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라기!

나는 왜 ‘모두의 마블’을 접었는가?

朱雀 2013. 7. 26.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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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모두의 마블에 대해 글을 쓴 이후, 이런 글로 다시 올리게 될 줄 몰랐다. 사람 마음이 갈대와 같다더니. 필자가 딱 그 짝이다. 그러나 단순히 개인의 변심 문제가 아닌 것 같아 곰곰이 생각해보다가 그 이유를 분석해서 올려보고자 한다.


 [이전 글] 우린 왜 ‘모두의 마블’에 열광하는가?
 

한때 필자는 모두의 마블을 새벽 3~4시까지 혼자 할 정도로 정말 열심히 했다! 화장실에 갈 때도 스마트폰을 들고 가서 넋을 잃고 하고, 지하철에서 틈만 나면 할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서서히 접속횟수가 줄더니 이제는 아예 접속조차 거의 안하고 있다. ? 게임만 하면 판판이 지기 때문이다. 물론 모두의 마블은 대결형식을 취하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이기면 상대방은 질 수 밖에 없다.

 

필자 역시 하는 게임마다 족족 이기는 100%의 승률 따위를 바라는 철없는 어른아이는 아니다(물론 그랬으면 정말 좋겠다. --;;;).  그러나 최근 <모두의 마블>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건 좀 너무한데?’라는 것 뿐이었다.

 

<모두의 마블>은 이코노미, 비즈니스, 퍼스트로 세 개의 클래스로 나뉘어져 있다. 각각 2백만 마블, 5백만 마블, 천만 마블을 가지고 게임을 시작할 수 있다. 당연히 비즈니스 클래스 이상으로 게임을 해서 승리를 하면 보상도 크다. ? 판돈이 세기 때문이다.

 

초창기 아무런 생각 없이 비즈니스와 퍼스트에 출전했던 필자는 정말 보기좋게 판판이 깨졌다. 필자는 분명히 무인도에도 걸리고, 상대방이 지어놓은 랜드마크에도 걸리는데, 상대방은 내 랜드마크는 용하게 피해가고, 행운카드도 좋은 것(?)만 걸리기 때문이었다.

 

처음에는 내가 아직 레벨이 부족해서 인가보다 했다. 그리고 요즘엔 이코노미에만 치중했다. 이코노미도 개인전으로 하면 거의 90%확률로 졌기 때문에, 팀전만 주로 했다.

 

그런데 그 팀전마저도 이젠 10게임을 하면 2~3게임을 이기기 힘들어졌다. 왜일까? 물론 상대방팀이 필자팀보다 셌기 때문일 것이다. 그런데 비즈니스와 퍼스트 클래스에서 경험했던 순간을 똑같이 느꼈다.

 

바로 이상하게 상대방이 주사위를 굴리면 내가 지어놓은 지역들은 귀신처럼 피해가고, 나는 이상하게 행운카드가 걸리면 내 지역을 양도하거나 무인도에 가고, 결국엔 상대방의 랜드마크에 걸려서 파산하기 일쑤였다.

 

이런 차이는 어디에서 발생할까?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역시 아이템빨을 무시할 수 없다. <모두의 마블>캐릭터 카드+주사위가 아주 중요하다. 내가 장착한 캐릭터 카드의 등급이 높고 레벨이 높을수록 유리하다. 그런 캐릭터 카드를 얻으려면? 가장 빠른 방법은 캐릭터 카드팩을 구입하는 것이다!

 

주사위 역시 비싼 주사위를 가질수록 좋은 숫자가 나올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럼 좋은 주사위를 가질려면? 역시 돈을 내고 사는 게 가장 빠르다. 물론 그 중에는 오랜 시간이 들여서 고집스럽게 게임에서 한판한판 승리하면서 얻은 경험치와 골드로 캐릭터카드와 주사위를 산 이들도 있을 것이다.-엄청난 소수겠지만-

 

그러나 초창기가 아닌 현재에는 이제 막 시작했거나 아이템을 구입하지 않는 중급자들은 고급유저들을 이길 가능성이 거의 0%에 수렴된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줄세우기에 익숙한 우리들은 승부욕이 다른 어떤 나라보다 강렬하다.

 

그런 사회에서 자란 우리가 <모두의 마블>처럼 부동산으로 겨루는 게임에서 지게 된다면? 스트레스를 풀기 위해 하는 게임이 오히려 스트레스를 주는 요상한 상황이 발생하고 만다. 처음에는 참으면서 게임에 집중하지만 그런 식으로 게임에서 자꾸 패배한다면? 아마 많은 수는 게임을 그냥 포기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왜 나만 자꾸 이런 행운카드가 걸리는 거야?!


이건 <모두의 마블>뿐만 아니라 모든 캐주얼 게임의 딜레마다. <모두의 마블>같은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스마트폰 유저들은 무료에 익숙하다. 하지만 <모두의 마블> 같은 게임을 무료로만 서비스한다면? 제작사는 돈을 벌 방법이 없다!

 

그래서 우리나라 게임들은 아이템을 파는 식으로 부분유료화를 채택하고 있다. 문제는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모두의 마블>뿐만 아니라 거의 대다수의 캐주얼 게임들은 돈으로 골드나 특정 아이템을 사면 게임에서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 내가 키우는 캐릭터가 금새 강력한 인물이 될 수 있고, 내가 지금해야 할 미션도 금방 클리어 할 수 있다.

 

물론 제작사의 입장도 이해한다. 제작사측에서 돈 안내고 게임을 즐기는 유저보단 돈을 내고 즐기는 이들을 우대하고, 그들에게 최대한의 배려를 해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현재 카카오톡에서 즐길 수 있는 캐주얼 게임들은 말 그대로 캐주얼(?)하다.

 

 

억울하면 아이템을 구매해!라고 제작사가 말한다면, 필자 같은 유저들은 ‘이런 게임은 관두겠어!라고 답변하는 형국이랄까?

  

조금만 해보다가 아니다싶으면 얼마든지 다른 게임을 다운받아서 할 수 있다. 필자처럼 <모두의 마블>에서 계속 지는 게 싫다면, 지우거나 그만두고 다른 게임을 하면 그만이다.

 

그리고 그런 유저들이 늘어난다면? 유행에 민감한 캐주얼 게임의 특성상 인기가 시들해질 수 밖에 없다. 이런 순환에 빠지고 싶지 않다면, 제작사는 유저가 게임을 포기할 수 없도록 뭔가 메리트를 부여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좋은 방법 중에 하나는 돈으로 살 수 없고, 오직 노력을 통해서만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이나 레벨 등의 보상을 주는 것이다. 캐주얼 게임 제작사들이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 지점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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