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삶은 고통이 아니라 축제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朱雀 2014. 6. 30.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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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영화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영화소개만 보면 아마도 포레스트 검프를 떠올리는 이가 많을 것이다. 검프가 우연히 미국의 유명인들을 만나면서 역사의 한꼭지를 장식(?)하게 되는 장면이 특히 그러하다.

 

그러나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포레스트 검프보다 더 깊은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말 그대로 100세 노인이 양로원에서 창문 넘어 도망치는 것으로 시작된다. 그는 자신의 애완고양이를 여우가 죽였다고 믿고, 다이너마이트를 이용해서 복수(?)를 함으로써 양로원에 갇히고 만다.

 

즉 그에게 양로원=감옥이나 마찬가지였다. 100세 노인인 알란의 인생여정은 관객에게 너무나 우연적인요소가 많아서 반발심을 일으킬 수도 있다. 그러나 조금만 생각해보자! 우리의 인생은 당장 몇분후도 예측할 수 없다.

 

우리의 인생은 우리의 의도와 상관없이 우연적인 요소들로 가득차 있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서 돋보이는 장면은 그런 우연들 가운데 우리가 불행으로 분류할 수 있는 것들을 만났을 때 어떤 자세를 취할 것인가? 하는 지점이다.

 

 

 

 

사실 알란의 인생은 어찌보면 불행하기 그지 없다. 그는 어린 시절 아버지와 어머니를 잃고 심지어 20대엔 생체실험을 당해서 남성적 기능을 상실하고 만다. 영화속에서 그려지는 노의사가 폭탄광인 알란에게 조상중 흑인이 있느냐?’라고 묻는 장면은 실제로 구미유럽을 휩쓸었던 우생학의 발자취를 보여준다.

 

열등한 유전자를 없애고 우성유전자를 퍼트린다는 생각은 서구열강이 식민지의 원주민들을 무차별학살하고 이윽고는 2차 세계대전 당시 유태인 학살을 저지른 이유기도 했다. 그런 아픈 역사의 현장에서 알란이 보여주는 모습은 매우 유의미하다.

 

그는 남자라면 누구나 가장 중요시 여기는 것을 잃고 말았다. 누가봐도 불행하다고 밖에 할 말이 없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그 과정에서 폭탄공장에서 일하게 된 것을 누구보다 행복하게 여긴다. 그의 그런 삶의 자세는 오늘날 우리에게 많은 것을 일깨워준다.

 

영화속에서 알란은 많은 역경과 곤란을 겪는다. 그는 초등학교도 제대로 마치지 못했고, 당연히 가정을 이룰 수도 없다. 그러나 그런 자신의 상황속에서 좌절하지 않고, 매 순간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한다.

 

 

 

 

그런 그의 모습은 역사적 인물들에게 크고 작은 영향을 끼친다. 또한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역사에 대해나 깊은 통찰력을 보여준다. <포레스트 검프>에서 역사적 인물이나 사건이 등장하는 것은 단순한 재미를 위한 장치였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다르다! 스페인 내전에서 혁명을 목놓아 부르짖던 인물은 제일 먼저 죽고 만다. 틈만 나면 혁명을 말하는 한 이름 없는 혁명가의 허망한 최후는 실제로 역사속에서 혁명을 부르짖던 이들이 제일 먼저 죽었던 상황과 그들이 시끄럽다고 돌려서 블랙코미디로 말하고 있다.

 

무엇보다 알란이 스페인 내전에서 누구보다 죽이려고 했던 프랑코를 우연히 구하게 되고, 그가 연회에서 알란의 친구이자 자신을 누구보다 죽이고 싶어했던 혁명가의 이름을 부르면서 찬양(?)하게 되는 장면은 관객에게 아이러니. 그 자체다!

 

알란이 미국과 소련의 이중 스파이로 활약하는 장면은 어떠한가? 작품에서 그 장면은 뭔가 끊임없이 가방을 주고 받고 그 사이에서 미국 CIA와 소련의 KGB 요원들이 목숨을 잃는 장면들이 그려진다. 그러나 알란은 그저 중간에서 쓸데없는 정보를 중간에서 전달해주었을 뿐이다.

 

 

 

 

그 장면은 미국과 소련이 과거 펼친 스파이 전쟁에 대해 얼마나 무의미 한지그려낸 명장면이라 할 것이다. 무엇보다 레이건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와 극중 일화는 장면 하나로 당시 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체계경쟁을 벌이던 두 강대국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려내서 그저 감탄사만이 나오게 한다.

 

무엇보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풍부한 유머와 인간에 대한 깊은 성찰 무엇보다 애정에 근거하고 있다.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각기 다르지만, 다들 하나같이 부족하거나 단점들이 존재한다.

 

알란은 서두에 밝혔지만 불행한 일에 곧잘 휘말린다. 그러나 좌절하거나 포기하지 않는다. 순간순간에 최선을 다하고 인생을 즐길 줄 안다. 그런 그의 모습은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키팅 선생이 말한 카르페디엠을 떠올리게 한다.늘 술과 파티를 즐기는 주인공 알란의 모습은 인생은 축제라고 말하는 것 같다. 힘들고 지친 이들에게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은 인생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는 시점을 제공하는 것 같다. 두번 이상 곰씹어서 볼 수 있는 영화. 씹으면 씹을수록 맛이 나는 영화.

 

 

 

 

넘쳐나는 위트와 유머, 무엇보다 인생에 대한 따뜻한 시선과 격려가 돋보이는 창문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삶에 지친 이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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