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터, 그것을 알려주마!/극장에 대해 알고 싶은 몇가지 것들

나는 왜 홈시어터에 입문하게 되었는가?

朱雀 2013. 5.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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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극장의 하드웨어에 대해 이런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저명한 IT평론가 니자드님과 오랜 친분이 있는 필자는 이런저런 대화를 할 때가 많다. 우린 서로의 풍부한 지식과 식견에 감탄할 때도 있지만, 서로가 잘 아는 분야에 대해선 (옆에서 보면 싸우는 걸로 오해할 만큼) 정말 치열할 정도로 토론을 하곤 했었다.

 

니자드님께선 평상시 내가 잘 아는 몇 가지 분야에 대한 지식을 전혀 풀어내지 않는 것에 몹시 안타까워했다. 극장과 홈시어터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이 그중 첫 번째라 하겠다. 대다수의 우리 세대의 남자들이 그렇겠지만 어린 시절 <시네마천국>을 보며 어린 시절의 토토에 자신을 대입시키는 경험을 해보았을 것이고, 할리우드 영화를 보면서 열광하며 극장에 가는 경험을 했었다.

 

어린 시절엔 그저 막연하게 영화를 찍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조금 커선 연기를 하기엔 그리 잘 생기지 못했고, 소위 말하는 가 없다는 사실을 금방 깨우치게 되었다. 다른 위대한 인물이라면 시나리오를 쓰거나 감독을 지망하는 등의 다른 방법을 찾았겠지만, 별다른 열망이 없었던 탓인지 그저 관람객으로 영화를 정말 즐기는 정도에 만족했었다.

출처(http://www.elitehometheaterseating.com/) : 미국 엘리트홈시어터시트사에서 배트맨을 모델로 발표한 홈시어터시스템. 아! 정말 이런 사진을 보고 있노라면, 홈시어터를 꾸며보고 싶은 마음이 무럭무럭 일어난다. 그런데 가격은 무려 20억원을 넘는다. 좌절이다. ㅠ_ㅠ  

 

그러다가 홈시어터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정말 우연한 계기였다. 군을 제대하고 2000년대 초반 하나로통신을 비롯한 인터넷 회선을 깔아주던 회사들이 각자 사이트를 유지하던 시절. 영화에 대한 넘치던 애정을 주체하지 못해서 그 당시 관람한 개봉 영화들에 대해 나름 주절주절 영화 리뷰를 써서 이곳저곳 가입한 영화관련 동호회에 올렸었다.

 

지금 보면 우습고 유치해서 도무지 그 중 몇 구절도 이곳에 옮길 용기가 나지 않지만, (지금은 기억 안 나는 어떤 인터넷) 영화동호회 시삽이 동호회 내부용 리뷰 대회(?)를 열었고, 운 좋게 입상을 해서 상품으로 PC2.1채널 스피커와 DVD롬 드라이브를 상품으로 받게 되었다.

 

지금에야 DVD롬 드라이브는 PC에 기본 장착되지만, 당시만 해도 생소한 시절이었다. 말만 듣던 DVD란 매체를 접하게 되자 신기함에 당장 용산에 가서 워너사에서 국내정시 출시한 <배트맨>을 처음 구입해서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처음 구입했던 <배트맨> DVD. 지금은 초창기 버전 사진이 없어서 SE버전으로 대신한다.

 

인터넷에서 비디오 화질도 못되는 영상들을 다운받아 보다가, 극장보다 더 깨끗한 화질의 DVD를 보게 되자, 그 놀라움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게다가 비디오 테이프와 달리 10개 넘는 자막과 언어를 지원하는 부분에선 그저 놀라 자빠질 지경이었다.

 

당시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공각기동대>에 빠져 있었는데, 비디오 테이프로 구하면 영어 더빙과 일어 더빙 두개를 구입해야만 했다. 그러나 DVD라면? 한개를 사면 영어 더빙에 일본어 자막으로 보거나, 일어 더빙에 영어자막을 보는 일이 가능했다. 지금에야 너무나 당연한 일이지만, 비디오 테이프에 한 개의 더빙과 한 개의 자막만이 지원되던 시절에 그건 정말 천지가 개벽할 만큼 대단한 일이었다!

 

그 두개의 아이템으로 인해 필자는 DVD에 점차 빠져들었고, DVDPRIME 운영진을 거쳐서, DVD 2.0 하드웨어 담당기자를 하면서 국내 DVD산업의 초창기부터 전성기를 거쳐 쇠락하는 전 과정을 고스란히 목격하게 되었다.

 

<매트릭스>가 누적 10만장이 팔리고, <반지의 제왕>같은 대박 타이틀이 출시 한달만에 5만장이 팔려나가는 광경을 보면서, 누구나 언젠가는 우리나라도 음반처럼 DVD가 백만장 팔리는 시대가 올거라고 섣부른 기대를 가지기도 했다. 그러나 지나고 나서 보니 그때가 국내 DVD 시장의 가장 전성기이자 장미빛 꿈이 펼쳐지던 시기였다!

 

<자이언트 로보><카우보이 비밥>같은 일본 애니메이션이 각각 누적 10만장이 넘게 팔리는 일은 그때 이후로 벌어지질 않았다. 지금은 DVD시대를 넘어서서 풀HD1080P 영상과 극장을 능가하는 음향포맷이 블루레이에 수록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블루레이는 커녕 DVD에 무관심한 시대가 되어버렸다.

 

왜 이렇게 되었을까? 앞으로 필자는 블로그에 오는 분들과 지난 시절에 대한 이야기와 더불어 DVD 2.0 하드웨어 담당기자로서 취재하면서 알게 된 사실과 나름대로 공부를 하다가 알게 된 정보 그리고 홈시어터 매니아이자 기자로서 했던 시행착오에 대해 적어볼까 한다.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앞으로 넓은 마음으로 지켜봐주시면 무척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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