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연애란 무엇일까? ‘연애의 발견’

朱雀 2014. 8. 2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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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에만 수십편의 드라마가 방송되는 한국의 현실에서 연애를 가지고 요즘 20~30대의 입맛에 맞는 그야말로 맞춤형드라마가 나올 수 있을까? 이 질문은 케이블 방송에선 통하기 쉬워도, 공중파에선 유효하기 어려웠다.

 

 

? 재벌 2세와 삼각을 넘어서 사각과 오각 정도의 관계가 형성되어야 하는 상황에서 처음엔 제법 의기양양하게 시작했던 드라마들도 시청자들의 구미에 맞게 갖가지 재료(?)들을 넣다가, 식상한 전개로 흘러가버리는 경우를 너무나 많이 봐온 탓이다.

 

 

연애의 발견도 아직 2화밖에 방송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단정 짓긴 매우 이르다! 그러나 2화까지 방영된 상황에서 연애의 발견은 꽤 신선하고, 요즘 세태를 상당 부분 (공중파에서 방영할 수 있는 수준까진) 그려낸 것 같다!

 

 

 

 

 

 

 

2화의 시작은 한여름이 스마트폰을 찾으러 갔다가 술 취한 바람에 우연히 옛 연인인 강태하의 집에서 자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둘 사이엔 아무런 일이 없었지만, 하필이면 그날이 생일이고, 현재 연인인 남하진이 여름에게 전화를 하고, 그녀의 집앞을 지키던 바람에 몹시나 꼬여버린다.

 

 

이 도발적인 상황에서 한여름의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녀는 우선 자신 몰래 선을 본 남하진에게 화를 내고, 그가 자신을 믿지 못한다고 여겨서 화를 낸다. 어떤 의미에서 여름의 그런 모습은 적반하장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동시에 여름의 그런 행동은 사랑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한 영리한 행동이기도 하다. 그녀는 전 애인인 강태하의 관계에서 늘 이었다! 자신이 먼저 사랑한다고 고백한 탓인지, 늘 그에게 맞춰주고 끌려다녔다.

 

 

 

 

 

고도의 밀당을 보여주는 여름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는 그녀가 '이번만큼은 실패하지 않겠다'라는 의지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탓일까? 여름은 현재 애인인 남하진이 세상에 둘도 없는 좋은 남자란 사실을 알면서도 그를 자신 맘대로 움직이기 위해 갖가지 방법을 동원한다. 친한 오빠이자 현재 남자친구과 함께 동업중인 도준호에게 밥도 먹지 않고 울고 있다고 거짓말하고, 그가 자신에게 준 선물들을 모조리 보내기도 한다.

 

 

남하진이 자신 때문에 괴로워서 술마시고 집안을 엉망진창으로 만들때쯤 짜잔나타나서 우렁각시처럼 집을 치우곤, 마치 몰래 치우고 가려다 들킨 것처럼 상황을 만드는 앙큼한 모습을 보여준다.

 

 

흔히 말하는 여름의 밀당을 보면서 시청자가 미워할 수 없는 것은 그녀의 절박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그녀는 사랑에 실패했고, 그 이유가 자신의 미숙함에 있다고 여긴다. 따라서 이번만큼은 성공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한다.

 

 

여름의 모습이 계획적이지만, 거기엔 신분상승이나 남자를 도구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하는 욕심이 깔려있기에 귀엽게(?) 봐줄 수 있다.

 

 

 

 

각자 서로의 입장에서 혼잣말하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서로 다른 남녀의 입장과 심리를 그려내기 때문이다. 그야말로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란 말을 실감할 수 있기에.

 

 

연애의 발견에서 또한 눈에 띄는 대목은 여름과 태하의 혼잣말을 그려내는 장면들이다. 두 사람의 첫 만남과 헤어짐 등을 각자의 입장에서 토로하는 장면은 각각 여성과 남성의 입장을 너무나 잘 표현해내서 집중해서 보게끔 만든다.

 

 

여름은 철저히 여성의 입장에서 자신에게 예전만큼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늘 피곤해 하는 태하게 실망을 느끼다가 결국 이별을 통보한다. 그러나 태하의 입장에선 가뜩이나 일 때문에 피곤하고, 이젠 5년 정도 만났으니 예전만큼 뜨겁진 않지만 여전히 그녀를 사랑하는 데. 자신의 마음을 몰라주는지 답답할 뿐이다.

 

 

연애의 발견에서 일방적으로 나쁜 사람은 보이질 않는다. 그저 각자의 입장과 생각이 다르고, 그 간격에서 오해가 쌓이는 남녀간의 관계를 그리고 있다. 그리고 완벽하게 정리되지 않는 남녀간의 감정을 자연스럽게 보여주는 것도 드라마의 미덕인 듯 싶다.

 

 

 

 

사랑스럽고 귀여운 정유미, 거친 남자 문정혁, 따뜻하고 매력적인 성준 등. 배우들의 훌륭한 연기는 더욱 드라마에 몰입해서 볼 수 없는 이유를 제공한다. 그야말로 멋진 대본과 배우와 연출의 만남이라고 밖엔 할 말이 없다!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가 좋다! 강태하의 옛 연인이자, 남하진의 깜찍한 현 애인인 한여름역의 정유미는 이보다 사랑스럽고 찌질할 수 없는 실제 사랑에 빠진 여성의 모습을 현실적이지만 미워할 수 없게끔 그려내고 있다.

 

 

문정혁 역시 오랜만의 TV출연임에도 불구하고 옛 연인을 잊지 못하고 그리워하는 강태하의 모습을,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여름의 현 애인인 남하진역의 성준 역시 여성들이 꿈꾸는 거의 완벽한 모습을 그려내고 있다. ‘연애의 발견이 제목처럼 요즘 시대의 연애를 잘 발견해낼지 앞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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