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선조를 진정한 왕이라 할 수 있을까? ‘징비록’

朱雀 2015. 4.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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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징비록에선 탄금대 전투의 처절한 패배를 다루었다. 신립은 결국 충주에서 왜군을 막아내지 못했고, 수도인 한양과 불과 사흘거리에 왜군이 주둔하게 된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선조는 파천, 즉 피신하겠다는 뜻을 밝힌다.

 

 

물론 당시 조선의 상황은 좋지 않았다. 극중 선조가 지적한대로 동래성을 제외한 다른 곳에선 제대로 된 항전의 의지를 보여주지 않았고, 왜군이 쳐들어온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백성은 물론 군사들까지 도망치고 말았다. 그러나 그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는가? 당시 조정에 있었고, 결국엔 선조 자신의 문제였다.

 

 

드라마속에서 선조는 왜변은 없다고 장담했고, 성을 쌓고 병사를 훈련시키는 최소한의 조치조자 하지 않았다. 그런 상황에서 류성룡이 파천을 반대하자, 오히려 화를 내면서 그의 잘못을 따지기만 한다.

 

 

자신을 버려두고 먼저 도망간 백성과 군사들을 비난한다. 허나  본인만 살겠다고 백성과 나라를 나몰라라한 인물을 과연 군주라고 할 수 있을까? 물론 선조는 파천을 하면서도 나름 의병과 관군을 지휘하고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그가 방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고, 결국 도성을 버리고 도망간 책임에선 자유로울 수 없다.

 

 

겉으론 도성수비를 말하면서 몰래 도망갈 차비를 하는 (드라마속) 선조의 모습은 가증스럽기 그지 없었다. 이런 왕을 과연 왕이라 할 수 있을까?

 

 

 

더 기가 막힌 것은 우린 역사에서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겪고도 16대 인조는 당시 명나라를 꺾고 중원의 지배자로 떠오르는 후금(청나라)를 무시했다.

 

 

덕분에 병자호란을 겪고 말았다. 임진왜란으로부터 겨우 44년만에 일이었다. 임진왜란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의 침공의지가 확고했으니 어쩔 수 없었지만, 방비를 제대로 했다면 최소한 피해는 줄일 수 있었다.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은 명나라와 청나라사이에서 외교만 잘했어도 겪지 않을 수 있는 전쟁’이란 점에서 더욱 안타깝기만 하다. 우린 역사를 알기 때문에 선조를 비난하기 쉽다. 그러나 우린 그 역사에서 산 교훈을 얻어내야만 한다.

 

 

징비록속 선조도 그렇고, 인조도 그렇고 모두 자기가 보고 싶은 진실만을 보았다. 객관적으로 상황을 이해하고, 미리 대책을 강구하지 않았다. 그리고 결과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처럼 최악의 상황을 맞이해야만 했다.

 

 

 

'백성을 사지에 버려놓고 자신만 살겠다고 도망가는 어버이가 어디 있단 말인가?'라는 드라마속 류성룡의 말은 선조에 대한 통렬한 비판이자, 시대를 뛰어넘어서 위정자들이 새겨들어야 할 말이었다. 

 

 

 

무능한 두 군주 때문에 조선의 강산은 철저히 파괴되었고, 백성들은 엄청난 고난을 당해야만 했다. 21세기 오늘날 대한민국은 어떠한가? 바로 옆나라인 중국은 엄청난 경제력과 군사력을 앞세우며 세계에 영향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일본은 점점 우경화 되면서 군사적으로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보여주고 있고, 러시아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게다가 태평양 건너 미국은 이 모든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동북아에서 자신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도록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린 과연 현재 상황을 제대로 이해하고, 미래를 준비하고 있는가? 징비록’이420년전 상황을 그리고 있음에도 우리가 드라마를 보는 가치는 단순히 재미’만을 위해서는 아닐 것이다.

 

 

우린 과연 선조처럼 어리석지 않다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을까? 오늘날 우린 훗날 역사에 어떻게 기록될까? 쉽지 않은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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