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보다 자극적일 순 없다! ‘수상한 가정부’

아버지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엄마는 자살하고, 이에 충격 받은 큰딸은 가출해서 외박하고 들어오고, 큰 아들은 그런 사실을 알고 아버지에게 폭력을 휘두르기까지 한다. 아침드라마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방송중인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의 내용이다!

 

<수상한 가정부>는 얼핏 보면 막장 드라마의 요소들을 모아놓은 것 같다. 3화에선 유괴까지 등장했다. 물론 막내 혜결이 아빠와 언니와 오빠들이 화해하기 위해 어린 생각에 짜낸 묘수(?)였지만.

 

<수상한 가정부>에서 지금까지 등장한 것들만 나열해도 충격적이다! 비록 실패로 돌아갔지만 해결은 하늘나라로 간 엄마가 보고 싶어서, 가정부 박복녀에게 부탁해서 강에 뛰어들기까지 했다.

 

그뿐인가? 아버지의 불륜 사실을 알게 된 첫째 은한결은 킹카로 손꼽히는 최수혁네 집에 가서 하마터면 하룻밤을 보낼 뻔 했다. 다행히(?) 스스로도 아니다 싶어서 중간에 나오긴 했지만, <수상한 가정부>는 그 대목을 통해서 오늘날 심각하게 사회문제로 대두된 청소년 성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만 것이다!

 

그러나 <수상한 가정부>에 대해 단순히 ‘자극적이다’라고 말할 수가 없는 것이, 엄연한 우리네 현실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기러기 아빠는 더 이상 특수한 사례가 아니라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일반적인 사례가 되고 말았다.

 

은상철(이성재)는 왜 불륜을 저지르게 되었는가? 물론 여기에는 그가 죽은 아내가 첫째 은한결을 임신한 탓에 어쩔 수 없이 결혼을 하게 되었다는 사연이 있긴 하지만, 결정적으로 가족과 떨어져 지낸 탓이 크다.

 

왜 기러기아빠들이 존재하는가? 자식에게 조금이라도 더 좋은 교육을 시키기 위해서다. 왜 부모들은 자식들의 교육에 이토록 집착하는가? 이유는 간단하다. 자식만큼은 지금보다 나은 삶을 살게 해주기 위해서다.

 

 

대한민국에서 교육은 신분상승을 할 수 있는 가장 빠르고 쉬운(?) 길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러기아빠처럼 떨어져 살게 되면? <수상한 가정부>에서 그려지는 것처럼 불륜이 생기는 경우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함께 살지 않는다면 더 이상 가족이라고 할 수 없다. 타국만리에서 남편없이 아이들 뒷바라지만 하는 엄마는 자신의 존재에 대해 회의감을 품기 쉽고, 아빠 역시 ‘돈만 벌어다 보내는 ATM송금기’로 스스로를 비하하게 될 수 있다. -그러다 다른 이성을 만나면 (그렇게 하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저도 모르게 빠지게 되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그럼 안되지만 사람은 옆에 있는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의지하고 싶어지면서 저도 모르게 부적절한 관계를 맺기까지 한다-

 

<수상한 가정부>가 충격적인 소재들과 전개에도 불구하고 단순히 비난을 할 수 없는 것이 앞서 지적한 대로 ‘위기의 가정’을 그려내고 있기 때문이다. 오늘날 언론을 통해서 돈 때문에 가족끼리 다투다 못해 살인까지 저지르는 일은 너무나 쉽게 접할 수 있다.

 

예전에는 이혼이 어려웠지만, 오늘날엔 결혼해서 아이들을 낳고 잘 살다가도 몇 가지 문제가 생기면 쉽게 이혼하는 것을 볼 수 있다. ‘돌싱’이란 단어가 낯설지 않게 된 시대. 우린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수상한 가정부>는 오늘날의 우리들을 되돌아 보게 만든다. 우린 흔히 ‘집’이나 ‘가족’이란 단어를 떠올리면 쉴수 있는 편안한 안식처를 꿈꾼다. 그러나 현실은 가혹하기 그지 없다. 가족끼리 다툼을 벌이고, 남보다 못한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이건 끝없는 경쟁에 내몰린 결과가 아닐까? <수상한 가정부>에서 그려지지만 은상철은 회사에서 끝없이 경쟁해야 한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입시경쟁에 매달리고 있고, 엄마들은 ‘슈퍼맘’이란 단어로 경쟁을 요구받고 있다.

 

<수상한 가정부>는 비록 소재와 사건은 자극적이지만, 기본메시지는 ‘가족간의 화해와 용서’를 다루고 있다. 비록 방법은 잘못되었지만 막내 혜결은 아빠와 언니-오빠들이 화해하고 한집에 살긴 바란다.

 

은상철 역시 부정은 남들만큼 없지만, 네 아이들과 행복하게 사는 삶을 바란다. 가족끼리 대화가 없어지고 서로 반목과 대립하는 일이 많아진 오늘날의 시대에, 우리의 모습은 미화없이 그려내고, 용감하게 문제를 향해 정면돌파 해나가는 <수상한 가정부>는 그래서 충분히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