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스타일’의 다섯 빛깔 스타일녀(女)들

朱雀 2009. 8. 19. 17:10
728x90
반응형

드라마 <스타일>에는 제목만큼이나 다양한 스타일의 여성들이 출연하고 있다. 그중 나름 눈에 띄는 스타일녀들을 분류해보았다.


1. 남성 주류 사회에서 여성이기를 포기했다. 구영자 총리

구영자 총리는 <스타일>에 나오는 여성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자신의 여성성을 포기한 인물로 비춘다. 그녀는 남자같은 짧은 머리에 정장 스타일을 입고 있다. 그녀의 외모에선 여성적인 매력이란 찾아볼 수 없다. 또한 스타일 식구들이 흉볼만큼 패션센스는 꽝이다.

그래놓고도 여성인지 서우진 쉐프에겐 많은 관심을 지니고 있어서, 그가 경영하는 레스트랑에 자주 찾아와 식사를 하곤 한다. 스타일과 코리아 더블에서 화보를 찍기 위해 애쓴 장본인이다. 아무래도 <스타일>에선 그녀가 업무를 보는 장면은 나오지 않지만, 대신 택껸을 배우고 사람을 함부로 무시하지 않는 가볍게 여길 수 없는 면모를 보여준다. 특히 6화에선 드디어 여성적인 의상을 입고 화보촬영에 임하는데, 그때 그녀의 대사가 예사롭지 않다.

박기자가 자신에게 꽃다발을 건네며 환영의 뜻을 표하자 그녀는 이렇게 말한다. “총리한테 소녀시대 무대의상을 입히려는. 당신 제안서를 거절했던 내가 갑자기 화보촬영을 승낙하고 이 고통을 참고 있는 건. 이서정씨 아버님 때문이네. 양복점으로 자식들을 먹이고 키우셨을 텐데, 기성복에 밀려 양복점 접고 마지막 남은 한 벌까지 자식을 위해 리폼하느라 한땀한땀 바느질한 걸 생각하면, 이깟 사진 몇장 찍는 게 뭐가 큰일까 싶어서”라고 말하며 속 깊은 면을 내보인다.

그녀가 여성임을 포기하고 남성적인 스타일을 고수한 것은, 남성 위주의 사회에서 자신의 여성성을 잊고 성공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러나 자기자신에게 철저할 지언정 남에겐 관대하고 전통문화를 아끼고 사랑하는 그녀는 사회의 리더로서 손색이 없어 보인다.


2. 돈이 안되는 사업은 사업이 아니다. 손병이 회장

그녀의 설정을 찾아보면 돈 안되는 사업은 사업이 아니라 생각하는 철저한 현실주의자라고 적혀있다. 그녀는 한번도 콤플렉스를 가져본 적이 없을 정도로 완벽한 자기중심적 인물이다. 모든 일에 중심에 자신을 놓으며 항상 자신만만하게 일을 처리한다. 초반엔 <스타일>의 전 편집장 채국희와 박기자의 시중을 받으며 거들먹거리는 듯한 인상을 줬지만, 최근 방영분에선 이복남매인 서우진 쉐프가 등장하자, <스타일>이 자신의 것이라고 확실하게 말하며 노골적인 적개심을 드러냈다.

6화에서 그녀는 서우진의 엄마였던 서연수와 원래 친한 사이였으나, 어느날 자신의 아버지와 내연녀의 된 탓에 심한 배신감을 가졌음을 드러냈다. 자신의 아버지 왕회장이 <스타일>의 주식을 넘겨 서우진이 NO.1 주주지만 절대 경영권을 넘기지 않을 작정이다.

재벌집 출신답게 옷을 잘 입으며, 사람을 다루는 데도 잔혹하면서 적절한 일면을 드러낸다. 전형적인 CEO형 여성이라 할 수 있다.



3. <스타일> 잡지의 엣지녀, 박기자

드디어 김혜수가 연기하는 박기자다. 설정을 찾아보니 원래 이름이 기자다. 그녀는 이 시대의 대표적인 알파걸이라 할 수 있다. 육감적인 몸매와 뽀얀 피부 그리고 주름살 하나 찾아볼 수 없는 완벽한 여성이다. 게다가 출연할 때마다 수시로 바뀌는 의상은 그녀의 몸매와 존재감을 한층 높인다.

박기자는 상사입장에서는 매우 유능한 인물이지만, 아랫사람 입장에서는 재앙이다. 그녀는 ‘엣지’라는 말을 항상 입에 붙이고 살며, 완벽하지 않은 것은 용납하지 않는다. 실수투성이의 이서정은 그녀의 완벽한 ‘밥’이며 여태 자른지 않은 것이 신기할 지경이다.

처음에는 채국희 편집장의 말에 따라 손회장의 시중만 드는 것 같았지만, 이내 발행인에게 알랑방귀만 뀌어서 자리보존에 연연한 편집장에게 반기를 들고 서우진과 발행인 그리고 편집장의 비리등을 캐낸다. 편집장과 파워게임에서 승리한 후, <스타일> 200호를 엣지있게 만들고 파티를 열며 인생최고의 순간을 보낸다.

스타일 포토그래퍼인 김민준을 ‘애완남’으로 키우로, 사사건건 부딪치던 서우진 쉐프를 유혹하며, 자신의 일에 있어선 똑소리 나게 진행하는 그녀는 <스타일>에서 가장 빛나는 여성상 그 자체다.

6화에 보면 그녀는 결혼에 대해 부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던데, 이유는 다른 여자와 살다가 다 늙어서 어머니에게 돌아온 아버지 때문이었다. 그탓인지 그녀는 결혼은 하고 싶지 않지만, 아이는 갖고 싶어하는 마음을 드러낸다.



4. 실수투성이 어시스턴트 1년차 이서정

어떻게 보면 가장 인간적인 캐릭터이다. 그녀는 첫 출연장면부터 실수 연발이었다. 기사를 잘못 써서 박기자에게 된통 깨지고 사직서를 썼다가, 아침에 생각이 바뀌어 몰래 가지러갔다가 일찍 출근한 박기자에게 걸려서 된통 혼나야 했다.

설정상 시청자들에게 많이 동정을 사야하는 캐릭터이지만, 툭하면 의상을 잊어먹고 일을 망치는 통에 오히려 원성을 들어야만 했다. 게다가 이제 세 편에 출연하지 않은 연기신인인 탓에 오버스런 그녀의 연기는 지탄의 대상이 되었다.

허나 그와 별개로 이지아가 연기하는 이서정은 전형적인 현대 여성의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원래 소설가 지망생이었던 그녀는 돈 벌기 위해 알바로 시작한 패션잡지 일로 명품과 패션에 완전히 빠지고 말았다.

박기자에게 된통 깨지고 사퇴서를 썼다가도 다음날이면 명품들과 삐까뻔쩍한 의상들을 입어볼 수 있다는 매력에 차마 일을 관두지 못한다. 그러면서도 긍정적인 마인드와 착한 마음씨를 가지고 있어서 서우진과 김민준에게 조금씩 호감을 산다. 더불어 어려운 처지의 아버지를 돕기 위해 백방으로 애쓰는 그녀의 캐릭터는 점점 미워하기 어려워 진다.

더불어 서우진을 놓고 완벽 편집장 박기자와 대립각을 세우는 그녀는 차후 유능한 에디터로 성장해 나갈 것 같은데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5. 허영심에 가득 찬 뷰티팀 에디터, 차지선

짙은 화장에 명품과 성형을 외치는 그녀는 우리 시대의 허영을 적나라하게 반영한 캐릭터인 듯 싶다. 잡지 마감중에도 맛사지샵을 찾고, 공짜로 성형시술을 받을 수 있다면 어떤 부작용도 감수하는 그녀의 모습은 웃기기도 하지만 동시에 서글프기까지 하다.

상사인 박기자에게 절대 충성하는 척하면서 같은 편집식구인 이서정에게 매몰차게 굴고 틈만 나면 괴롭히려고 하는 진상 캐릭터. 그런데 재밌는 건 그녀에게 같은 편집팀인 곽재석이 반했다는 사실. 앞으로 이서정의 나름 절친동기를 주장하는 그가 맹렬한 애정공세를 취할 것 같은데 어떤 방어적인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로그인없이 추천가능합니다(알라딘, 다음뷰). 추천해주실꺼죠?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