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그래도 ‘아부해’가 제일 낫더라

朱雀 2009. 9. 11. 0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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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을 하면서도 본다고 ‘막장드라마’라 했던가? <아가씨를 부탁해>는 참으로 많은 단점을 지닌 드라마다. 윤은혜와 정일우가 함께 등장하는 장면에선 손발이 오그라들고 스토리전개는 너무 식상하다.

그런데 다른 방송사와 <맨땅에 헤딩>과 <태양을 삼켜라>는 더 심하다. <태양을 삼켜라>는 10화까지 보고 포기했다. 아프리카와 로스앤젤레스 해외로케를 장점으로 든 <태삼>은 알맹이 없는 화려한 포장지에 불과했다. 한때 유망주로 꼽히던 성유리의 연기는 이제 완전히 옛날로 돌아가 어색하기 이를 데 없다. ‘흥행불패’란 과한 타이틀을 입은 윤은혜와 막상막하라도 해도 좋을 만큼 두 여주인공의 연기는 참 매력이 없다.


다른 걸 다 떠나서 너무 재미없는 <맨땅에 헤딩>. 1화만 보고 바로 포기했다. 물론 뒤로 갈수록 좋아질 수 있지만, 그걸 지켜볼만큼 매력적인 요소는 하나도 없었다. 5%대의 낮은 시청율을 기록한 것은 자승자박이랄 밖에...



이번주부터 방영을 시작한 <맨땅에 헤딩>은 다른 걸 떠나서 너무 재미없다. 유노윤호의 연기는 생각보다 자연스럽고 그가 연기한 캐릭터도 나름 매력있었다. 그러나 이야기전개에 힘이 없다. 초보 에이전트를 연기하는 고아라는 설득력이 부족하고, 어렵게 살아가는 윤호란 캐릭터도 공감보다 짜증이 앞선다. 왜 우리나라 스포츠 관련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어렵고 찌질하게 살아가야 하는가? 국내 스포츠관련 드라마는 주인공이 하나같이 ‘헝그리정신’으로 무장시키는 전형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미래가 없다고 봐야 한다.

그래서 동방신기처럼 80만 팬클럽을 지닌 윤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워도 좋은 결과를 내세울 수 없다. 참신함이 아쉽기만 하다. <맨땅에 헤딩>은 1화만 보고 깨끗이 포기하고 <아부해>로 어젠 채널을 돌렸다.

분명 <아부해>의 윤상현은 <내조의 여왕>의 태봉씨를 그대로 옮긴 것이지만, 그의 캐릭터는 분명히 매력있다. 항상 수다스럽고 분주히 움직이며, 윤은혜와 티격태격하는 모습은 잔잔한 웃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재벌 2세 인권변호사역의 정일우는 분명 아직 연기력이 많이 부족하지만, 보는 즐거움이 있고 본격적인 삼각관계에 들어간 윤상현-윤은혜-정일우의 애정관계는 그럭저럭 볼만하다.

또한 강산그룹의 회장이 갑자기 쓰러져서 미국으로 수술을 받으러 가고, 그걸 폭로해 이득을 취하고자 하는 강이사같은 악역은 극의 재미를 나름대로 높혀주고 있다. 식상하지만 꽃집 배달부 김승자와 재벌에게 시집간 졸부녀 조미옥이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나름 볼만하다. 꼬마도련님으로 출연하는 왕석현은 특유의 귀여운 모습에 어른스러움을 더해 나름 감초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무엇보다 어제 방영분은 빠른 전개로 나름 흡인력 있었다. 정일우만 좋아하는 줄 알았던 윤은혜는 이제 윤상현을 보며 미소 짓고, 그가 자신을 잡거나 우연찮게 얼굴이 가까워질 때마다 가슴 떨려하고 있다. 사채빛 1억원을 갚기 위해 윤은혜를 꼬시려다 포기한 윤상현을 사채업자에게 맞아죽을 각오를 했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회사로 찾아온 그들이 아가씨에게 모든 것을 말함으로써 갈등의 고리를 만들었다.

<아부해>는 신선한 부분이 거의 없는 드라마다. 그리고 눈에 밟히는 단점들도 무수히 많다. 그러나 그런 걸 무시하고 보면 그럭저럭 봐줄만한 작품이다. <아부해>가 결코 잘 만들었다는 말이 아니다. 다른 두 방송사의 드라마가 워낙 재미없거나 완성도가 형편없어서 그나마 볼만하다는 말이다. 수목극도 월화드라마처럼 <선덕여왕>같은 재미를 갖춘 드라마가 나온다면 좋겠다.


글이 괜찮다면 추천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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