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이것이 리메이크다!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朱雀 2014. 10. 13.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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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큘라 혹은 뱀파이어. 서구유럽 문화권에서 이처럼 인기 있는 소재가 또 있을까? 브램 스토커의 소설 <드라큘라>1897년 발표된 이래, 할리우드에서만 만들어진 영화는 못해도 수백편이 넘어갈 것이다.

 

 

거기에 영향을 받은 다른 나라까지 합친다면? 아마 그 숫자는 수천편은 넘어가지 않을까? <드라큘라>는 시대에 따라서 다양하게 변주되었다. 때론 피에 굶주린 악마로, 때론 사랑 때문에 모든 것을 포기한 비극적인 인물로.

 

 

이번에 우리를 찾아온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은 좀 색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왜냐하면 드라큘라 뿐만 아니라 프랑켄슈타인, 미이라 등 몬스터 영화를 찍어왔던 유니버설사의 영화이기 때문이다.

 

 

 

 

 

 

잘 알려진 대로 유니버설은 이번 영화를 시작으로 프랑켄슈타인과 미이라들이 활약하는 크로스오버 영화를 기획중이라고 하니. 벌써부터 기대된다. 이야기가 옆으로 좀 샜는데,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은 제목처럼 드라큘라의 시작을 다루고 있다.

 

 

이는 사실 할리우드에서 전통적으로 많이 써먹어온 방법이다. 인기있는 시리즈가 할 이야기가 없을 때, 기원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만들어내는 것이다. 영화속 드라큘라는 막강한 적인 투르크에 맞서서 기꺼이 괴물이 된 인물이다.

 

 

그는 자신의 나라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자신을 재물로 삼을 정도로 헌신적인 인물이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그의 그런 모습은 이미 비극을 내포하고 있다. 영화는 많은 이들이 지적하지만 이야기의 얼개에 숭숭 구멍이 빠져 있다.

 

 

그가 자신의 능력을 어떻게 알아가는 지, 왜 주변 인물들이 그에게 그런 반응을 보이는지, 왜 그를 배신하게 되는지 자세한 설명이 이뤄지지 않는다. 따라서 치밀하게 짜여진 이야기를 원하는 이들에게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 관람은 고통이 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드라큘라가 어떻게 시대에 따라 변주되는지 기대치를 엄청나게 낮추면 무척이나 볼만해진다. 괴물과 거래로 어둠의 괴물이 된 드라큘라가 투르크의 대군을 맞이해서 단신으로 적진 한복판에 뛰어들어서 전투를 벌이는 장면은 남자관객이라면 저도 모르게 손에 움찔 움찔 힘이 들어가게 만든다.

 

 

루크 에반스가 홀로 수천명의 적을 상대로 무용을 과시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삼국지>의 한 장면을 보는 착각이 들 정도였다. 그렇다고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가 전투신에만 집중한 것은 아니다.

 

 

 

 

역대 드라큘라 영화들이 그랬지만 이번 작품 역시 사랑을 매주 중요하게 여긴다. 드라큘라에게 사랑하는 부인뿐만 아니라 아들까지 있게 한 점은 이번 작품이 이전까지 드라큘라 영화들과 차별화되는 부분이 아닐까 싶다.

 

 

사랑하는 부인을 지키지 못해 복수의 화신이 된 드라큘라가, 이번 작품에선 자식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새롭게 다가온다. <드라큘라 : 전설의 시작>에선 안타깝게도 루크 에반스를 제외하면 돋보이는 등장인물이 없다.

 

 

물론 잠깐 등장하는 수수께끼의 뱀파이어가 있긴 하지만, 극중 출연시간이 너무나 작다. 드라큘라의 충실한 부하들은 너무 짧게 등장하고 누가 누군지 구분이 안갈 정도로 비중이 작다.

 

 

 

 

 

대신 루크 에반스는 풍전등화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영웅의 모습을 여러 모습을 통해 보여준다. 그는 전장에선 비정한 무사로, 아내와 아들앞에선 한없이 자애로운 인물로, 비극 앞에선 비통해하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단순한 스토리라인을 가진 영화를 활력차게 만드는 역할을 톡톡히 해낸다.

 

 

개인적으로 놀라운 점은 벌써 탄생한지 100년이 지난 드라큘라의 이야기를 이렇게 새롭게 다시 변주해내는 할리우드의 스토리텔링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라는 명제를 어떻게 돌파해야 하는지 좋은 답안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한줄평: 기대가 없으면 없을수록 재밌게 볼 수 있는 작품. 리메이크는 이렇게 하는 것이다!

 

 

별점: 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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