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런닝맨’의 딜레마!

朱雀 2013. 7. 22.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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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러특집으로 방영된 어제 런닝맨은 정말 볼만했다! 운명의 거울 앞에 두 사람이 서서 거울아 거울아 우리가 운명의 짝이니?’라고 주문을 외우면, 저주가 하나씩 드러나는 설정은 흡사 공포영화의 한 장면을 떠올리기에 충분했고, 수지와 송지효가 애초부터 귀신이었다는 설정 역시 반전의 요소로서 <여고괴담>같은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한 가지 문제가 있었다! 바로 수지-송지효 커플이 너무나 강력해서 다른 런닝맨 멤버들이 너무나 쉽게 아웃되어서 흥미가 뒤로 갈수록 급작스럽게 낮아진 점이다.

 

예전부터 지적되온 지점이지만 <런닝맨>의 밸런스는 그다지 좋은 편이 아니다. 어제처럼 팀이 나뉘어질 경우 한쪽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어제 방송을 꼼꼼히 뜯어보자!

 

런닝맨 고를 졸업한 7명은 5년후 한곳에 모이게 된다. 그리고 두 사람이 짝을 지어서 운명의 짝이 누군지 알아보기 위해 거울앞에 서게 된다. 그런데 이게 함정이었다!

 

거울 앞에 설 때마다 귀신인 수지-송지효를 제외한 다른 멤버들의 저주가 하나씩 드러나고, 앨범과 다른 멤버들의 특징을 아는 수지와 송지효는 그들을 아웃시키기 위해 나서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나중에 개리와 유재석만 남은 상황이 되어서야 두 사람은 수지와 송지효가 귀신이라는 사실을 알고, 아웃을 시키기 위해 스티커를 가지고 다가가지만 너무나 늦어버렸다.

 

어제 <운명>편은 학교를 배경으로 두 자매 귀신의 이야기를 다루어서 예능에서도 공포물이 가능하다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두 사람이 거울 앞에 서면 핏빛으로 저주가 하나씩 떠오르고, 런닝맨 멤버들이 이유를 알 수 없게끔 하나씩 아웃되고, 나중에서야 수지와 송지효가 귀신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는 상황 등은 흡사 잘 만들어진 공포물을 눈앞에서 보는 기분이었다.

 

그러나 딱 거기까지였다! 서두에 밝혔지만 <런닝맨>은 게임이다! 따라서 한쪽이 너무 일방적이면 재미를 반감될 수 밖에 없다. 런닝맨 멤버들은 마지막 우승자가 되기 위해 다른 사람의 저주를 알게 되면 그를 아웃시키려 했다.

 

두발이 땅에 닿으면 누군가는 죽는다라는 저주가 나오자마자 개리는 수지를 도와서 지석진을 아웃시켰다. 그러나 사실 수지와 송지효가 귀신인 만큼, 두 여성을 아웃시키면 나머지 런닝맨 멤버들이 모두 이기는 설정이었다.

 

그러나 런닝맨 멤버들을 탓할 수 없는 것이 그동안의 <런닝맨>의 게임들이 혼자서 서바이벌 하는 형식으로 진행된 경우가 워낙 많았기 때문에, ‘나만 살아야돼라는 식으로 진행하게 된 것이다.

 

게다가 수지와 송지효가 귀신이란 사실을 슬찍 복선과 암시를 깔긴 했지만, 런닝고에서 선생님이 남자놈들이 뭔 말이 많아라는 말과 송지효의 질문에 대답을 안한 것으로 알아차리기에는 너무나 순식간이라 어렵기 그지 없었다. -그걸 알아차린다면 셜록 홈즈 수준이리라-

 

마지막에 가서야 수지와 송지효가 귀신이란 사실을 알고 반격을 준비하던 개리와 유재석이 너무나 허망하게 각각 물을 맞고, 송지효에 의해 안경이 제거되면서 아웃되는 장면은 꽤 긴장감 있게 진행되던 이야기가 너무나 허망하게 끝을 내린 것 같아 싱거운 느낌마저 받을 지경이었다!

 

물론 어제 <런닝맨>은 그것만 빼면 최고였다! 예능에 공포물적인 요소를 가미하고, 어설프게 시청자들을 놀라게 하기 보다는 저주가 하나씩 밝혀지면서 음산한 분위기로 승부한 것엔 그저 박수를 보낸다.

 

그러나 밸런스 조절에서 완벽하게 실패했다! 너무나 수지와 송지효에게 유리했기 때문이다. 물론 졸업앨범과 스티커를 숨겨둬서 역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긴 했지만, 그걸 런닝맨 멤버들이 찾아서 반격을 가하기에는 너무나 시점이 늦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런닝맨>의 딜레마가 드러난다! 만약 수지와 송지효의 정체가 일찍 발각이 난다면? 두 사람은 여성인 만큼 전원 남성인 멤버들이 합세해서 공격해온다면 애초에 이길 가능성이 없었다. 역으로 어제처럼 수지와 송지효가 너무나 유리하게 진행되면, 시청자의 입장에서 일방적인 상황에 흥미를 잃어버릴 수 밖에 없다.

 

비슷한 예능(?)<무한도전>은 이런 경우 게스트 없이 멤버들로만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이런 상황이 진행되어도 그다지 불만이 생기지 않는다. 따라서 <런닝맨>역시 이런 류의 상황이 되면 게스트 없이 <런닝맨> 멤버들로만 진행하는 것은 어떨까? 매주 게스트를 불러서 진행을 하게 되면 아무래도 시청자의 집중력은 분산될 수 밖에 없다.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런닝맨> 제작진들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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