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국에서 성공이란? ‘해피투게더’

朱雀 2014. 3. 21.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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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해피투게더를 보면서 한편으론 웃겼지만 동시에 씁쓸한 뒷맛이 남겨졌다. 어제 <해피투게더>엔 남창희, 조세호, 홍진경, 데니안, 은지원, 문희준이 출연했다. 남창희와 조세호는 절친인 홍진경과 함께 나와 이런 저런 사연을 말했고, 데니안, 은지원, 문희준은 핫젝갓알지로 활동하는 이야기를 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아마 시청자들 가운데는 남창희와 조세호에 대해 모르는 이들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그나마 <별에서 온 그대>를 봤다면 만화방 3총사로 이들을 기억하는 이들이 다수리라.

 

남창희와 조세호는 연예인으로서 아직 빛을 보지 못했다. 따라서 남창희가 아침마다 창문을 열었을 때 벽돌로 인해 제 인생이 보였어요라는 말은 그야말로 웃프다라는 표현을 쓸 수 밖에 없다.

 

반면 god멤버로 최정상의 인기를 누리다가 해체이후 힘든 시기를 보낸 데니안의 남창희의 사연과 대조를 이루면서 여러 가지 생각에 빠지게 했다. 그러나 어제 <해피투게더>에서 최고는 성공에 대한 이야기였다!

 

어린 시절 만화에 심취했던 문희준은 HOT멤버로 큰 인기를 끌게 되자, 너무나 갖고 싶었던 캐노피 침대를 사게 된다. 유재석은 그때부터 한명씩 성공을 묻는다. 그러자 은지원은 차를, 데니안은 집을 말하게 된다. 반면 남창희는 배불리 먹고 싶다, 조세호는 현찰 가득한 악어지갑이란 꽤 현실적인(?) 발언을 해서 웃음을 주었다.

 

그러나 동시에 필자는 웃으면서도 내심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의식주는 기본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집은 사는 곳이 아니라 사는 것이 정확한 표현이다.

 

부동산은 부의 수단이자 경제력을 표시하는 지표다. 서울에만 인구 천만이 넘게 살지만 그중에서 제집을 마련한 이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우리 사회에서 젊은 남녀가 만나서 결혼을 하면 제 1목표는 대부분 내집 장만이다.

 

그러나 뉴스 등을 통해서 접하는 현실은 두 부부가 열심히 저축해도 평균 8년 이상 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우리 사회에선 성공은 대다수가 집을 마련하거나, 아니면 더 큰 평수로 이사하는 것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다. 어렵게 집을 마련한 다음엔 비싼 외제차나 다른 '물질적인 것'이 우리 사회에선 성공을 의미한다.

 

그러나 유럽권 사람들에게 성공에 대해서 물어보면 그들은 다른 가치를 말한다. 행복이나 자아실현 같은 이야기들이 나온다. 그들의 이야기 어디에도 성공을 논할 때 부동산이나 돈이나 자동차가 나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유럽인들에게 돈과 부동산은 그야말로 기본적인 조건일 뿐이다. 그건 성공과 그야말로 아무런 관련이 없다.

 

<해피투게더> 출연자들의 성공에 대해서 이야기하면서 물질적인 이야기만 나온 것이 씁쓸한 이유는 그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부자집에서 태어난 것이 아니라면 대다수의 가정은 내집 마련이 평생 소원이 경우가 많다.

 

안타깝게도 인간이라면 누구나 가져야할 내 집이 없어서 그게 평생 소원이고, 그나마도 대다수는 이루기가 어렵다. 이 무슨 비극이란 말인가? 그렇다면 우리는 행복과 자아실현이란 물질 이외의 가치를 실현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이야기 밖에 되질 않는다.

 

성공을 논하는 데, 돈과 물질 밖에 나오지 않는 <해피투게더>의 풍경은 사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의식주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것들임에도 불구하고.

 

그런데 그 기본적인 것마저 제대로 누릴 수 없다면, 우린 인간으로서 누구나 꿈꾸고 누려야할 행복과 자아실현 등의 가치에 대해서 언제나 이야기할 수 있게 될까? 그건 단순히 국민소득이 늘어나야 해결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과연 필자가 죽기전에 돈과 물질이 행복을 논하는 척도가 아니라, 다른 가치가 우리 대화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오게 될지 궁금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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