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꽃보다 청춘’은 무엇이 특별한가?

朱雀 2014. 8. 18.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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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이나 강조했지만, 나는 꽃보다 청춘의 스토리텔링에 대해 늘 감탄하고 있다. 우린 쉽게 눈에 보이는 것에 현혹된다. 그래서 꽃보다 청춘에서 보여주는 페루의 이국정인 풍경과 먹거리에 한눈을 팔기 쉽다.

 

 

그러나 아무리 훌륭한 경치와 산해진미라도 시청자는 직접 보거나 먹을 수 없다. 간접체험은 사실 한계가 너무나 뚜렷하다. 오늘날엔 여행관련 프로도 많고, 마음만 먹는다면 누구나 쉽게 해외여행을 떠날 수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무엇이 꽃보다 청춘을 특별하게 만드는 것일까? 3화는 와카치나에서 제작진이 야반도주하고 셋만 남은 상황에서 시작된다. 당연하지만 타지에서 홀로 남겨진 세 사람이 느낄 배신감은 이루 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분노에 불타오르는 그들과 그런 세 사람을 먼 발치에서 숨겨보는 제작진의 모습은 ‘007 작전을 방불케 한다. 덕분에 우린 와카치나를 생생하게 기억할 수 밖에 없게 된다. 그뿐인가?

 

제작진이 안의 상황을 알 수 없어서 어림짐작하는 대목에서 이적과 유희열만 나오고, 윤상만 늦게 나온 상황은 서로 싸웠나?’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 충분하다. 그러나 사실은? 윤상은 그동안 치루지 못했던 거사(?)를 이루기 위해서 화장실에 가야하는 탓에 늦게 나온 것 뿐이었다.

 

나스카 라인이 아무리 세계 불가사의라고 해도, 그걸 그냥 보여주는 것은 '볼거리'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세 사람이 이미 여행서를 통해서 나스카 라인을 보기 위해 경비행기를 타면서 멀미와 구토를 할 것이란 사실을 알고, 몹시나 긴장하는 모습은 생생히 기억에 남을 수 밖에 없다. 게다가 막상 경비행기를 타곤 어린이처럼 신나하는 모습은 하나의 작은 '반전'이 된다!

 

 

 

 

 

 

 

쿠스코까지 가기 위해 16시간이 넘는 험난한 버스행은 또 어떤가? 고산병에 걸려서 괴로워하는 윤상의 모습을 통해서 우린 ! 저곳이 고산지대구나라고 새삼 느낌과 동시에 여행에는 즐거움 뿐만 아니라 힘듬과 괴로움이 함께 한다는 '당연한' 사실을 되새기게 된다.

 

 

꽃보다 청춘은 굳이 유희열, 이적, 윤상이 버스를 타거나 물건을 사기 위해 이동할 때마다 그 과정을 소상하게 보여준다. 잘 알지도 못하는 현지 언어를 하면서 의사소통을 하고, 서로가 반응을 보이는 그 과정을 통해서 우린 세 사람이 페루에 있다는 사실을 실감케 된다.

 

 

고산병에 고생하는 윤상을 위해 커피를 사러 간 유희열이 아름다운 쿠스코의 밤거리를 보지 못하다가, 이적과 단 둘이 나와서 즐기는 그 모습은 새삼 경치보다 사람이 먼저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여행은 단순히 한 지점에서 다른 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 아니다. 유명한 문화유산과 경치를 카메라에 담겨나 맛집에 가는 단순한 경험이 아니다. 여행지에 가서 직접 체험을 하고, 아무리 작은 것이라도 현지인과 대화하고 부딪치면서 무언가를 계속해서 끊임없이 생각하고 느끼고 향유하는 과정 자체가 아닐까?

 

 

꽃보다 청춘이 대단한 것은 여행의 의미에 대해 우리에게 다시금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돈이 많다면 호텔에 머물고 일류 레스토랑에서 음식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만약 해외에 나가서 그렇게 한다면, 도대체 여행의 의미를 무엇에서 찾을 수 있겠는가?

 

 

해외에 나갔다면 그 나라의 음식도 먹어보고, 시장이나 상점에 가서 물건도 사보고, 때론 고생을 하면서 추억을 만들어나가는 게 아닐까? 여행이란 의미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아닐까? ‘꽃보다 청춘’은 특별함은 바로 그 지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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