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예능에선 꼭 무언가를 해야 할까? ‘셰어하우스’

朱雀 2014. 4. 17.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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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올리브TV에선 셰어하우스란 프로그램이 새로 시작되었다. 컨셉은 간단하다! 혼자사는 싱글남녀가 한집에 모여 살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보여주는 그야말로 관찰형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셰어하우스>가 이채로운 것은 별로 한 게 없기 때문이다. 물론 1화라서 그렇겠지만 9명의 멤버들이 만나서 한 거라곤 함께 저녁을 먹고 술 마시고, 다시 아침에 일어나서 해장국으로 식사를 한 게 전부다!

 

 

물론 그 사이사이에 멤버들은 어색한 가운데서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나 예능에서 볼 수 있는 특별한 사건이 없었다. 싱글남의 이야기를 그린 <나 혼자 산다>를 보면, 멤버들의 하루를 보여주지만, 거기에는 작든 크든 사건이 이어진다.

 

 

 

 

 

 

김광유가 전셋집 이사를 하거나, 육중완이 무지개 멤버들의 정모를 위해서 음식을 하는 일처럼 말이다. 그런데 <셰어하우스>에선 그런 사건이 없다. 그렇다고 <인간의 조건>처럼 어떤 미션을 주는 것도 아니다.

 

 

더욱이 천이슬은 지난주 <인간의 조건>에 출연했기 때문에 비교가 되었다. <인간의 조건>에서 천이슬은 공중파 예능에 출연한 탓에 최선을 다하긴 했지만, 어딘가 부담스러워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녀는 요가포즈로 예능신고식을 하고, 현재 남자친구인 양상국에 대해서 이야기를 했다. 그런데 천이슬은 <셰어하우스>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다른 멤버들이 양상국 이야기를 하면, ‘하기 싫다고 거부한다.

 

 

 

 

 

 

 

 

그녀가 그렇게 말하는 것은 이상민과 따로 아침산책을 하면서 이유가 밝혀진다. 이제 막 연기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양상국의 그녀라는 꼬리표 때문에 연기의 진정성을 의심받는 다고.

 

 

하긴 아직 이름이 알려지기도 전에 개그맨 양상국의 여자친구로 대중에게 이미지가 심어지는 바람에 시청자는 그녀를 보자마자 양상국을 떠올리기 쉽다. 그리고 그건 그녀가 무슨 연기를 하던지 몰입을 방해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그녀가 양상국의 그녀가 아니라 천이슬로 기억되고 싶은 것은 당연한 일이리라. <셰어하우스>에서 동생들을 챙기는 것은 일단 이상민이다. 그는 여러 가지 사건을 겪은 인물이다.

 

 

 

 

 

 

 

그는 회사가 부도나면서 빚더미에 앉았고, 룰라의 전 멤버들이 불미스러운 사건을 겪는 것은 지켜봐야만 했다. 따라서 그는 다른 누구보다 연예인이란 직업의 명암에 대해서 잘 아는 인물이다.

 

 

따라서 그가 힘든 사건을 겪고 방송에 복귀한 손호영을 걱정하는 모습은 진정성이 느껴진다. <셰어하우스>에서 사실 제일 난감한 대목은 손호영을 걱정하고 어떻게 대해야할지 고민하는 다른 멤버들의 모습이다.

 

 

손호영이 외출한 사이 그의 관련 기사들이 <셰어하우스>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이전 사건에 대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자 몹시 걱정한다. 비록 하루뿐이지만 정들었고, 무엇보다 (연예인 멤버들은) 연예인의 숙명을 알기 때문이리라.

 

 

 

 

 

 

 

연예인은 직업상 대중의 관심을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언론과 대중은 좋은 일보단 나쁜 일에 더욱 관심을 보이고, 꼬치꼬치 알고 싶어하는 경향이 크다. 손호영에겐 크나큰 상처가 될 수 밖에 없는 사건에 대해 호기심으로 바라보는 일부 대중과 그걸로 어떻게든 클릭질을 유도해서 돈을 벌려는 일부 인터넷 언론매체의 행동은 끔찍하기 짝이 없다.

 

 

그렇다면 <셰어하우스>는 어떻게 손호영을 대하는 게 옳을까? 최희의 말처럼 손호영은 이 프로그램에 복귀하기까지 누구보다 많은 고민을 하고 스트레스를 받았을 것이다.

 

 

사건이 사건이니만큼 손호영의 마음의 짐을 어느 정도 내려놓기까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옆에서 그저 다른 사람을 대하는 것처럼 흉허물 없이 대하고, 그가 말할 때까지 기다려주는 것이 예의일 것이다.- 만약 말을 하지 않는다면 그의 선택을 존중해주는 게옳지 않을까?-

 

 

 

 

 

 

 

 

 

<셰어하우스>를 보면서 새삼 얼마나 공중파 예능들이 시청률 때문에 자극적인지 깨닫게 되었다. '악마의 편집'은 이제 케이블의 전유물이 아니라, 오히려 공중파에서 더욱 자주 쓰는 방법이 되어버렸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 같지만, 함께 밥을 먹으면서 정을 쌓고, 이야기를 나누면서 서로 교감을 나누는 9명의 모습은 혼자 살아가는 싱글 남녀가 늘어난 요즘 세상에서 함께 살아가는 것에 대해 생각게 한다.

 

 

 

 

 

 

연예인은 앞서 말한 대로 직업상 대중의 관심을 먹고 사는 직업이다. 그러다보니 많은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연예인이 아닌 멤버들 역시 살아가면서 이런 저런 상처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그러나 인간관계에서 받은 상처는 인간관계에서 치유받을 수 밖에 없다. <셰어하우스>에 함께 하게 된 9명의 멤버들이 그들의 바람처럼 크고 작은 상처들이 조금이나마 치유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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