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결국 정은지 원톱이었다! ‘트로트의 연인’

朱雀 2014. 6. 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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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답하라 1994’를 재밌게 본 이들 중엔 아마 전편격인 응답하라 1997’을 먼저 본 이들이 있으리라. 필자는 응답하라 1997’을 매우 인상 깊게 본 사람이다. 따라서 여주였던 정은지에 대한 느낌은 남다르다.

 

에이핑크란 그룹을 몰랐기에 정은지가 그저 연기 잘하는 신인 배우인줄만 알았다. 그러다 그녀가 걸그룹이란 사실을 알고 ?’이란 반응을 보였다. 왜냐하면 그녀의 외모는 흔히 생각하는 미모의 걸그룹 멤버가 아니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못생겼다는 말은 아니다. 오해없으시길).

 

정은지의 외모는 정감이 가고 개성적인 얼굴이다. 그러나 그런 점 때문에 연기자로선 매우 유리(?)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TV드라마에 나온 여배우들은 비현실적(?)으로 예쁜 경우가 대다수였다.

 

 

 

 

 

 

따라서 드라마에선 망가져야 하는 그녀들의 모습은 왠지 꾸며낸 듯한, 감정이입이 잘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트로트의 연인>에서 정은지가 보여주는 연기의 스펙트럼은 정말이지 너무나 넓다.

 

자신이 좋아하는 마라톤을 하고 싶지만, 한번 시작하면 멈출 줄 모르는 약점 때문에 관두고, 마라토너가 아니라 그냥 동호인으로서 주변을 뱅뱅 도는 그녀의 모습이 그러했다. 장준현(지현우)가 마라톤에서 부정을 저지르자, 완주메달을 뺐아가면서 마라톤의 완주에 대해 울분을 토하는 그녀의 모습에선 마라톤에 대한 애정이 사정없이 읽힌다.

 

그뿐인가? 철없는 아버지가 운영하는 편의점에 와선 잔소리를 늘어놓는 그녀의 모습에선 소녀가장의 고단함이 묻어나면서도, 아버지의 더러워진 앞치마와 구멍이 난 티셔츠를 보고 안쓰러워하는 모습에선 가족간의 정이 끈끈하게 묻어났다.

 

 

 

 

 

그러면서도 사사건건 장준현과 부딪쳐서 성질을 내고 구수하게 사투리를 구사해내는 그녀의 모습에선 정말이지 겨우 1화에 불과하지만 그녀가 <트로트의 연인>의 여주인공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끔 만들었다.

 

<트로트의 연인>은 그동안 드라마에서 보여준 전형적인 캔디 역할을 정은지에게 부여하고 있다. 캔디가 캔디가 되기 위해선 그녀를 둘러싼 환경이 만만치 않은 가운데서도, 꿈과 희망을 잃어서는 안된다. 정은지는 삶의 아픔과 고단함을 입으로 말하지 않고, 눈으로 표정으로 몸짓으로 너무나 자연스럽게 풀어낸다.

 

그녀의 연기는 너무나 노련하고 세련되서 에이핑크의 정은지는 일찌감치 잊어버리고, 최춘희라는 그녀가 맡은 캐릭터에 몰입하게 만든다. 93년생인 그녀가 보여주는 연기력엔 그저 감탄사와 탄성만이 나올 뿐이다.

 

그런 탓에 지현우가 오히려 정은지에게 도움을 받는 것 같다. <트로트의 연인>에서 지현우는 너무나 잘나가는 아티스트에서 추문에 휩싸여 한순간에 추락하는 장준현 역을 연기한다. 오랜만에 공중파에 모습을 비춘 지현우는 예의 노련하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보여준다.

 

 

 

 

 

 

그러나 필자는 늘 지현우의 연기를 보면서 ‘2% 부족해라는 생각을 늘 했다. 지현우는 분명히 매력적인 배우고, 아낌없이 망가질 줄 알며, 코미디 연기의 맛을 안다. 그러나 여배우와 요즘말로 케미가 잘 일어나질 않았다.

 

그런데 이번엔 어린 정은지와 있으면서 케미가 생겨난다. 지현우에게 뭔가 말로 설명은 안되지만 2% 부족했던 부분을 정은지가 채워주면서, <트로트의 연인>은 시청자가 볼 맛이 제대로 나는 드라마가 되었다.

 

오히려 정은지가 한순간이라도 나오지 않는다면 빨리 나와라라고 속으로 주문아닌 주문(?)을 외치게 되었다. 연기는 원래 잘했고, 노래도 걸그룹 멤버인 만큼 맛깔나게 불러대는 그녀는 극중에서 트로트를 멋지게 소화해내면서, 그야말로 춤과 노래 게다가 연기까지 되주시는 엄청난 모습을 보여주신다.

 

 

 

<트로트의 연인>은 제목처럼 20대 초반인 최춘희가 트로트 가수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내야 하는데, 그런 캐릭터를 정은지는 너무나 멋지게 소화해내고 있다. 이제 겨우 1화지만 경쾌하고도 빠른 전개로 시청자에게 다가온 <트로트의 연인>은 정은지 하나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매력적이다. 앞으로 그녀의 활약과 드라마의 전개가 그저 기대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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