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를 말하다

마니아의 취미를 인정할 수 있을까? ‘겟잇기어’

朱雀 2015. 9. 11.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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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우연히 ‘겟잇기어’를 보면서 많은 생각에 휩싸이게 되었다. XTM에서 매주 수요일에 방송하고 있는 ‘겟잇기어’는 어른남자들의 장난감 혹은 취미생활에 대한 이야기다. 지난 9일 방송에선 ‘오토캠핑’편이 방송되었다. 모두들 알고 있는 이야기지만 오토캠핑은 돈이 많이 깨지는 취미다.



아니나다를까? 방송을 보다보니 2천만원의 마이너스 통장을 시작으로, 오토캠핑에만 1억 5천만을 투자했고, 캐러밴을 사는데 1억원이 넘게 들었다는 사연등이 소개되었다. 취미라고 하지만 ‘정말 대단하다’라는 생각이 저절로 들 지경이었다.




그러나 ‘겟잇기어’는 단순히 오토캠핑에 대해 ‘돈 많이 드는 취미’나 단순히 호화 캠핑 장비에만 집중하진 않았다. 약 100만원대의 저렴한 구성보타 1억원대의 호화구성까지 다양한 오토캠핑의 세계를 보여주었다. 당연하지만 취미는 자기만족이다.







게다가 자신이 좋아서 (자신의) 돈과 시간을 들여서 취미생활을 하는 데, 누군가가 자신의 잣대로 함부로 판단하는 것은 옳지 못한 일이라 생각한다. 오늘날 도시인들은 자연에서 멀리 떨어져서 회색빛 도시에서 숨막히고 틀에 박힌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도시를 벗어나서 자연속에서 편안함을 즐기는 오토캠핑은 많은 이들에게 지지와 각광을 받을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게다가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즐기는 모습은 충분히 매력적이었다. 랜턴 하나 코펠 하나를 모으는 재미는 분명히 쏠쏠해보였다.



그러나 누군가에겐 분명히 이건 ‘사치성 취미’로 보일 수도 있다. 필자는 오래전에 홈시어터에 매료되어서 천만원이 넘는 돈을 써본 적이 있다. 당시 받던 월급의 절반이상을 쓴 셈이다. 좀더 나은 화질과 음질을 보고 싶은 욕심에서였다.





약 100만원대부터 약 1억원까지 각자 나름의 여유에 따라 이유에 따라 즐기는 오토캠핑 마니아들은 실로 멋지기 그지없었다. 값비싼 장비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 자신의 방법으로 즐기면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그들의 모습은 '취미생활이란 이런 게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지게 했다. 




그러나 누구나 무엇을 좋아하게 되면 시간과 노력과 돈을 소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우리 사회는 남의 취미생활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으로 보는 경향이 있다. 일본에서 쓰던 오타쿠가 변형된 ‘오덕’이란 단어는 그런 우리 사회의 인식을 볼 수 있는 좋은 증거가 되지 않을까?



그러나 캠핑 마니아들도 그렇지만, 만나보면 보통 사람들과 똑같다. 그들은 누군가의 남편이고 자상한 아빠이다. 그들은 자신의 시간과 돈을 쪼개서 취미생활에 투자하고 있다. 게다가 방송에서 어린 아들을 위해 손수 1주일간 차를 개조해서 캠핑카를 만든 아버지의 정성은 그야말로 멋지기 그지없었다.




모두 멋졌지만 특히나 어린 아들과 함께 캠핑을 가기 위해 무려 1주일간 차를 개조한 한 아버지의 모습은 그 자체로 너무나 보기 좋았다. '취미와 가족'의 이상적인 만남이랄까?




가족들과 소중한 시간을 보낼 뿐만 아니라, 때때로 혼자 나와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내일의 에너지를 충전하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 물론 취미생활이 더욱 멋지기 위해선 너무 많은 시간과 돈을 소비하지 않도록 절제하는 미덕도 필요하고, 가족과 충분한 상의하에 이해하는 선에서 해야만 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겟잇기어’ 13화는 1시간 남짓한 분량에서 ‘오토캠핑’에 대해 잘 모르는 일반인들이 유용한 팁을 얻음과 동시에 취미생활에 대해 많은 생각꺼리를 던져주었다고 본다. ‘오토캠핑’을 단순히 미화하기 보다는, ‘이런 취미가 존재하고, 이런 장점이 존재하지만, 시행착오를 줄이기 위해선 이런 식의 팁이 있다’는 식으로 짧은 분량안에 최대한의 이야기를 담기 위해 노력한 것 같다.



오토캠핑을 혼자만의 만족이 아니라, 가족과의 추억을 함께 쌓아가는 취미생활로 업그레이드 하고자 노력하는 남자들의 모습이 돋보인 방송분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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