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김태희, 초대작 ‘아이리스’로 성공할까?

朱雀 2009. 9. 1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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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내리자면 힘들다고 본다. 왜냐고? 김태희의 연기력은 그동안 보여준 걸 고려해봤을 때 ‘발연기’만 넘겨도 다행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럼 왜 <아이리스> 제작진은 200억원이 넘게 투자된 작품에 김태희를 주연으로 합류시킨 것일까? 이유는 간단하다. 그녀의 미모와 지명도를 산 것이다. 개인적으로 연기력은 오히려 같이 캐스팅된 김소연쪽이 훨씬 위라고 본다.

<천국의 계단>에서 김태희는 악역으로 분했다. 그러나 여주인공 최지우보다 훨씬 돋보이는 외모로 주목을 받았다. 거기에 ‘서울대’란 프리미엄이 붙어 그야말로 ‘하루아침’에 그녀는 엄청난 주목을 받는 인기 최절정 여배우가 되었다.

그런 주목은 2004년 출연한 <구미호 외전>으로 이어졌지만, 부족한 대본과 어색한 연기는 오히려 같이 출연한 한예슬을 돋보이게 했다. <러브 스토리 인 하버드>에 출연한 이후 김태희는 무슨 생각인지 영화쪽으로 진로를 수정했다. 2006년 블록 버스터 무협영화 <중천>에 나와 정우성과 함께 캐스팅되었으나, 국어책을 읽는 연기로 일찌감치 예고편부터 관객들의 비웃음을 샀다. 10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들어갔지만, 최종스코어는 결국 200만 정도에서 마감하며 결국 본전치기도 못한 것으로 안다.

절치부심했던 탓일까? 그녀는 이전의 자신의 이미지를 과감히 버리고 2007년 <싸움>에서 왜 그런지 이유는 모르지만 이혼한 전남편과 죽자사자 싸움을 벌이는 진아역을 열연했다. 게다가 상대역은 국내 최고의 연기파 배우 중 한명인 설경구. 왠지 성공이 보일 것 같았으나, 약 40만 정도의 관객을 동원하고는 소리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이후 김태희는 파리바게트를 비롯한 CF활동에 매진하며 한동안 연기와는 괘 거리가 먼 행보를 보였다. 물론 그녀의 미모는 훌륭하기에 광고활동 만으로 그녀의 이름을 알리기엔 충분하며, 수입역시 짭짤할 것이다. 고소영과 전지현을 비롯한 선배 연기자들이 본업인 연기를 안하고도 CF로 10년 이상 우려먹을 수 있는 전철을 마련한 덕분이다.

그러나 80년생인 그녀의 나이는 이제 30세이다. 그녀의 빛나는 외모도 이제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져 나오는 신인들 앞에서 질 날이 멀지 않았다. 게다가 <과속스캔들>의 박보영, <찬란한 유산>의 한효주, <혼>의 임주은 등 그녀보다 미모는 다소 떨어질지 모르지만 무시무시한 연기력으로 다져진 후배들이 조만간 도약할 기세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그런 주위여건을 고려한 탓일까? 김태희는 마침내 오는 10월 14일부터 KBS를 통해 수목드라마로 방송될 <아이리스>에 주연으로 일찌감치 캐스팅되었다. <아이리스>는 익히 알려진대로 대한민국과 북한의 제 2차 한국전쟁을 막기 위해 활약을 펼치는 특수요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얼핏 시놉을 봐선 <쉬리>와 비슷한데, 과연 어떻게 다를지 지켜봐야 겠다.

김태희는 극중에서 이병헌과 정준호의 사랑을 동시에 받는 여인이다. 테러를 막기 위해 프로파일러로 분하는 김태희가 과연 특수부대의 지휘관으로 카리스마를 보일 수 있을까? 십중팔구 그러한 모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초입에 밝혔지만 김태희의 연기는 날이 갈수록 느는게 아니라 제자리를 지키기에도 급급한 인상을 주고 있다. 그러나 그녀의 미모와 스타성은 200억원이 소요된 블록 버스터 작품의 홍보에 큰 도움이 된다. 게다가 그녀외에 이병헌, 정준호, 김승우, 김소연, 빅뱅의 탑 등 쟁쟁한 이들이 함께 출연한다. 따라서 그녀가 연기를 별로 못해도 다른 인물들이 연기를 잘하면 충분히 공백을 메꿀 수 있다.

게다가 <아이리스>는 국내에서 드물게 TV와 극장에서 동시에 공략하는 작품이다. 따라서 TV에서 방영하면서 김태희의 분량이 어색하거나 반응이 좋지 않으면 얼마든지 빼거나 덧붙을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가 보장되어 있다. 아마 이러한 장점들이 김태희를 주연으로 캐스팅한 제작진의 의도가 아닐까 싶다.

물론 이와 별개로 볼거리와 스타들의 얼굴 보여주기에만 급급하다면 <아이리스>는 <태양을 삼켜라>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 <아이리스>는 <태양을 삼켜라>를 반면교사로 삼아, 이야기 구조에 충실하고 배우들의 연기력을 충분히 뽑아내는 형태로 가야할 것이다. 김태희는 작품의 성공여부와 상관없는 존재가 아니라, 이번 작품을 통해 자신의 연기력을 한단계 높이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

이번 작품마저 실패한다면 그녀에게 다신 이런 기회는 아마 주어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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