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바라기!

‘아이러브커피’를 하다가 문화충격을 받은 이유!

朱雀 2013. 7.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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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면서 문화충격을 받은 적이 몇 번 있다. 가장 강렬한 것 중에 하나는 살사댄스를 처음 접했을 때 였다. 생전 처음 보는 남녀가 서로 손을 잡고 춤을 추는 모습은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라나 남녀칠세부동석을 금과옥조(?)로 여겨온 필자 같은 바른생활 사나이에겐 그야말로 문화충격 그 자체였다!

 

남중도 부족해서 남고까지 나와서 여자사람(?)을 볼 일이 많지 않았던 필자로선, 성인남녀가 손을 잡고 추는 것도 부족해서 때때로 부둥켜 안고(?) 춤추는 살사댄스의 모습은 그야말로 충격의 도가니였다!

 

<아이러브커피>는 그 만큼의 문화충격은 아니지만, 의외로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아이러브커피>에 빠져든 것은 순전히 여동생 탓이었다. 카톡게임에 거의 관심 없었는데 동생이 내 스마트폰에 깔아놓고 종종 했는데, 그 이유는 (짐작 하겠지만) 원두를 살려주거나 미션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아이러브커피>의 장점이자 단점이 수시로 현재 상태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던가? 동생을 위해서 내 까페를 유지하다보니 가랑비에 옷 젖는다고 어느새 <아이러브커피>의 열혈게이머가 되어있었다.

 

이런 소소한게 퀘스트라고? 넘 거창한 거 아냐?


그러다가 우연히 <아이러브커피>에서 문화적 충격을 받고 말았다! 바로 퀘스트(QUEST)’였다! <아이러브커피>의 퀘스트는 정말 소소하기 그지없다. 앉아서 전화통화 하는 손님을 탭하거나, 매장 청소하다가 돈을 줍거나, 특정 커피를 팔거나 등등 그야말로 내가 운영하는 까페에서 소소하게 하는 일들이다.

 

놀란 이유는 이전까지 퀘스트라고 하면, RPG게임에서 뭔가 그럴듯한 것들을 수행해왔기 때문이다. 마니아까지 아니지만 나름 청소년 시절부터 이런 저런 게임을 해본 경험에 따르면, 퀘스트란 모름지기 용을 퇴치하거나 공주를 구출하거나 사라진 현자를 찾거나 마법서를 찾는 등등.

 

퀘스트 자체만 봐도 ! 가슴이 두근거리는 구나!’라는 설레임을 안겨 주기에 충분했다. 게임 속 영웅이 되어 나라(혹은 대륙)의 멸망을 막기 위해 동분서주하면서 몬스터들과 싸우고 동료들과 우정을 나누면서 게임에서나마 멋진 인물(?)이 될 수 있었다.

 

그런데 <아이러브커피>에서 퀘스트는 너무나 시시해서 처음엔 뭐야? 이런 소소한 것들에 감히 퀘스트란 분에 넘치는(?) 명칭을 붙이다니!’라고 코웃음쳤다.

 

퀘스트를 하나씩 해결해나가는 즐거움 알랑가 몰라?

퀘스트 완료! 역시 퀘스트는 보상이지!


그러다가 점점 게임을 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 ‘퀘스트가 꼭 크고 그럴 듯한 것들일 필요는 없지라는 식으로. RPG게임 속 영웅이 되어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나, <아이러브커피>에서 퀘스트를 수행하는 것이나 본질적으로 똑같지 않은가? 게다가 <아이러브커피>에선 퀘스트를 마치면 그에 걸맞는 보상들이 따라온다. 골드와 경험치는 물론이요, 때때로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멋진 인테리어 장식품까지 따라오니.

 

RPG게임에서도 물론 적절한 보상이 찾아오지만, 검과 갑옷처럼 실제 게임진행에 도움되는 것들 외엔 크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그저 퀘스트완료에 의미부여를 해야한다- 근데 <아이러브커피>에선 인테리어는 매우 중요하지 않은가? 꾸미기 점수가 높아야지만 다른 것들(이를테면 매장 확대처럼)을 할 수 있고, 무엇보다 말 그대로 인테리어로서 늘 게임을 하면서 보게 되니 그래! 내가 지난번 퀘스트를 해서 이걸 획득했지라고 떠올리면서 내심 뿌듯하게(?)된다.

 

퀘스트는 계속 된다! 쭈우욱!

 

필자의 까페에 인테리어된 장식들은 상당수가 퀘스트 보상으로 얻은 것들이다. 시시때때로 까페에 방문할때마다 전시된 인테리어를 보면, 괜시리 뿌듯함이 느껴진다.



<아이러브커피>의 퀘스트. RPG게임에서만 퀘스트가 존재하는 게 아니라 캐주얼 게임에서도 퀘스트가 존재하고. 퀘스트의 보상은 RPG게임 아니 그 이상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었다. 작지만 다른 관점에서 게임을 생각하게 해볼 수 있게 해준 실로 의미 있는 문화충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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