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맛기행

화덕 피자와 라이브 공연의 환상적인 만남, ‘도셰프’

朱雀 2012. 8. 28.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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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여친사마와 함께 도셰프를 간 것이 벌써 1년 전의 일이 되어버렸다. 그동안 바쁘기도 하고, 아무래도 금전적인 부담도 조금 있어서 그동안 가보질 못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한 가지 소식을 듣게 되어서 겸사겸사 찾아가게 되었다. 바로 매주 2, 4째주 토요일 밤 8시에 라이브 공연을 들려준다는 소식이었다. 국내에서 드물게 화덕 피자를 고수하는 도셰프에서 사랑하는 연인과 라이브 공연을 들으면서 식사를 한다고 하니, 괜시리 낭만적인 느낌이 가득해졌다.

 

왜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연인끼리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에서 즐거운 한때를 보내면서 라이브 공연을 즐기면서 멋진 추억을 쌓지를 않던가? 다른 이의 눈에는 바퀴벌레 한쌍으로 보일지 몰라도, 우린 선남선녀 커플이라고 믿으며 지난 25일 저녁에 논현역 근처에 위치한 도셰를 다시 찾아갔다. 좋은 곳에 가는 거라, 친한 지인을 이끌고 함께 갔다.

 

지난번엔 거의 한낮이었다면, 이번엔 거의 저녁이 다 되어 어둑어둑해져 있었다. 지난번엔 안에 앉아서 이번에 테라스쪽에 앉아보았다. 그런데 이거 이래저래 잘못된 결정이었다. 살짝이긴 했지만 비도 몇방울 왔고, 무엇보다 스트로보를 구입한지 얼마 안된 상태라서 제대로 활용해서 찍기가 이만저만 힘들지 않았다.

 


더워서 시킨 레몬에이드. 이상하게 요즘은 이런 약간 자극적인 음료가 땡긴다.


미리 말하지만 음식은 매우 훌륭했다. 보기에 조금이라도 이상하면 어디까지나 실력이 떨어지는 필자의 탓이니, 감안하고 너그럽게 봐주었으면 좋겠다.

 

먼저 늘 그랬지만, 포르마지 샐러드를 시켜보았다. 끼리크림 치즈와 고르곤졸라 무엇보다 사과가 들어있는 샐러드는 특유의 상큼함과 아삭함 그리고 무엇보다 야채의 싱싱함이 전해져왔다. 먹으면 먹을수록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콰트로 포르마지 피자. 이름 그대로 고르곤졸라, 끼리크림, 파르마지아노, 모짜렐라의 네 가지 종류의 피자가 들어갔다. 꿀에 찍어 먹으니 특유의 치즈향과 꿀의 달콤함이 조화를 이루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음식읏 주문해서 조금 먹고 있으니 밴드가 등장해서 라이브 연주를 들려주기 시작했다. ! 기분이 매우 좋았다. 사진에서도 느껴지겠지만, 화덕과 진공관을 비롯한 앰프 그리고 세 명의 연주자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처럼, 드라마의 한 장면처럼 멋지게 눈에 들어왔다.

 

그렇게 식사와 더불어 만족스럽게 생음악을 즐기고 있는데, 한명의 여성이 그 자리에 들어왔다. ! 럴수럴수 이럴수가! 단순히 음악만 들려주는 밴드인줄 알았는데, 여성 보컬이 존재하고 있었다.

 

그녀는 밴드에 대한 짧은 소개와 함께 플라이 투 더 문과 노라 존스의 ‘Don’t Konw Why’를 비롯한 귀에 익숙한 곡들을 불러주었다. ! 정말이지 잊을 수 없는 꿈결 같은 시간이 되었다. 그 순간 도셰프는 모든 시간이 멈춰진 우리만의 마법공간으로 변하고 말았다.

 

듣기 좋은 음악을 들으니 식욕도 생기고, 무엇보다 이야기가 더욱 풍성해지는 느낌이었다. 입안에 느끼함이 느껴져서 홍합 나티보와 감베리 크레마를 시켜보았다.

 

홍합 나티보는 전과 마찬가지로 잘 익은 홍합과 파스타와 보리 등이 적절한 혼합이 이루어져 보기만 해도 저절로 군침이 돌았다. 입안에 한입 들어가니 느끼함을 잡아주면서, 적당히 매운 향이 더욱 행복하게 해주었다.

 

감베리 크레마는 지난 번엔 느끼함과 고소함이 강하게 기억되었는데, 이번엔 하얀 크림소스의 모습과 달리 매운 맛을 보여줘서 인상 깊었다. 약간의 느끼함이 있던 필자에게 홍합 나티보와 감베리 크레마는 그야말로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행복하게 만들어주었다.

 


개인적으로 피자와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참 잘 맞는 궁합이라고 생각한다.


국내에서 드물게 나폴리 피자를 고집스럽게 지켜가고 있는 도셰프에 온 만큼, 지난번과 다른 필자를 마음 먹고 피자를 두 판 더 시켜보았다.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와 프로슈토 루꼴라가 그 주인공이었다!

 

엑스트라 마르게리타 피자는 이미 널리 알려진 대로 치즈와 후레쉬 바질 그리고 토마토 소스로 맛을 낸 나폴리 피자다. 특히 도셰프의 경우엔 다른 곳과 달리 100% 버팔로 치즈를 써서 더욱 풍미를 깊게 만들어주었다.

 

 

프로슈토 루꼴라 피자는 이번에 처음 시켜보았는데, 보는 대로 산처럼(?) 쌓인 야채가 특징이다. 프로슈토 크루도와 모짜렐라 치즈, 파르마지아노 레지아노 치즈등을 쓴 것은 다른 피자들과 비슷하지만 루꼴라라는 채소는 처음 보았다.

 

호기심에 루꼴라만 먹어보니 다소 썼다. 그런데 여친께선 한입 드시고선 . 건강해지는 맛이란다. 확실히 필자보다 최소 한두수 위의 입맛을 지닌 것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필자가 엑스트라 마리게리따를 비롯한 다른 음식만 먹자, ‘넌 음식을 즐길 줄 몰라라는 구박을 받아야만 했다.

 

눈물을 머금고 조금 참고 먹어보니, ‘건강함이 느껴진다라는 다소 진부한 표현을 쓸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도셰프는 다른 곳과 서울에서 드물게 400도의 화덕에서 1~2분 안에 구워내고 있다. 그 고집스러운 장인의 솜씨는 최대한 자연에 가까운 재료를 가져와서 본연의 맛을 살리고자 애쓴 티가 역력하게 났다.

 

먹고 돌아가면서 부대낌이 없었던 도셰프는 맛을 넘어서서 오감을 즐겁게 해주고자, 라이브 공연까지 마련하고 있었다. 누군가는 말했다. ‘음식은 입으로만 먹는 것이 아니다라고 입으로도 먹지만, 눈으로도, 귀로도 먹는다라고.

 

도셰프는 음식을 보는 순간 식욕이 저절로 일어난다. 거기서 그치지 않고, 라이브 밴드를 부른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아이폰을 비롯한 스마트폰이 범람하면서 우린 음악을 들을 일이 자주 생겼다. 그러나 정작 안타깝게도 라이브 공연을 접할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물론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라이브 공연장 등을 찾아갈 수 있다. 그러나 편하게 식사를 하면서 미국을 비롯한 유럽처럽 음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얼마나 될까?

 

도셰프도 이번에 시험적으로 시작한 것이고, 이번 공연도 겨우 세 번째였다. 부디 찾아오는 이들의 반응이 괜찮아서 계속 라이브 공연을 즐기면서 맛난 식사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이어졌으면 좋겠다. -참고로 공연은 매주 2, 4째주 토요일 저녁 8시부터 약 두 시간 정도 진행된다-

 

아무런 계획 없이 찾았던 이들에게 즐거운 일상의 추억을 제공할 것이라 믿기 때문이다. 1년만에 찾은 도셰프는 한결 같은 음식맛과 더불어 추억까지 선사하는 곳으로 멋지게 업그레이드 되어 있었다.


전화: 02-54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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