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TV비평

꽁냥꽁냥과 오글오글의 맛! ‘오 나의 귀신님’

朱雀 2015. 8. 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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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까지 진행된 ‘오 나의 귀신님’을 보면서, 심각하게 ‘이 드라마의 매력이 뭘까?’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무엇때문에 케이블 드라마로는 드물게 무려 5%대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걸까? 박보영과 조정석의 케미? 귀신이 등장하는 삼각로맨스?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 로코와 미스테리의 절묘한 만남? 아마 이유를 들자면 한도끝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중에서도 가장 유력한 것을 들자면 바로 ‘꽁냥꽁냥과 오글오글’이 아닐까 싶다! 그렇다! ‘오 나의 귀신님’에서 우리의 시선을 가장 잡아끄는 것은 박보영과 조정석의 연인 연기다!







박보영이 연기한 나봉선이란 캐릭터는 매우 착하지만 동시에 여린 인물이다. 어린 시절부터 귀신을 봐온 탓에 밤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서 꾸벅꾸벅 졸기 일쑤고, 너무나 착한탓에 도리어 주변 사람들의 반감(?)을 자아내는 인물이다.




그런데 그런 그녀에게 처녀귀신 신순애가 빙의하면서 반전이 일어난다! 조정석이 처녀귀신의 한을 풀 수 있는 양기남이란 사실을 알게 된 이후 그녀는 ‘한번만’이란 19금 대사를 수시로 날린다! 이런 그녀의 모습은 박보영의 엄청난 동안과 작은 체구때문에 더욱 우리를 난감하게 만든다.



남자인 강선우가 처음엔 놀라서 거부(?)하다가 서서히 나봉선의 매력에 빠져서 결국 거사(?)를 치루려 하는데, 이젠 강선우를 너무나 사랑하게 되어서 좀 더 이승에 있고자 거부하는 나봉선의 모습에선 우리에게 웃음과 더불어 묘한 쾌감(?)을 준다-한밤중에 팔굽혀펴기를 하면서 자신의 마음을 다스리는 강선우의 모습은 또 어떠했는가?-.



‘오 나의 귀신님’에서 보여주는 두 사람의 사랑은 매우 구식이다! 두 사람은 둘만 있으면 마치 어린이가 된 것처럼 행동한다. 서로 바라보기만 해도 웃고 행복해한다. 마치 80년대 드라마 주인공들처럼 서로 바래다주기를 반복하는-하지만 서로 집이 바로 앞이란 점은 함정- 모습이나, 직장에서 서로 티를 내지 않고 몰래몰래 좋아하는 모습은 시청자 모두에게 ‘아빠미소’를 짓게 만든다.







연애를 하지 않고 있는 이들에게 조정석과 박보영의 모습은 사랑의 짜릿함을 일깨워주며, 이미 연애하는 이들에겐 연애 초기의 감정을 떠올리게 만든다. 괜히 핑계를 대고 둘이서 장을 보러가는데, 영락없는 데이트 모습이라던지, 나봉선이 버스킹을 하는 이를 보고 ‘멋있다’라고 하자, 질투가 나서 집에 돌아오자마자 기타를 들고 노래하는 강선우의 모습은 유치하지만 누구나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사랑은 질투를 먹고 자라지 않는가? 행여 (주변에) 들킬까봐 전전긍긍하는 두 사람의 모습은 어떤가? 사실 요즘엔 길거리에서 서로 포옹하고 키스하는 연인들의 모습을 너무나 쉽게 볼 수 있다. 주변의 시선을 아랑곳하지 않는 이들이 넘쳐나는 가운데 오히려 드라마속 주인공들의 모습은 시대를 역행하는 느낌이랄까?



그런데 묘하게도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은 매우 매력적이다! 구식사랑의 모습이 흔하지 않기에 더욱 아름다워 보이는 걸까? 사랑이 깊어진 나머지 자신에게 신순애가 빙의했다는 사실을 밝히고 도망간 나봉선과 그런 사실때문에 충격을 먹은 강선우는 고민에 빠질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13~14화의 내용은 전반적으로 무거웠다.






그럼에도 14화에서 두 사람이 화해하자 특유의 꽁냥꽁냥과 오글거림이 살아났다. 용서하지 않았다면서 놀랐다면서 나봉선을 안는 강선우, 강선우가 귀신이 빙의하지 않았던 적이 언제였냐면서 추억들을 하나하나 되새기다가 자신이었던게 나오자 ‘저에요 저’라고 외치는 나봉선의 모습은 꽁냥꽁냥 그 자체였다!



‘너무 보고 싶었다’라든가 ‘멋있어요’라는 말을 날리는 나봉선의 모습이나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강선우의 모습은 정말이지 오글거림의 결정체다! 우리가 로코를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서두에 밝힌 것처럼 여러 가지를 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린 결국 행복한 두 연인의 모습을 보고 싶은 게 아닐까? 서로 꽁냥꽁냥하고 시청자를 한순간에 오징어로 만드는 오글거리는 멘트와 행동을 하는. 그런 모습을 말이다. 일주일에만 수십편이나 하는 드라마들 사이에서, 사랑이야기가 판치는 곳에서 시청자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는 오글오글과 꽁냥꽁냥을 보여준 ‘오 나의 귀신님’의 완성도도 완성도지만, 박보영과 조정석의 자연스러운 연인연기는 그야말로 두 엄지를 척 들어줄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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