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7번째라도 괜찮아! ‘슈퍼스타K 7’

朱雀 2015. 9. 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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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이번 ‘슈퍼스타K 7’에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왜냐하면 오디션 서바이벌이 주는 긴장감에 질린 탓이었다. 시즌마다 경험하다보니 ‘내가 왜 내 시간 들여서 쓸데없는 긴장감과 스트레스를 받아야 하나?’라는 생각에 오디션 관련 프로는 꽤 오랫동안 시청하지 않았다.



‘슈퍼스타K’의 경우엔 시즌 2와 3를 보곤 그만두었다. 존박과 허각의 대결, 울랄라세션과 버스커 버스커의 격돌 등등. 시즌 2와 3에선 명장면과 명승부들이 많이 나왔다. 3가 너무나 절정이었던 탓일까? 시즌 4에선 아무래도 관심이 시들해질 수 밖에 없었다.




슈스케가 아니라면 많은 이들은 나이와 외모 등의 이유로 아예 방송에서 노래를 부를 기회조차 얻지 못했을 것이다. 실력이 있어도 이를 내보일 기회조차 없다고 상상해보라! 이 얼마나 잔인하고 끔찍한 일인가?




그러다가 우연히 여자친구가 ‘슈퍼스타K 7’에 관심을 가지길래, 함께 대화를 하기위해 보게 되었다. 그리고 다시금 되돌아보게 되었다. 물론 ‘슈퍼스타K 7’에서 실망한 부분도 있다. 많은 이들이 지적하지만 길민세의 방송분량은 화제성을 고려해도 분명히 지나칠 정도로 길었다.



그러나 ‘슈퍼스타K 7’가 방송되는 엠넷은 케이블 방송이자 상업방송이다. 거기에 공중파와 공영방송에 준하는 요구를 하는 것은 어찌보면 전제가 잘못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시청자는 시청자로서 방송프로에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 그런 식의 상호작용은 분명히 의미가 있다.



‘슈퍼스타 K 7’을 보면서 윤종신이 말한 것처럼 ‘과연 이 정도의 실력자가 나올까?’란 생각을 매번 했다. 그런데 매 시즌마다 뛰어난 실력을 지닌 참가자들이 나오는 것을 보면서 ‘실력자들이 이렇게나 많구나!’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






그건 역으로 말하자면 그만한 실력자들에게 기회가 없다는 말과도 같다!  오늘날 가요계는 아이돌이 절대다수를 포진하고 있다. 아이돌은 아이돌로 데뷔하고 싶어서 데뷔하는 게 아니다. 기획사들은 최대한의 리스크를 줄이고 성공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여러명이 팀이 이루는 아이돌을 선호한다. 자의든 타의든 가수가 되고 싶은 이들은 그런 기획사의 요구와 필요에 부응할 수 밖에 없다.



그나마 아이돌로 기회를 잡는 이들은 행복한 편이다. 절대다수의 지망생들은 그런 기준요건에 부합되지 못해서 ‘데뷔’의 기회조차 얻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아이유와 성시경처럼 솔로가수는 아마도 천연기념물에 비교될 정도로 점점 보기 힘들어질 것이다-지금도 그렇지만-



‘슈퍼스타 K 7’의 컨텐트는 누가 뭐라해도 결국 실력을 가진 쟁쟁한 지원자들이다. 그들의 사연은 절절하게 우리의 심장을 파고든다. 소심한 자신의 성격을 고치기 위해, 어려운 가정형편 때문에 꿈을 포기한 이들이 ‘슈퍼스타 K 7’의 문을 두드린다.



가수로서 성공 싶어하는 그들의 모습은 찬란하게 빛난다! 그들에게 기회가 부여되는 것만으로도 ‘슈퍼스타 K 7’의 가치는 충분한 게 아닐까? 오늘날 우리사회에선 ‘개천에서 용난다’라는 말 자체가 사라져 버렸다. ‘슈퍼스타 K’는 오디션 프로답게 실력으로 모든 난관을 이겨내고 우승자를 탄생시킨다.



그런 포맷은 아무래도 시청자들에게 감동적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다. 허각이 우승했을때, 울랄라세션이 우승을 차지했을때 우리가 느낀 것은 감동 그 자체였다! 그들의 인생역전에 바로 감정이입이 되었기 때문이다. ‘슈퍼스타 K’는 오디션 프로의 새 장을 열었고, 그것은 공중파로 전염되었다.



그러나 보라! 현재 공중파에 남아있는 오디션 프로가 몇 개나 되는가? ‘K팝스타’과 ‘톱밴드’정도다. 게다가 ‘톱밴드’는 애초에 밴드를 위한 서바이벌이기 때문에 조금 성격이 남다르다. 그렇다면 남는 건 ‘K팝스타’정도다.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성공하고 싶어하는 이들의 숫자에 비하면 그 관문이 너무나 적다. 절대적으로!



슈스케가 아니라면 디아 프램튼을, 지영훈을, 클라라 홍을 우리가 방송에서 볼 수 있었을까? 그들의 절절한 사연을 알 기회가 있었을까? 슈스케는 분명히 시청자들이 지적할 수 밖에 없는 단점들이 있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기회'를, 또 다른 누군가에겐 '두번째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는 충분하지 않을까? 게다가 아이돌 위주의 비슷비슷한 음악이 주류를 이루는 대중음악계에 신선함을 제공하지 않는가? 슈스케는 적지 않은 유의미함을 분명히 갖추고 있다. 




‘슈퍼스타K 7’는 벌써 7번째로 도전자들에게 ‘기회의 장’이 되고 있다. 그 자체로 충분히 가치가 있는 게 아닐까? 또한 실력있는 참가자들을 향해 극찬을 하는 심사위원들의 모습도 나름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인간의 자존감은 다른 이에게 인정을 받을 때 생겨나고 자라나는 법이다.



사뭇 긴장된 모습의 참가자들이 심사위원의 한마디에 귀를 기울이고, 평가를 받으면서 행복하는 모습은 진심으로 기뻤다. 그들에게 현역 가수와 작곡가의 말은 큰 힘이자, 앞으로 삶을 살아가는데 원동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정도로도 ‘슈퍼스타K 7’의 존재가치는 충분한 게 아닐까? 앞서 말했지만 ‘슈퍼스타K 7’ 분명히 한계가 존재하고 태생적으로 어쩔 수 없는 약점이 존재한다.



그러나 누군가에게 ‘기회’를 제공하고, 또 누군가에겐 ‘두번째 기회’를 준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본다. 게다가 꼭 우승자가 아니더라도 방송을 타고 화제가 되어 발탁의 기회가 되거나, 가수로서 활동할 기회를 얻는 경우가 이제 거의 정례화 되었다. 그뿐인가? 허각과 존박을 비롯한 슈스케 출신은 가수로서, 연예인으로서 확고하게 뿌리를 내리고 있다.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엔딩'와 '여수밤바다'라는 명곡이 슈스케가 아니라면 탄생할 수 있었을까?



필자는 그래서 ‘슈퍼스타 K 7’를 응원한다. 한명이라도 더 가수로서 꿈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얻기를 바라면서. 그들이 한명이라도 소중한 꿈을 이루고, 더 많은 이들이 희망을 갖을 수 있는 세상이 되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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