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말하기가 두려운 금기의 영화 ‘님포매니악 볼륨 2’

朱雀 2014. 7. 5.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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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고 난 지금도 이 영화에 대해서 말하는 것은 상당히 두렵다. 왜냐하면 사회에서 금기로 하는 것들이 마구 마구 나오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낮져밤이같은 단어가 20대들 사이에선 유행하고 있지만, 성적으로 억압되고 경직된 사회다.

 

아직까지 남녀의 성기에 대해 직접적인 표현을 하지 못할 정도니까. 그런 사회에서 <님포매니악>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상당히 곤혹스럽다. 섹스중독자가 아니라 색정증 환자인 조의 이야기를 다룬 <님포매니악>은 볼륨 1도 그랬지만, 볼륨 2로 넘어가자 그 수위가 상상을 초월한다.

 

영상이 문제가 아니라, 영화가 다루는 소재가 도발적이다! 그녀가 자신의 성적 욕망을 채우기 위해서 길거리의 흑인남자에게 접근하고, 잃어버린 감각을 되찾기 위해서 SM까지 이르게 되는 장면은 남성관객이라면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게 된다.

 

 

 

 

왜냐하면 그건 사회에서 금기그 자체이자 터부시된 욕망이기 때문이다. <님포매니악 볼륨 1>을 인상 깊게 보긴 했지만, 예고편만 보고도 <님포매니악 볼륨 2>를 보는 데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이미 언론 등을 통해서 보도되었지만 동성애, SM, 소아성애까지 다루는 부분에 이르면 관람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개봉에 맞춰 극장을 찾아가면서 씨네큐브에서 하는 GV행사를 찾아간 건 오히려 당연한 귀결이었다.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의도와 작품의 의미를 논하는 것보다, 이런 19금 영화를 보는 것이 나쁜 일이 아니라는 확신이 필요했다.

 

<님포매니악 볼륨 2>를 관람하면서 무척 다행이었던 점은 소재 자체는 파격적이었지만, 예상 보다 영화적 표현수위가 세지 않다(?)는 점이었다. <님포매니악 볼륨 2>은 오동진 영화평론가도 지적했지만, 섹스와 폭력의 수위가 꽤 높다.

 

 

 

 

일반적인 감독들은 오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한 가지를 표현하는 데 능하다. 그런데 라스 폰 트리에는 두 가지를 모두 능수능란하게 표현해낸 것 같다. <님포매니악 볼륨 2>의 관람이 끝나고 극장에 불이 켜지고 인상 깊었던 점은 예상보다 여성관객의 수가 압도적이란 사실이었다.

 

필자처럼 남자끼리 온 경우는 많지 않았다. 커플이거나 아님 여성끼리 보러 온 경우가 절대적으로 많았다. 박혜은 편집장의 말처럼 아무래도 여성 주인공의 이야기를 다룬 탓이 아닐까? <님포매니악 볼륨 2>은 남성 관객 입장에서 쉽게 입이 떨어지지 않는다.

 

잘못 말했다간 오해를 받거나 자칫 망신을 당하는 일이 생길까봐 덜컥 겁부터 난다. 오히려 여성 관객이 말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운(?) 작품인 듯 싶다. <님포매니악 볼륨 2>은 볼륨 1보다 수위와 내용이 모두 세다.

 

 

 

 

그러나 <님포매니악>의 주제와 탐구정신은 여전하다. 감독이 샐리그먼의 입을 빌어서 말한 것처럼, 만약 이게 여성이 아니라 남성의 이야기였다면? 그저 유쾌한(?) 바람둥이의 이야기에 그쳤을 것이다. 그러나 여성주인공이기에 파격이 되는 것이다.

 

극중 조가 말한 것처럼, 관점을 달리한 덕분에 영화의 주제의식과 문제적 도발이 깊어졌다. 얼핏 보면 야한 영화인 것 같지만, 하나도 야하지 않고 오히려 인간 자체를 탐구하고 성찰하는 영화. 색정증 환자인 여성 주인공이 자기 자신을 인정하고 언덕위의 굽은 나무처럼세상과 맞서겠다는 그녀의 말은 감독 자신의 외침인 듯 싶다.

 

 

 

 

오동진 평론가의 말처럼 동방교회와 서방교회의 차이점에 대해 알게 되고, 메살리나가 누구인지, 잡스런 지식이 늘어나는 영화. 금기시하는 단어가 많아질수록 민주주의에서 멀어지고, 사람이 다른 인간을 온전하게 이해하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 생각하게 만드는 영화.

 

몇번이고 재관람하면서 영화의 의미를 곰씹어보고 싶은 영화. 그게 <님포매니악>이 아닐까 싶다. 영화가 1회용 소비재가 된 세상에서, ‘영화의 의미에 대해 다시금 생각케 하는 문제작이었다.

 

한줄평: 두려워 할 필요없는 영화. 재관람의 이유가 충분한 희대의 문제작이자 명작!

 

별점: 5(만점을 넘어서는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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