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우린 왜 역사를 배우는가? ‘SBS스페셜’

朱雀 2014. 8. 25.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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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에선 지난주와 이번주에 걸쳐서 유홍준 교수가 일행들과 함께 일본속 한국을 찾는 문화유산답사기를 방영했다. 이전까지 나는 최근 유홍준 교수가 일본편을 쓰고 있는 것에 대해 불만이었다.

 

 

국내도 쓸 것이 많은 데 왜 굳이 일본을 갔을까?’하고 말이다. 책을 사서 봤으면 이미 답을 알 수 있었는데, 선입견과 편견을 가지고 그저 대한 것이었다. 방송을 보면서 속으로 얼마나 부끄러웠는지 모른다.-그야말로 '무식하면 용감하다'란 말을 스스로 증명한 셈이었다-

 

 

1일본 속 한국을 걷다를 통해서, 유홍준 교수의 화려한 입담을 통해서 일본의 찬란한 문화유산이 도래인 즉. 한반도에서 건너간 고구려 유민, 백제 유민 등의 힘에 의해서 엄청난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어제 방송한 2부에선 더욱 충격적인 사실이 하나 밝혀졌다! 바로 백제 25대 무령왕이 규슈지역의 가카라시마 섬에서 태어난 사실이었다. 알고 보니 백제 개로왕이 일본에 구원병을 요청하기 위해 임신한 부인과 동생 곤지를 보냈고, 일본으로 가는 도중에 부인이 섬에서 무령왕을 출산한 것이었다!

 

 

가카라시마엔 공주시와 함께 모금해서 세운 무령왕 탄생 기념비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었다. 역사란 한곳에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소통하고 주고 받으면서 이루어진다라는 평범한 진리를 깨닫게 하기 때문이었다.

 

 

또한 수성터에서 서기 663년 일본이 백제의 요청을 받아 2만명이 넘는 병력을 보낸 이야기는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끔 했다. 우린 백제멸망을 유홍준 교수가 말한 것처럼 그저 신라가 삼한을 통일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로 기억한다.

 

 

그러나 660년 이루어진 나당연합군에 의한 수도를 점령당하지만, 그건 말 그대로 수도만 점령 당한 상태였다. 아직 지방귀족을 비롯한 여력이 남아있던 백제는 일본과 연합해서 663년 백촌강에서 나당연합군과 동아시아의 운명을 건 전쟁을 펼친다.

 

 

이 전쟁에서 백제와 일본 연합군은 패전하고 만다. 유홍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백제의 멸망은 660년이 아니라 663년이 맞는 것이다. 어제 방송을 보면서 새삼 역사는 고정되어 있는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깨달았다.

 

 

 

 

 

 

 

정유재란때 조선에선 많은 도공들이 일본으로 끌려갔다. 그들의 엄청난 자기기술은 이후 일본에 보급되어 그들이 엄청난 도자기 강대국이 되는 발판을 만들어준다. 대표적인 예로 방송에선 이삼평이 등장한다.

 

 

1616년 도공 이삼평이 이즈미야마에서 백토를 발견하고 처음으로 도자기를 만들면서 일본의 운명은 바뀌었다. 당시 도자기를 만드는 기술은 최첨단 기술이었다! 이삼평은 장인으로서 엄청난 존경과 당시 번주의 압도적인 지원을 받았다.

 

 

만약 이삼평이 조선에 계속 있었다면? 그저 천민으로 지방에서 도자기를 굽다가 이름 없는 기술자로 생을 마쳤을 것이다. 그는 비록 포로로 억울하게 고향에서 왜로 끌려왔지만, 당시 지방실력자의 아낌없는 지원에 따라 장인으로서 자신의 이상을 펼칠 수가 있었다.

 

 

그의 집념과 기술은 일본의 역사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시대로 이끌고 말았다. 조선은 당시 엄청난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그걸 전혀 활용할 줄 몰랐다. 일본은 아무런 기술이 없었지만, 조선에서 원천기술을 훔쳐서 그야말로 나라의 운명을 바꿔버리고 말았다.

 

 

이는 오늘날 우리에게 엄청난 교훈을 준다. 우리가 만약 당시 일본처럼 장인을 우대하고 그들의 이상을 펼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했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비참한 역사가 벌어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통해서 교훈을 얻지 못했고, 이후 병자호란을 겪었으며, 세계의 변화에 무지했던 탓에 결국 1905년 을사늑약을 통해서 나라를 빼앗기는 설움을 겪고야 말았다.

 

 

1화에서 유홍준 교수가 지적한 것처럼 우리 역사책엔 우리가 선진문물을 일본에 전해준 것에 대해 마치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베푸는 것처럼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런 식으로 따지면 우리도 당시 발전한 문물을 대륙에서 받은 꼴에 지나지 않는다.

 

 

문제는 그런 선진 문명을 받아들여서 어떻게 발전시키느냐?’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역사는 오늘날 우리에게 끊임없이 말하고 있다. 1부에서 유홍준 교수가 말한 것처럼 도래인의 기술은 당시 일본에게 엄청난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그런 기술을 받아들임에 있어서 망설이지 않았고, 오히려 그들을 우대하고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그런 탓에 일본은 고대국가로 진입할 수 있었고, 2부에서도 왜는 자기기술을 발전시켜서 유럽을 비롯한 해외에 수출하는 쾌거를 이룩하게 된다.

 

 

역사는 그저 과거의 기록이 아니다. 우리가 거기서 교훈을 이끌어 낸다면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우리의 미래를 발전시킬 열쇠가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아무런 교훈을 이끌어내지 못한다면 그저 죽은 지식에 불과하다.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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