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우리는 죽음을 준비한다?! ‘두번째 스무살’

朱雀 2015. 9. 6. 13:18
728x90
반응형

이전에도 밝혔지만 ‘두번째 스무살’에 대해선 별로 큰 기대가 없었다. 아니 기대자체가 없었다는 게 정확한 말이겠다, 그런데 한번 보고나니 뒤가 궁금하고, 이번주 방영한 4화까지 보니 기분이 제법 묘해졌다. 우선 ‘두번째 스무살’은 밝고 경쾌하다.



그러면서도 대책없이 밝고 경쾌하지만 않다. 대학에서 스무살 청춘들의 고민과 아픔을 나름 충격적으로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주인공 하노라에게 집중해보자! 그러나 그녀는 ‘6개월 시한부’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게 된다.



양로원에 봉사차 찾아갔다가 우연히 차현석의 라디오 출연방송을 들으면서 자신의 인생을 반추하게 된다. 그녀는 고등학생 시절 지금의 남편 김우철을 만나 임신하고 어린 나이에 독일로 떠나게 된다. 어떤 의미에서 그녀는 행복한 편이라 할 수 있다.








아직 스무살도 안된 청춘들이 덜컥 아기를 가진 상황에선 경제적 능력이 없는 탓에 제대로 키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어린 나이에 얼마나 무섭겠는가? 특별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김우철의 집안이 괜찮았던 탓인지, 그는 자신의 행동에 어떻게든 책임을 지었다. 바로 독일유학길에 함께 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어린 하노라에게 말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아기를 낳고 키우는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샌가 그녀는 ‘자신’은 잃어버린 채 김우철의 아내로, 김민수의 엄마로서만 살아왔다. 거기에 ‘하노라’라는 자신은 존재하지 않았다.



그녀는 댄스동아리에 찾아와서 우연히 만난 나순남에게 ‘대학에 갔다면 무용과에 갔을’거라며 바운스 댄스동아리에 가입하고 싶어한다. 물론 나순남은 그녀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지만, 언젠가 그녀가 동아리 소개때 파란을 일으킨 장본인이란 사실을 알게 되면? 아마도 생각을 바꿀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노라는 차현석의 말대로 자서전을 쓰고, 버켓리스트를 작성하면서 남은 시간을 알차게 살아가기로 한다. 이는 나중에 그녀가 ‘오진’이란 사실을 알게 되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다-물론 자신의 남은 삶이 길다는 사실에 기뻐하긴 하지만-.



당연한 말이지만 모든 인간은 죽는다. 시니컬하게 표현하자면 우리는 태어나는 순간부터 죽음을 향한 질주를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비관적으로 본다면? 우리가 사는 하루하루는 무의미해진다. 왜? 우리가 죽는 순간 모든 것이 끝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개개인의 삶은 무의미한 것일까? 하노라의 말처럼 죽음을 걱정하면서 걱정으로만 하루하루를 살아간다면? 그건 우울하기 그지없는 하루하루의 연속이자 과거가 될 것이다. 그러나 매 순간 순간을 즐겁고 기쁘고 행복하게 살아간다면? 그것들은 행복한 기억이자 추억이 되어 남을 것이다.






인간은 보통 100년을 살아도 오래 산 것이라 여겨진다. 아직 스무살도 안된 이에게 ‘백살까지 살겠다’라는 덕담이 되겠지만, 이제 80살을 넘긴 노인에게는 그보다 더한 저주는 없을 것이다. 그만큼 생의 시간은 상대적일 수 밖에 없다. 



‘웰다잉’을 준비하기 위해선 우리에게 펼쳐지는 하루하루가 소중한 순간이란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어떤 추억으로 채울지 고민할 때 우리의 삶은 보다 아름다워지지 않을까? 고작 드라마 한편을 보면서 이런 생각을 하게 되다니. ‘두번째 스무살’ 제작진의 연출이 그저 인상깊은 대목이다.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