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영화이야기

실패한 생명연장의 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

朱雀 2015. 7. 3. 2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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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미네이터’가 개봉한지 약 30년 만에, ‘터미네이터 2’가 개봉한지  25년만에 5편 격인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이하 ‘제니시스’)가 드디어 지난 7월 2일 개봉했다! 원조 사라 코너인 린다 해밀턴이 60세를 바라보고, 아놀드 슈왈제너거가 70세를 바라보는 상황에서 이번 영화의 개봉은 여러가지 생각을 들게 한다.



어찌보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린다 해밀턴은 이제 더 이상 출연할 수 없다. 그래서 이번에 새롭게 사라 코너역에 미드 ‘왕좌의 게임’에서 용엄마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대너리스역의 에밀리아 클라크가 새롭게 선택되고, 카일 리스와 존 코너역에도 각각 제이 코트니와 제이슨 클락이 캐스팅되었다.








많은 이들이 동의하겠지만 ‘터미네티어’ 시리즈는 1편과 2편에서 각각 기념비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다. 각각 개봉년도인 1984년과 1991년을 생각해보면, 미래에서 온 로봇이 인류 구원자의 어머니를 제거하려고 하고, 이를 또 다른 인물이 막는다는 설정은 매우 신선했다.



특히 2편에서 새롭게 업그레이드된 액체 로봇인 T1000의 등장은 관객들에게 충격을 주기에 충분했다! 그에 반해 이번에 새로 개봉한 ‘제니시스’는 어떠한가? 영화는 이전편을 보지 않은 이들과 모두 본 이들을 고려해서 최대한 친절하게 내용을 서술한다.



덕분에 우린 1984년에 존 코너의 명령에 따라 그의 어머니 사라 코너를 터미네이터로부터 구하기 위해 온 카일 리스의 활약과 또한 그를 제거하기에 온 T1000의 모습을 통해 1편과 2편의 내용을 복습학습하게 된다. 영화는 나름 영리한 선택을 하고 있다.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상징인 아놀드 옹을 포기할 수 없기에, ‘터미네이터의 생체조직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노화한다’는 설정을 더한다. 덕분에 우린 서서히 늙어가는 아놀드옹의 모습을 별 다른 거부감없이 볼 수 있게 된다. 그뿐인가?



사라 코너를 제거하기 위해 온 T101이 T800과 벌이는 대결은 그 자체로 추억과 더불어 시리즈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어 오르게 만든다! 그러나 영화의 기대치는 딱 거기까지다! 그 이후 영화는 내리막길로 떨어진다. 물론 영화자체는 충분히 볼거리를 제공한다.



1984년에 나타난 카일 리스를 제거하기 위해 달려온 T1000의 모습은 발전된 CG만큼이나 자연스럽다. 거기에 이병헌의 등장은 한국 관객의 입장에선 나름 반가(?)울 수 있다. 그러나 구형 터미네이터인 T800과 T1000의 활약상은 이전과 똑같다.



1편과 2편을 본 이들이라면 그들의 격투신이 이전 시리즈와 비슷함을 눈치챌 것이다. 게다가 존 코너까지 등장시키기 위해 ‘평행우주론’을 등장시키는 부분에선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영화를 본 관객은 그래서 이게 ‘리부트’인지 뭔지 헷갈리게 된다.



이번 ‘제니시스’는 새로운 시리즈의 첫번째다. 그런 탓인지 이전 시리즈인 1편과 2편과 연결점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그리고 미래전쟁과 스카이넷 그리고 존 코너의 관계를 최대한 정성껏 묘사해내 이전 시리즈에서 채우지 못한 부분을 메꾸고자 애쓴다.



그러나 70세를 바라보는 아놀드 옹만큼이나 영화의 힘은 약하다. ‘제니시스’의 가장 큰 문제점은 ‘새로운 것’이 없다는 사실이다. 물론 터미네이터들끼리의 격투신과 물량을 아까지 않은 액션신은 나름 볼만하다. 그러나 이를 관통하는 이야기는 허약하기 짝이 없다. 왜? 다른 블록 버스터 영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여전히 ‘기계 vs 인간’의 대립구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으며, 왜 그들이 그토록 대립할 수 밖에 없는지 이유를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미래의 변화 때문에 발생한 과거의 변화 역시 충분히 설득력 있는 설명을 하고 있지 못하다.



아마도 이후 시리즈에서 설명하겠지만, 그렇게 봐도 여전히 영화 자체의 매력은 한없이 떨어진다. 만약 이전의 1편과 2편을 보지 못했다면 이번 ‘제니시스’는 나름 볼만할 것이다. 그러나 이전 시리즈의 팬이라면 ‘제니시스’는 꽤 실망스러울 수 밖에 없다.



생명연장의 꿈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그 꿈에 실패한 것 같다. 관객의 입장에선 ‘왜 이 영화를 봐야 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제대로 주고 있지 못해서다. SF영화의 신기원을 기록한 이전 1, 2편과 달리 이번 작품은 어떻게든 시리즈를 만들기 위한 억지춘향격 몸부림으로 밖엔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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