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한정호를 꿈꾸는가? ‘풍문으로 들었소’

朱雀 2015. 4. 22.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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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보면서 생각하는 드라마였지만, 18화를 보면서 새삼 많은 생각에 빠졌다. 그동안 드라마에 출연한 인물들은 조금씩 성향이 다르긴 했지만, 한정호의 삶에 관심이 많았고 부러워했다.

 

 

그런데 몇몇 등장인물들이 여기에 반기를 들었다. 우선 한송에 입사한 윤제훈. 처음 그를 봤을때만 해도 적당히 때묻은 변호사로 생각했다. 그런데 18회를 보면서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그는 대상노조건에 관심이 많았고, 무엇보다 인권변호사가 되고 싶어하는 뉘앙스를 풍겼다. 그는 (노조를 비롯한 힘없는 이들에게) 독소조항이 가득한 현 상황을 보면서 한숨을 내쉬고, 그 메카니즘을 알고 싶어했지만 그건 단순히 일을 잘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훗날을 준비하기 위한 암시를 주었다.

 

 

 

 

 

 

그러나 윤제훈은 한정호와 완전히 남이다. 이에 반해 자식인 한인상이 아버지에게 반기를 드는 부분은 무척 이채로웠다. 물론 어떤 면에서 금수저를 입에 물고 태어난 그였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반면 한인상이 아버지와 대비되는 점은 무엇보다 순수하다는 점이다. 그는 비록 서봄과 너무 열렬하게 사랑한 나머지 혼전임신에 출산까지 이어지게 만든 장본인이다. 그러나 그는 그 일에 책임지고 서봄과 혼인했다.

 

 

우리가 드라마에서 많이 본 재벌 2세 등은 단순히 불장난으로 여성들을 만나고, 그녀들이 임신이라도 하면 돈을 주고 임신중절을 시키거나 혹은 아기를 낳게 한후 입양시키는 수준등이었다.

 

 

게다가 한인상은 아버지가 한 일을 전해듣고는 노조가족들이 겪었을 고통에 대해 안타까워하고 죄스러워한다. 한정호에게 가장 떨어지는 부분은 공감능력이다. 그는 다른 사람이 겪을 아픔과 고통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한다.

 

 

 

 

 

 

반면 한인상은 그런 부분에 있어서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그가 아내 서봄과 함께 아버지에게 서서히 반기를 드는 장면은 이 드라마의 핵심이자 우리에게 시사점을 던지고 있다.

 

 

오늘날 대한민국의 많은 이들은 잘 먹고 잘 살기를 꿈꾼다. 한정호처럼 권력과 부를 모두 가지는 것은 수 많은 이들의 꿈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 꿈을 위해선 수 많은 사람들이 피해와 고통을 받아야 한다는 사실은 망각하고 있다.

 

 

한인상과 윤제훈은 그런 이들에게 숨겨진 양심이 아닐까? 어쩌면 한인상과 윤제훈도 시간이 더 지나가면 세상의 때가 묻어서 처음 의도와 달리 한정호와 비슷한 인물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조금이라도 나아지기 위해 몸부림을 친 그들이라면, 조금이나마 나은 어른이 되고, 그들이 만들어가는 세상은 지금보다 조금이나마 나은 세상이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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