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불멸의 배우를 꿈꾸는 김명민

朱雀 2009. 9. 13. 08:50
728x90
반응형


어제 <연예가중계>엔 배우 김명민이 출연했다. ‘스타줌인’이란 코너에서 김명민은 배우를 시작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그가 배우가 되기 위한 첫 번째 노력은 ‘부모님을 설득’하는 것이었단다. 워낙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서 표현하지 못하고 혼자 간직할 만큼 ‘배우의 꿈’은 간절했다. ‘평탄한 시작’이었냐고 묻는 리포터의 말에 김명민은 남에겐 그렇게 보일지 몰라도 자신에겐 ‘전투적이고 악착같은 노력’이었다고 했다. 대학의 낭만에 대해 그는 자신이 다닌 ‘서울예대는 제대로된 캠퍼스가 없다’고 했다. 그래서 ‘오히려 잘됐다. 도서관이나 가고 열심히 연습했다’고.

첫 대사를 하던 날에 대해, “잘해야겠다. 정말 이걸 맛깔스럽게 해서 50분 드라마동안 내가 돋보이도록 만들어야겠다”고 욕심을 가지게 되었단다. 그래서 ‘신인은 오버한다’고 김명민은 말했다. 절대 하지 말아야할 것이 오버인데, 신인은 너무 의욕이 앞선 나머지 오버를 한다고.


2001년 김명민은 고 장진영과 함께 <소름>에 출연하면서 평론의 극찬을 받는다. 그러나 평론의 극찬과 달리 영화는 흥행에서 별다른 재미를 보지못했고, 이후 출현한 세편의 영화는 빛도 못보는 참혹한 결과를 맞게 된다. 당연하지만 그런 결과는 아직 신인에 불과했던 김명민에게 커다란 좌절을 맛보게 했다.


첫 작품이 그랬을 때는 ‘이런 일도 있을 수 있지’라고 넘어갔다. 두 번째 그런 일을 겪자 ‘왜 나한테 이런일이’라고 생각되었고, 세 번째 그렇게 되자 ‘난 안되는 구나. 재능이 없구나’라고 생각하게되었다. 그리고 뉴질랜드 이민을 결심하게 되었다.

김명민은 “다른 건 자신 없어도 사업엔 자신이 있었다”고 했다. 주변에서 “남을 설득시키는 건 자신있었다. 사기를 쳤어도 크게 쳤을 거다”라고 말했을 정도였다.

모든 걸 포기한 그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다. 바로 <불멸의 이순신>이 그를 찾아온 것이다. “보여주자”라는 생각보다 ‘민족의 영웅을 감히 내가 표현할 수 있을까?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역사가 나로 인해 곡해되지 않을까?’란 심리적인 부담이 작용했다. 그리고 그 다음해 2005년 KBS 연기대상을 수상하며 대한민국의 연기자로 우뚝서게 된다. 그때 그는 “내가 최고다라는 어리석은 생각은 버리겠습니다. 내 자신을 위해 연기하지 않겠습니다.”란 멋진 수상소감을 남긴다.

<불멸의 이순신>을 연기할 당시 김명민의 마음은 ‘이 작품 하나만 하고 가자’였다. 그 전까지의 결심을 완전히 뒤바꾼 건 아니었단다. 모든 것을 포기한 그때 찾아온 기회는 이후 2006년 <불량가족>, 2007년 <하얀거탑>, 2008년 <베토벤 바이러스>로 그를 이끌었다. 완벽한 연기로 그가 맡았던 캐릭터는 그가 아니면 생각할 수 없을 만큼 김명민은 실로 완벽했다.

그는 그렇게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의 배우가 되었다. 배역 후유증에 대해 김명민은 말했다. “가벼운 수술은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다. 오는 24일 개봉예정인 <내 사랑 내 곁에>에선 루게릭 환자 역을 위해 무려 20kg을 감령하는 혹독한 모습을 보였다. 그에겐 건강보다 연기가 우선이었다.


“고생할 영화가 아니라 죽을 영화다. 이건 하면 안될 것. 욕심내면 안될 작품이었다. 그런데 벗어나려 할수록 점점 더 다가오는 영화였다.”

현재 건강상태를 묻는 리포터의 말에 김명민은 장난스럽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골다공증 증상있고, 소화불량 있고, 정말 괜찮아요. 오래 앉았다가 일어서면 피가 안통해요”라고 했다. 정말 사실인 것 같아 마음이 조금 안좋았다.

배우로서 행복한 점에 대해 김명민은 “여러 가지 감정들을 느끼고, 타인의 삶을 살아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되겠다”라고 김명민은 ‘스타줌인’의 짤막한 인터뷰를 마쳤다.

김명민은 영화 <내 사랑 내 곁에>의 개봉을 앞두고 여기저기 모습을 자주 드러내고 있다. 주연을 맡은 배우로서 영화 홍보를 위해 나서는 모습을 향해 뭐라고 할 순 없으리라. 여주인공인 하지원은 얼마전 <무릎팍 도사>에 출연한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몇주 후면 TV에서 그녀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다.

<내 사랑 내 곁에>는 김명민의 ‘20킬로 감량’건으로 언론의 많은 조명을 받았다. 그리고 <너는 내 운명> <그놈 목소리>의 박진표 감독이 연출하고 <해운대>의 천만신화를 이끈 하지원과 <베토벤 바이러스>의 김명민이 주연을 맡은 것만으로도 이미 흥행은 상당 부분 보장된 것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그러나 김명민은 브라운관에서 빛난 것과 달리 영화에선 그에 걸맞는 흥행작을 한편도 보유하고 있지 못하다. 그를 향해 쏟아지는 과도한 관심 때문에 아마 그는 편치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영화의 흥행 여부와 상관없이 개봉 당일날 <내 사랑 내 곁에>를 보러 가리라. 누구의 말처럼 개봉도 하기 전부터 우리에게 감동을 주는 그의 연기를 꼭 눈으로 확인해보고 싶기 때문이다.


글이 괜찮으면 추천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