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뻔한데 왜 자꾸 보게 될까? ‘상속자들’

朱雀 2013. 10. 17. 08:21
728x90
반응형


! 이런 아직 고등학생인 두 남녀가 외딴 곳의 모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게 되다니. 2화에서 차은상이 갈 곳이 없어서 김탄의 럭셔리한 집에서 묵은 것도 부족해서 두 남녀를 운명적으로 함께 만드는 전개에 그저 감탄하고 말았다. 여러가지 의미로.

 

사실 남녀가 불꽃이 튀기기 위해선 어떻게든 같이 있게끔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여자주인공이 언니에게 돈을 뺏기고, 갈곳이 없는 것을 남자주인공이 보게 하는 것도 부족해서, 이번엔 남자주인공이 형에게 험한 꼴을 당하는 상황까지 지켜 보게 만드는 연출은 분명히 식상한 구석이 있었다.

 

그런데도 <상속자들>은 계속해서 다음 장면을 궁금해 하면서 보게 만드는 매력을 발휘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살짝살짝 이긴 하지만 상황을 좀 다르게 만드는 설정을 들 수 있겠다.

 

3화에서 두 사람이 차가 고장나서 어쩔 수 없이 도로를 무작정 걸어가서 모텔에 묵는 장면을 떠올려보자. 드라마 장르상으로 보았을 때 분명히 로맨틱한 분위기건만, 차은상이 공포영화의 첫장면 같은 이 시츄에이션은 뭐지?’라고 자꾸만 말한다. 그녀는 김탄이 해가 지기 전에 묵을 곳을 찾아보자는 말에 차에 있자면서, ‘공포영화를 보면 그런 곳을 찾다가 죽게 된다고 벌벌 떤다.

 

생각해보면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를 비롯한 공포영화들은 외딴 곳에서 주인공이 묵을 곳을 찾다가 봉변을 당하게 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그런데 로맨스물에서도 그런 경우가 많은데, 이런 묘한 우연(?)은 새삼 로맨스물과 공포물의 교집합을 만들어내면서 식상한 전개를 새롭게 보게 되는 위력을 발휘한다.

 

두 번째로 코믹함을 잊지 않는 전개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보나가 질투할 것을 알기 때문에 일부러 차은상과 함께 있는 사진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찬영의 모습이나. 이제 19살인 효신이 방송반 후배인 보나에게 이제 몸이 18살 같지 않다고 말하는 애늙이 같은 모습.

 

무엇보다 김탄의 친모인 한기애가 제국그룹의 회장 사모인 정지숙에게 번번이 당하는 것이 열받아서 몰래 그녀의 사생활에 대해 알아보려다가 박희남에게 딱 걸려서 난감해하는 상황등은 그 자체로 깨알같은 웃음을 주면서 극에 재미를 더한다.

 

세 번째로 막장드라마 못지 않은 숨겨진 설정(?)등을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우선 남자주인공인 김탄의 가족을 보자! 김탄의 형인 김원은 배다른 형이다. 그런데 김원의 친모는 죽었다. 지금 제국그룹의 회장 사모는 애를 못 낳은 대신 다른 부인들이 낳은 자식들을 자신의 손으로 키웠다!

 

그것도 부족해서 김탄의 친모마저 일부러 집안으로 불러들여서 자신의 감시하에(?) 두었다. 이 얼마나 철두철미 한가? 자신의 현재 남친인 찬영에게 집착하는 이보나는 예전에 김탄과 사귄 과거가 유라헬의 입을 통해 공개되었다!

 

그런데 현재 차은상은 찬영과는 오랜 친구고, 김탄과는 애매모호한 관계에서 뭔가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그뿐인가? 최영도는 원래 김탄과 절친한 사이였는데, 김탄이 미국에 가기전에 무슨 사건이 있었는지 지금은 거의 원수에 가까워 보인다.

 

김원은 동생인 김탄에게 제국그룹을 빼앗길까봐 차갑게 대하는 느낌이 강하지만, 유라헬에게 친절하게 대하는 모습이나, 김탄이 형을 생각하는 모습이 매우 애틋한 것을 보았을 때 원래는 따뜻한 사람이란 사실을 짐작할 수 있다. 따라서 김원이 김탄에게 차갑게 대하는 데는 뭔가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윤실장이 RS그룹의 대표인 이에스더와 뭔가 있는 사이(?)라는 것이 3화에서 밝혀지면서 <상속자들>은 인물간의 관계가 상당히 복잡하게 얽혀있다. 그런 관계가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한 것도 드라마를 볼 수 밖에 없게끔 만드는 위력을 발휘하는 것 같다.

 

<상속자들> 예고편에서 미국에서 운명적인 만남을 여러 차례 가진 두 남녀주인공은 그것도 부족해서, 제국그룹의 회장댁에서 일하는 박희남이 아예 살게 되면서 차은상도 들어오게 되면서 한지붕 밑에서 살게 되는 상황을 예고하고 있었다.

 

운명적 만남을 거듭하면서 두 사람이 사랑에 빠질 수 밖에 없음을 예고하는 <상속자들>은 그러나 위에서 열거한 것처럼 다양한 방법들을 통해서 시청자들이 흥미진진하게 다음화를 볼 수 밖에 없는 매력을 발산하는 것 같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