 하지 말고>는 작년 우리를 열광케 만들었던 울랄라 세션을 알기 위해 꼭 필요한 도서라고 여겨진다. 여기엔 누구보다 치열하게 자신의 삶을 살아왔고, 꿈을 향해 살아온 젊은이들의 기록이 생생하게 남겨 있기 때문이다.

 

자칫 그냥 한 순간의 오락물로 우린 <슈퍼스타 K>를 바라볼 수 있지만, 누군가는 가장 빛나는 순간을 위해 10여년이 넘도록 한결같이 노력해왔음을 책을 보면서 알게 되었다. 예전에 그런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노력은 어디까지 해야 하나?'라고 말이다. 여태까지 들은 이야기 중에서 가장 동의가 되는 이야기는 '본인이 감동할 정도로'라는 것이었다. 임윤택은 그런 이야기에 가장 합당하는 인물인 것 같다.

 

댄서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기 힘든 대한민국에서 오로지 한 길을 바라보고 달려온 인물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의 춤에 자부심을 갖고 있었지만, 주변의 조언을 또한 함부로 넘기지 않았다.

 

그는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학과 학과장을 우연히 만나고 그가 학교진학을 권유하자, 처음엔 필요 없다고 생각했지만 이후 진학했다. 물론 2학년때 몰려오는 스케줄을 소화할 수 없어서 중퇴하긴 했지만. 보다 넓은 세상을 알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는 참으로 멋졌다.

 

춤만 고집하던 그가 보다 무대 위에서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 '노래'를 선택하는 부분 역시 그렇다. 사람은 자신이 해오던 것이 아닌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것을 몹시 두려워한다. 그러나 그는 더 많은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승일의 조언을 받아들였다.

 

미사리에서 공연을 할 당시에 통기타 연주가 대세인 시절에, 감히 무대 위에서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과감함을 보여주는 대목과 이승철의 <서쪽 하늘>을 부른 대목은 다시 한번 신선하게 다가왔다.

 

팀원들이 <희야><그런 사람 또 없습니다>라는 유명 곡을 든 것은 당연한 일이었으리라. 그런데 자신이 담당의사에게 영화배우 장진영씨와 똑같은 증세라고 들었고, 그녀가 출연한 마지막 영화 <청연>에 나온 곡을 선택한 것은 여러모로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독창성으로 승부하는 임윤택의 다른 모습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요즘 울랄라 세션은 함께 결승전까지 올라간 버스커 버스커와 비교를 당하고 있다. 본인들은 원치 않을 수도 있지만 같은 오디션 프로에 출연한 인연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대목일 것이다.

 

결승전을 앞두고 브래드가 찾아와서 '우승상금을 만약 받으면 버스커 버스커 팀은 임윤택의 병원비로 내놓고 싶다'라고 표현한 부분 역시 감동적이었다. 단순히 경쟁하는 관계를 넘어서서 숙소에서 지내면서 서로에 대해 얼마나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당연한 말이지만 필자와 대중은 방송 외의 부분에 대해선 울랄라세션과 버스커 버스커 그리고 <슈퍼스타 K 3>에 대해 알기 힘들다. 우린 제한된 정보를 그들을 판단하기 쉽고, 단편적으로 바라보기 쉽다.

 

그러나 이런 책을 읽음으로써 우린 브라운관 넘어 이면의 그들의 맨 모습을 보게 된다. 우린 울랄라 세션을 바라보면서 환호성을 지르고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그들이 성공하기까지 그 밑에 감추어진 이야기들을 들춰볼 생각을 별로 하지 못한다.

 

흔히 하는 명언중에 천재란 1%의 재능과 99%의 노력으로 이루어진다라는 말이 있다. 미국의 발명왕 에디슨이 한 말인데, 재능만 가지고 자만한다면 아무것도 이룰 수 없다. 그러나 미련하고 막연하게 노력한다고 또한 성공하지 않는다.

 

자신의 진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고,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지금에 안주하거나 포기하지 않고 꾸준한 이들이 언젠가 기회를 얻고 성공한다고 생각한다. 울랄라 세션은 그런 모범적이고 전형적인 사례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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