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향해 주접떨기(시사)

왜 이 여자들은 한국이 떠나고 싶을까?

朱雀 2012. 11. 13.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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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유투브를 비롯한 인터넷에선 ‘여자가 떠나고 싶을 때’라는 짧은 동영상이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일단 이 시리즈 중에서 ‘어느 젊은 여성의 분노’편을 살펴보죠.


한 여성이 늦은 밤 한강대교에서 ‘나한테 도대체 왜이래?’라고 큰 소리로 울부짖습니다. 그녀가 이후 하는 말은 더욱 충격적입니다. ‘다음날 아침에 눈뜨지 않았으면 좋겠다’ ‘결혼을 포기하고..’등의 이야기는 대번에 그녀가 ‘삼포세대’임을 알게 하는 동시에 얼마나 그녀가 깊은 절망에 빠져있는지 알 수 있게끔 합니다.



이은미라는 이 여성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분입니다. 그녀는 대학생활을 하면서 빚이 생겼고, 비정규직으로 일하다가 정규직 전환이 안 되어서 일을 또 쉬게 되었답니다. 업친 데 덮친 격으로 부모님까지 아프셨다고 하니, 그녀가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을 지는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이후 그녀가 결혼식장에 가서 짓는 표정은 그 어떤 말들과 글귀보다 더 많은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러다 죽는 게 아닐까? 차라리 외국으로 떠나볼까?’라는 그녀의 이야기엔 뭐라고 위로의 말을 하면 좋을 지 모르게 만듭니다.






누구나 동의하겠지만 이은미 씨의 이야기는 나와 상관없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절대 아닙니다. 학자금 대출로 사회에 진출하기 전에 이미 몇천만원의 빚을 지고, 어렵게 대학졸업후엔 취직할 곳이 없어서 전전긍긍합니다.



수백군데의 면접을 무참히 떨어지고 간신히 얻게 된 일자리는 비정규직인 경우가 많고, 언제나 정규직 전환을 앞두고 미끄럼을 타듯 떨어지지요. 이런 사연은 이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광경인지라, 한편으론 무신경하게 된 것 역시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결혼한 여성의 경우는 어떨까요? ‘딸을 낳은 엄마의 마음’에선 딸을 낳은 한 엄마가 등장합니다. 그녀는 어린 시절 ‘남아선호사상’ 때문에 한국을 떠나고 싶었다는 고백을 합니다.




아울러 최근 언론에서 떠드는 성범죄 때문에 무척 두려워합니다. ‘여자가 떠나고 싶을 때’는 이렇듯 우리나라 여성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어려움과 그로 인해 떠나고 싶을 정도로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을 1분 30초 남짓한 상황에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치킨집을 운영하면서 직원들의 월급을 제대로 주기 힘들어서 눈물겨워 하는 어느 여사장의 눈물이나 기간제 교사의 분노에 찬 목소리는 정말 보는 내내 견디기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생상하게 전달해 줍니다.



굳이 각종 통계를 대지 않더라도 우리나라 여성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든 상황에 있는지는 모두가 알 것입니다. 이런 상황은 몇몇 뜻 있는 이들이 나선다고 해서 전혀 바뀔 수 없습니다.



이건 사회를 개혁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일입니다. 이쯤에서 "내 생활 속 스트레스의 근원이 정치임을 깨달아야 한다"는 김어준의 명을 꺼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제 조금만 있으면 12월 19일 대선이 있는 날입니다. 이날 제대로 된 후보를 찍어서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서, 여성들이 떠나고 싶지 않은 사회! 모두가 살고 싶어하는 사회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요?



‘여자가 떠나고 싶을 때’는 새삼 우리 사회에서 늘 약자의 입장에 서 있는 여성들의 입장과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 짧지만 정곡을 찌르는 동영상이 아닐까 싶습니다.




[여자가 떠나고 싶을 때] 기간제 교사의 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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