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TV비평

예능이 청춘을 위로하는 시대! ‘런닝맨’

朱雀 2015. 9. 8.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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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일 방송된 ‘런닝맨’을 보면서 뭔가 씁쓸한 미소를 짓게 되었다. 이번 ‘런닝맨’은 ‘뷰티풀 청춘’이란 제목아래 런닝맨 멤버들이 대학생들을 응원하는 특집으로 진행되었다. 런닝맨 멤버들은 편의점과 까페 알바하는 청춘들을 돕기 위해 변장을 하고 함께 알바를 하고, 함께 게임을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특히 멤버들이 서울의 주요 대학을 돌아다니면서 각각 약 16명의 멤버를 모으고, 그들과 함께 최종미션인 줄다리기를 하는 장면은 무척이나 인상적이었다. 원래 최종 미션은 초대형 원통 막대를 두팀이 각각 움직여서 먼저 한바퀴를 돌린 팀이 이기는 형식을 취했다.



그런데 참여한 이들의 힘이 너무 센 나머지 강철봉이 휘어지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고 말았다. 결국 최종 미션은 어쩔 수 없이 전통적인(?) 줄다리기로 바뀌었다. 런닝맨 문과대와 이과대로 나뉜 두 팀은 최선을 다했고, 결국 승자와 패자가 갈리고 말았다.






이긴 이과대팀에겐 ‘청춘지원금’이란 (아마도 작은 액수 혹은 그에 상응하는 뭔가가) 참여한 대학생들에게 전달되었다. 진 팀인 문과대팀에 속한 유재석과 송지효와 개리등의 멤버들은 함께 한 대학생들을 격려했고, 특히나 유재석은 ‘걱정하지만! 내가 두배로 줄께’라고 말하며 새삼 그의 훈훈한 마음을 알게 해주었다.



돌이켜보면 ‘런닝맨’이 대학생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진행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었다. 아마도 예전에도 그랬겠지만 대학생들은 같이 게임을 하면서 즐겁고 유쾌했을 것이고, 많지 않지만 청춘지원금을 받아서 든든했을 것이다.



‘런닝맨’에서도 언급했지만 오늘날 대학생들은 편의점과 까페를 비롯한 여러 알바를 전전하고 있다. 그들이 알바를 하는 이유는 거의 등록금 때문이다. 그러나 알바를 해서 (천문학적인 액수의) 등록금을 벌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상당수 대학생들은 졸업과 함께 거의 천만원 이상의 학자금 대출을 안고 시작한다.







4년 대학생활 끝에 남는 거라곤 힘들게 알바한 기억과 어렵게 공부하고, 거기다 빚까지 안고 사회로 떠밀리듯이 나와야 하는 대학생들의 생활은 너무나 안쓰럽고 안타까울 따름이다. 지금은 호랑이 담배피던 시절 이야기가 되었지만, 90년대만 해도 대학생들이 알바를 하는 이유는 자신의 용돈벌이나 여행을 가기 위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등록금을 벌기 위해서 알바를 하는 것은 비교적 소수의 이야기였다. 그러나 오늘날 팔자좋게(?) 여행을 가기 위해 알바를 하는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분명히 20세기엔 꿈도 꿀 수 없던 스마트폰을 비롯한 첨단 기기들이 일상화되고, 세월이 흐른만큼 사람이 살기 좋아져야 하건만, 왠지 시간이 역행(?)한 듯한 느낌마저 든다.



대학생은 원대한 꿈과 이상을 갖고, 사회에 대해 도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들은 기성세대들이 이룩한 것들에 대해 도전하고 때론 실패하면서. 배우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고 펼칠 수 있도록, 어른들이 사회가 만들어줘야만 한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앞서 말한대로 대학생들은 12년간의 공부도 부족해서, 4년을 다시 취업을 위해 학점관리와 알바를 전전해야 한다. 그들에게 꿈과 이상을 말하는 것은 사치 아닌 사치가 되어버렸다. 9급 공무원과 대기업 입사가 대학졸업생의 목표가 된 사회를 과연 건강한 사회라고 할 수 있을까?



이번 ‘런닝맨’에선 최종 미션을 진행하다가 청춘들의 힘에 의해 강철봉이 휘어지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청춘은 이토록 많은 가능성을 지니고 있건만, 우리 사회는 그런 청춘들이 자신의 꿈과 이상을 펼칠 수 있는 ‘장’을 전혀 만들지 못하고 있다.



‘런닝맨’은 비록 예능프로지만, 그런 청춘들이 잠시나마고 웃고 함께 게임을 즐기면서 현실의 어려움과 고통을 잊을 수 있도록 해주었다. 그야말로 예능이 할 수 있는 최선의 최선을 다했다. 청춘이 꿈꾸고 실현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은 어른들의 몫이다. 



기성세대들이 꿈은 커녕 제대로 된 위로조차 해주지 못하는 세상에서 ‘런닝맨’이 보여준 모습은 진실로 아름답고도 서글픈 대목이었다. 예능 프로만이 우리 청춘들이 위로와 격려를 하고 있다니. 참으로 부끄럽고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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