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어터, 그것을 알려주마!/홈시터를 알려주마!

세계 최초 UHD 시험방송? 생각봐야 할 문제들!

朱雀 2013. 7. 19. 07:00
728x90
반응형


지난 17일 한국 케이블 TV 업계는 세계 최초로 UHD 시험방송을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목동 방송회관에서 이루어진 스위치 온행사는 날이 갈수록 불꽃 튀는 경쟁을 벌이는 차세대 TV분야에서 선도적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라 아니할 수 없다. -UHD는 Ultra HD방송의 약자이며, 국내에선 이번에 시도되는 것은 3,840X2,160 해상도의 4K급이다. 이는 현재의 HD(1,920x1,080)방송보다 무려 4배이상의 초고화질이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경쟁적으로 UHD-TV를 발표하는 현 상황에서 하드웨어만 있고 즐길 컨텐츠가 없는 현 상황에서 고무적인 일이라 아니할 수 없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그렇지만 필자는 상당히 회의적인 편이다.

 

모든 것이 그렇지만 이런 사업은 인프라가 확실하게 구축되어야지만 의미를 가진다. 일례로 현재 HD방송(1,920x1,080)을 보고 있어도 짜증이 쓰나미처럼 몰려온다. ? 화질이 별로이기 때문이다.

 

물론 SD방송일 때와 비교해서는 일취월장했다. 그러나 이웃나라인 일본 그리고 미국과 비교해보면 우리나라의 HD방송의 품질은 확연하게 떨어진다! 우리나라의 HD방송은 일본과 비교해도 선명도와 색재현력 등에서 압도적으로 차이가 난다. 이건 거의 초등학생과 대학생의 차이랄까?

 

왜 그런 차이가 생겨날까? 이유는 여러 가지다. 그러나 그중 무시할 수 없는 게 HD방송에서 쓰이는 초당 정보량이다. 1,080i 해상도의 국내 HD방송은 초창기에는 초당정보량(비트레이트)으로 거의 19메가를 썼다. 그러나 초창기이기에 노하우 부족으로 약점이 드러났다. 점차 개선되던 화질은 어떤 시점을 기점으로 다시 떨어졌다.

 

바로 MMS방송의 시작이었다! 기억하겠지만 공중파에서 MMS를 했을 때, 화질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13~11메가 수준으로 초당 정보량을 줄였기 때문이다. 남은 정보량을 가지고 3~4개의 채널을 만들려고 시도했었다.

 

현란한 조명과 빠른 카메라 워크 그리고 가수들의 빠른 춤이란 삼박자(?)가 어우러져 '화면깨짐현상'이 일어나는 음악방송. 이런 화면 깨짐 현상은 공중파 3사 모두의 음악방송에서 똑같이 일어난다. HD방송이 시작된지 10년도 넘었는데, 초창기부터 고쳐지지 않는 것은 그저 '의지가 없다'라고 말할 수 밖에 없다.


이 당시 공중파에선 화질저하는 없다라고 못 박았지만, HD방송을 본 모든 이들은 동감하겠지만 엄청난 화질저하가 벌어졌다. (MMS가 일단락 된후, HD방송의 화질은 나아지긴 했지만. 초당 정보량인 비트레이트가 얼마나 화질에 영향을 끼치는 지 보여주는 사례라 할 것이다) 현재 국내 공중파 HD방송의 극악한 화질의 대표적인 예를 들어볼까? 음악방송을 보면 현란한 조명들이 움직이고, 운동선수가 빠르게 움직이면 화면이 깨지는 현상이 벌어진다.

 

흔히 깍두기 현상이라 불리는 이런 현상은 국내 HD방송에선 어떤 곳도 해결되지 않았다. 벌써 HD방송이 시작된 지 10년이 넘었는데 말이다. HD방송이 시작될 때만 해도 아직 처음이라 그럴거야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런 현상이 HD방송을 지나서 UHD방송(3,840X2,160)을 거론하는 시점에서도 계속되는 걸 뭐라고 하면 좋을 지 모르겠다.

 

두 번째로 방송국의 장비에 관한 부분이다. 오늘날 삼성과 LG전자는 서로 경쟁적으로 2천만원대의 UHD TV를 출시하고 마케팅 중이다. 그러나 중요한 컨텐츠는 거의 전무한 수준이다. 따라서 비싼 UHD-TV를 구입해놓고 해상도 1/4 수준인 HD방송만 줄창 봐야하는 실정이다.-아니면 DLSR로 찍은 고화질 사진을 보던지 말이다. UHD-TV는 분명 동영상을 보기 위해 산 것인데, 정지화면을 보는 웃기지 않는 상황이 발생한다- 우리가 자린고비도 아닌데, 굴비처럼 TV를 거실에 모셔놓고 제대로 활용도 못하는 상황인 것이다.

 

이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서 가장 좋은 방법은 공중파 TV가 앞장서는 것이다.-케이블은 셋탑박스를 따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에 틀면 바로 나오는 공중파보다 경쟁력이 훨씬 떨어진다- 공중파에서 UHD수준의 컨텐츠를 적극 제작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왜냐하면 많은 예산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방송국에서 UHD 방송을 제작하기 위해선 카메라부터 편집기 그리고 전파송출장치까지 모두 UHD로 바뀌어야 한다.

 

HD방송 초창기에는 스튜디오에 연예인들이 앉아있는 토크쇼나 뉴스같은 프로그램이 많았다. 이유는? 그냥 HD카메라로 찍으면 되기 때문이다. 말 그대로 정말 만들기 쉬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청자들이 HD방송에서 원하는 것은 '다큐'와 '드라마'같은 컨텐츠들이 아니겠는가? 과연 UHD시대에 걸맞는 품질의 양질의 컨텐츠들이 앞으로 얼마나 나올까?



그뿐인가
? 카메라 감독부터 편집기사 등 관련 인력들이 모두 새로운 장비에 맞춰서 공부를 해야 한다. 그런데 지상파로선 UHD에 적극적으로 임할 이유가 별로 없다. 우선 앞서 거론한 대로 천문한적인 규모의 장비구입비다. 공중파 입장에선 UHD 방송을 한다고 해서 생기는 이익은 별로 없다. 아니, 오히려 장비구입비를 비롯하여 제작비 향상만 가져올 뿐이다.

 

따라서 정부에서 강한 의지를 보여주지 않는다면, 앞장설 이유가 전혀 없는 것이다. 그러나 공중파들은 현재까지 MMS에 목을 매달 정도로 HD방송때도 UHD 방송에도 소극적이다.-이번에 UHD 시험방송을 공중파가 아니라 케이블에서 시작한 것도 이런 배경이 존재할 것이다-

 

많은 분들이 기억하겠지만, HD방송이 시작되고 한동안 공중파에선 토크쇼와 뉴스만 HD로 보여주었다. 왜냐하면 장비는 생겼지만, 제대로 활용하기 어려웠던 시절에 그저 인물로 놓고 찍는 방식을 선호한 것이다. 별다른 노하우와 품(?)을 들지 않는 탓이었다. 덕분에 내 TV는 분명 HD인데, 스튜디오에서만 HD로 나오고, 자료화면이나 야외로 넘어가면 예전의 아날로그 수준으로 떨어지는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경쟁적으로 UHD-TV를 내놓고 월드베스트와 화질을 논하고 있지만 전문장비인 카메라와 편집기 등으로 넘어가면 사정은 전혀 달라진다. 컨텐츠를 만드는 곳의 장비는 모조리 '메이드 인 제팬'이다!


 

HD방송보다 네 배이상 선명한 UHD에서도 초창기에는 분명히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 감히 예언(?)하는 바이다! 마지막으로 방송장비와 세계적인 추세 부분이다. 우리가 쓰는 공중파의 방송장비는 소니를 비롯한 전적으로 일본 제품들이다. 우리가 쓰는 제품은 TV기 때문에, ‘월드베스트 삼성이니 화질의 LG’니 말할 수 있지만, 방송국으로 넘어가면 사정은 달라진다. 카메라를 비롯해서 편집기들의 대다수 전문장비는 메이드 인 제팬이다.

 

이는 영화카메라를 봐도 영화의 메카인 할리우드에서 조차 소니를 비롯한 디지털 카메라를 쓸 정도로 일본의 기술력은 대단하다! 그런 일본에선 NHK가 영국의 BBC와 손잡고 지난 런던올림픽 실황을 8K(7,680x4,320) 실험방송을 하는 실정이다.

 

우리가 현재 4K(3,840X2,160)UHD방송을 논하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문제다. 일본은 HD방송에서 자국만의 표준을 시도했다가 제대로 피를 봤다. 이런 상황을 역전하고자 4K를 넘어서서 아예 8K를 노리는 것이다. 이런 일본의 움직임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는 일본이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고, 이번엔 그들의 의지 역시 단단하기 때문이다.

 

UHD 방송은 현재 전 세계적으로 표준이 없다. 현재 언론에서 4K를 말하고 있지만, 일본에선 아예 8K급을 논하고 있는 실정이다. 만약 우리가 4K에 집중하는 사이 일본이 8K를 전 세계 표준으로 만들어 버린다면? 우리가 현재 하는 노력은 허사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이는 국민의 세금과 관련 기관의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는 일이라 할 수 있다. -그나마 이번 UHD 시험방송은 우리가 일본보다 더 빠르니 다행이랄까?-

 

따라서 우리 역시 독자적 표준을 생각하거나 고집하지 말고 세계적인 동향과 추세를 면밀히 살펴보면서 전폭적인 지원과 연구 및 개발이 뒤따라야 한다. 말 그대로 정부와 방송사와 관련 업체들이 모두 노력해야지만 간신히 미래를 기약할 수 있는 수준이다. 안타깝게도 한국은 미국과 일본에 따라갈 수 밖에 없는 입장이 아니던가?

 

필자의 입장에선 누군가가 UHD-TV를 주변에서 산다고 하면 전적으로 말릴 것이다. 새로운 기술에 관심이 많은 얼리 어답터거나 돈이 흔히 하는 말로 썩어나는(?) 이가 아니라면 현재 UHD방송에 관심을 가지고 UHD-TV를 사는 것은 정말 문자 그대로 돈낭비를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HD방송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마당에 그보다 4배 이상 높은 화질의 초고선명 UHD방송을 한다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 한때 인터넷에선 사극 현장을 보여주며 잔잔한 웃음(?)을 준 적이 있다.

 

멋진 영상을 보여준 <그 겨울 바람이 분다>. 유독 송혜교를 비롯한 등장인물의 클로즈업 신이 많았는데, 자세히 보면 화면이 상당히 소프트함을 알 수 있다. 이는 연출자가 원하는 효과를 내기 위함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화질을 낮춰서 좀더 해당인물을 환상적으로 보여주기 위함이다. 그러나 꼼꼼한 HD화장술과 소프트한 화질로 처리해도 자세히 보면 송혜교의 잔주름과 피부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그런데 4배나 선명한 UHD라면?




사극에서 등장인물들이 지퍼가 달린 옷을 입고 고무재질의 장화를 신고 나오거나
, 심지어 주변 풍경이 입간판(?)형태로 그려져서 네티즌들에게 정말 해맑은 미소(?)를 선사해 주었다. HD방송 시대가 되면서 배우들은 클로즈업 신에서 무척이나 망설여했다. 다들 알겠지만 제대로 비추면(?) 배우들의 얼굴의 땀구멍과 체모까지 낱낱이 보이기 때문이다. SD방송시대에는 대충 화장으로 가릴 수 있었지만, HD방송 시대엔 어림없는 일이었다.

 

HD방송시대엔 높아진 해상도 만큼이나 꼼꼼한 화장술이 필요하다. 또한 방송에 따라선 일부러 화면을 소프트하게 처리해서 해상도를 낮추는 방법 등을 동원해서 그런 부작용(?)을 막았었다.

 

UHD시대를 논하는 상황이 왔지만 별로 기대가 되질 않는다. 공중파가 MMS를 목소리 높여서 말하는 것은 화질에는 별 다른 관심이 없고, 오로지 채널을 늘려서 광고수입만 늘리려 하기 때문이다. 그런 공중파 방송사들이 UHD 시대에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정말 다른 의미로 기대되지 않는가?

 

HD방송도 제대로 되지 않고 무늬만 HD방송이 즐비한 현 상황에서 UHD 방송은 시청자들에겐 그저 남의 이야기로 들릴 따름이다. 듣기에 따라서 쓸데없이 비싼 UHD-TV를 사라고 이런 일련의 일들이 벌어지는 것은 아닌지 음모론이 떠오를 지경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