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함깨 울어줄 사람이 있습니까? ‘룸메이트’

朱雀 2014. 5. 20. 1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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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룸메이트’ 3화를 보면서 많은 생각에 잠겼다. 3화에서 가장 눈에 띈 인물은 이소라와 나나였다. 이소라와 나나는 1화에서 다소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나나는 함께 살 집에 뎅그라니 자신의 짐만 보냈고, 이소라는 오자마자 남자 멤버들에게 자신의 짐을 옮겨달라고 부탁했다.

 

 

그런 모습은 많은 이들의 이맛살을 찌푸리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3화를 보면서 그들이 이기적인 인물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소라는 현재 박봄, 송가연과 함께 방을 쓰고 있다.

 

 

박봄은 콘서트를 비롯한 스케줄 때문에 새벽 2~3시경에 들어오는 게 일상이다. 또한 운동선수인 송가연은 아무래도 고된 탓인지 여자치곤 잠버릇이 거 센(?)편이다. 혼자살던 사람은 아무래도 예민할 수 밖에 없다.

 

 

 

 

 

 

덕분에 이소라는 늘 잠을 못자는 것으로 <룸메이트>에서 그려진다. 보는 이로 하여금 안쓰럽게 느껴질 정도였다. 거실에선 밤늦게까지 떠들지, 새벽엔 코골고 누군가가 부스럭 댄다면 누구라도 짜증이 날만하다.

 

그런데 이소라는 룸메이트에게도 다른 누구에게도 짜증내지 않는다. 아무리 방송이라지만 사실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이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하는 것은 아무래도 큰 고통이니까.

 

오히려 이소라는 다른 멤버들에게 다가가고자 노력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운동하는 송가연과 박민우 그리고 잠에서 막 깬 홍수현에게 쥬스를 만들어준다. 그뿐인가?

 

누구보다 여자 멤버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고, 그들의 아픔을 다독여준다. 그녀가 룸메이트인 송가연, 박봄과 함께 타로점을 보러 가고, 쇼핑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지려 한다.

 

얼마나 보기 좋은 큰 언니의 모습인가? 나나도 나름대로 같이 방을 쓰는 홍수현에게 까탈레나 안무를 알려주기 위해서 애쓰고, 홍수현이 몸치인데도 불구하고 짜증을 내지 않는다.

 

 

 

 

 

 

 

 

게다가 돌아오는 길에 차안에서 방송을 하면서 힘든 시절 이야기를 꺼내 놓은 모습은 그저 활달하고 밝게만 보였던 나나에게도 그늘이 있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야기를 듣던 홍수현이 눈시울을 붉히던 대목에선 두 사람이 서로 소통하고 공감했음을 알 수 있었다. 홍수현 역시 20대 시절 연기를 하면서 힘든 시절이 있었기에 누구보다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룸메이트>에 나오는 대다수의 멤버들은 연예인들이다. 따라서 그들은 그들만의 고충이 있을 수 밖에 없다.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직업인 만큼 한없이 밝게 보이지만 다른 이들에게 (고충과 고민을) 이해받기도 하기도 어렵다.

 

 

 

 

 

 

 

반면 그들은 같은 직업군에 종사하다보니 누구보다 서로를 잘 이해할 수 밖에 없다. <룸메이트>를 보면서 대화와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깨달았다. 우리가 누군가에 대해 잘 모를 때는 그 사람의 행동 하나만 놓고 오해하기가 쉽다.

 

그러나 서로 이야기해보고 다가가기 위해 애쓰다보면 다툴 일도 오해할 일도 없어지지 않을까? <룸메이트>의 멤버들은 혈연으로 묶인 가족이 아니다. 그러나 그들은 함께 살아가면서 누구보다 가까워질 수 밖에 없다.

 

서로의 고충을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가족에게도 털어놓을 수 없고, 이해받을 수 없는 이야기를 하면서 그들은 누구보다 가까워질 수 있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날이 갈수록 삭막해져가고 있다.

 

여기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근본적으로 우리가 서로에 대해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룸메이트>공동체 의식이 사라져 버린 우리에게 함께 사는 미덕이 무엇인지 너무나 자연스럽고 재밌게 알려주는 프로그램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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