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홈시어터도 4K다! ‘엡손 EH-LS10000’

한동안 홈시어터 프로젝터엔 관심을 놓고 살아왔다. 그러다가 DVDPRIME에서 엡손 LS10000 시연회가 열린다기에 신청했고, 당첨되어 오랜만에 눈호강을 할 기회가 생다. 지난 25일 오후 6시에 맞춰서 간 삼성역 근처 마리아 칼라스홀은 이름처럼 음악을 감상하기에 좋은 곳으로 보여졌다.

비록 어두워서 자세한 내부는 들여다볼 수 없었지만, 스피커의 배치와 흡음과 반사 등을 위한 장치와 부채꼴의 구조등이 범상치 않게 다가왔다. 시작은 엡손 관계자의 간단한 설명이 있었다. 엡손 LS10000의 특징은 크게 세가지 였다. 우선 레이저 광원을 채택했다는 점. 

레이저 광원을 채택한 탓에 높은 미국 할리우드 메이져 스튜디오 7개사가 정한 DCI를 넘어서는 넓은 색영역표현력과 115%의 반사효율 그리고 90%의 개구율을 가진다고. 게다가 100시간마다 자동적으로 화이트밸런스를 맞춰준다는 것도 꽤 흥미로운 부분이었다.

두번째는 완벽한 블랙의 재현이었다. 레이저 광원을 사용한 탓에 블랙의 경우엔 아예 빛을 꺼버린다고. 프로젝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은 갸우뚱할지 모르겠지만, 이건 매우 획기적인 상황이다! 영상에서 제일 표현하기 어려운 것이 블랙이기 때문이다. 현존하는 대다수의 디스플레이는 ‘리얼 블랙’을 완벽하게 표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번째는 4K Enhancement입니다. 1080p패널로 4K 해상도를 구현하는 기술이란다. 

1,500 안시루멘이란 스펙을 보고 '너무 어두운 거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분이 있을지 모르겠다. 물론 업무용은 1만안시를 넘어가는 제품도 있지만, 이건 영화를 보기 위한 홈시어터 프로젝터다. 따라서 단순히 밝기가 높은 것이 아니라, 영상의 모든 요소가 어우러져서 '좋은 영상'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 면에서 보면 1,500 안시루멘도 상당히 밝은 편이다.

백문이불여일견! 엡손관계자의 설명이 끝난 후 GLV 김한규 대표가 블루레이와 4K 샘플영상을 보여주면서 설명이 이어나갔다.

블루레이는 ‘007 카지노로얄’과 ‘어벤져스’를 먼저 봤다. 특히 ‘어벤져스’의 경우엔 극장에서 이미 본 작품임에도 전혀 다른 영화를 보는 기분이었다. 배우의 얼굴이 비추면 솜털하나하나까지 디테일하게 표현해내고, 헐크가 치타우리족을 상대하기 위해 빌딩숲을 자유롭게 뛰어다니는 장면등은 정말 인상깊었다.

‘007 카지노로얄’의 경우에도 바다 물빛을 투명하게 표현해내고, 다니엘 크레이그와 에바 그린의 눈동자 색깔까지 잡아내는 표현력은 그저 놀라울 뿐이었다. 가능하다면, 몇 시간이고 이 시설로 영화나 보고 싶을 정도로 환상적이었다!

놀라움은 4K를 보면서 더했다. 블루레이도 놀라웠지만 그야말로 압도적인 해상도의 4K 샘플영상은 그 옛날 HD영상을 처음 봤을때의 전율과 맞먹을 정도였다. 화려한 색깔의 깃털을 가진 새들의 모습을 하나씩 표현해내고, 검은색과 흰색 드레스를 입은 두 여성이 함께 등장해서 블랙과 화이트까지의 표현력을 단번에 잡아내는 장면등은 매우 인상깊었다.

많이 아는 편이 아니기 때문에 함부로 단언하긴 어렵지만, 엡손 LS10000의 블랙 표현력은 그 옛날 3관식 프로젝터인 바코 씨네9과 맞먹는 듯 싶다. 예전  3LCD방식과 DLP방식의 프로젝터들도 장점은 많았지만 ‘리얼 블랙’의 표현엔 한계가 있었는데, 엡손 LS10000은 정말 거의 완벽할 정도로 블랙을 표현해서 무척이나 놀라웠다.

게다가 4K Enhancement은 ‘에이. 설마 4K를 표현해봐야 어느 정도 겠어?’라고 했는데, 예상을 넘어서는 놀라움이었다. 나중에 리얼 4K 프로젝터들이 어떻게 영상을 표현하는지 무척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엡손 EH-LS1000의 앞면과 뒷면

더 많은 영상 소스를 볼 수 없어서 무척이나 아쉬웠지만, 개인적으로 무척 즐겁고 재밌는 시간이었다. 현재 홈시어터 프로젝터가 얼마나 발전되었고, 4K 영상엔 얼마나 대응하는 지 알 수 있는. 4K 시대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