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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이어팟은 훌륭한 번들 이어폰이었다! 'feat. 플레뉴 D'

朱雀 2015. 12. 2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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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디오 바사를 플레뉴(PLENUE) D에 연결해서 행복한 시간들을 보내면서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떠올랐다. ‘다른 이어폰의 성능은 어떨까?’라고. 맘 같아선 슈어를 비롯한 레퍼런스 이어폰들을 연결해서 듣고 싶었지만, 제품을 구할 방법도 없고 블로그에 리뷰한다고 구매할 정도의 금력도 없었다.



그러다가 지인이 이어팟을 가지고 있기에 잠시만 빌려달라 부탁했고, 빌려서 들을 수 있게 되었다. 처음엔 기대가 컸다. 여기저기서 ‘음질 좋다’란 평가를 너무나 많이 받은 제품이기에 설레는 마음으로 내 LG3 Beat에 연결해서 들었다가 '어억?!'하곤 금방 빼버리고 말았다.






수디오 바사에 비해 음질이 너무 별로였던 탓이다. 그렇다면? 플레뉴 D에선? 엉? 이번엔 너무나 괜찮은 음질에 어버버거리고 말았다. 그리하여 이어팟 리뷰를 어떻게 할지 한참동안 머리를 쥐어짜게 되었다.



플레뉴(PLENUE) D와 수디오 바사를 2주간 귀에 끼고 살다.



먼저 선택한 방법은 플레뉴(PLENUE) D에 수디오 바사를 연결해서 2주가 넘도록 시시때때로 듣는 것이었다. 이 대목에서 의아할 이들이 있을 거라 생각한다. 필자는 아직 플레뉴 D를 사용한 지 며칠이 되질 않았었다. 따라서 이어팟과 수디오 바사를 비교하기엔 스스로 기준이 명확치가 않았다-더 정확히는 아직 두 기기의 조합에 익숙해지지 못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음질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비교할 대상’이 존재해야만 한다. 현재 필자에게 수디오 바사는 그런 레퍼런스 이어폰이다. 정가 95,000원이 이 이어폰은 만족할 만큼 디테일하고도 훌륭한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자세한 것은 수디오 바사를 플레뉴 D(PLENUE D)에 연결해 듣다! (<-클릭)참조).  



플레뉴 D는 ‘HD 사운드’라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음질을 들려주는 포터블 플레이어다. 궁금해서 몇몇 저가형 이어폰을 연결해 보았는데, 거기서도 나름 들을 만한 음질을 들려주었다. 원판불변의 법칙이랄까? 역시 플레이어가 훌륭하니 저가 이어폰에서도 나름 준수한 음향이 흘러나왔다. 그러나 그건 어디까지나 ‘나름’이었다.





수디오 바사와 비교하면 형편이 없었다. 나름 2주간 수디오 바사를 플레뉴 D에 연결해서 귀를 훈련시킨 다음, 이번엔 이어팟을 연결해보았다. 그제서야 둘의 차이가 확연하게 들어왔다. 먼저 사라 엘레인의 ‘Let it Go’(24bit/96kHz). 이어팟을 통해 귀에 들어오는 사라 앨레인의 목소리는 분명히 청아하면서도 아름다웠다. 그런데 문제는 건조함에 있었다. 또한 양쪽 귀를 통해 들려오는 스테이지의 크기가 너무 작았다.



수디오 바사에선 자연스럽게 눈앞에 스테이지에서 노래하는 사라 앨레인과 악기들의 소리가 자연스럽게 나열되면 조화를 이루었는데, 이어팟에선 악기와 사라 앨레인의 거리가 너무 가까워서 답답했다. 또한 잔향이 별로 없어서 건조했다.



이런 건조함은 스탄 겟츠와 질 베르토의 ‘The Girl from Ipanema’(24bit/96kHz)에서 더욱 도드라진다. 여기선 트럼펫 연주가 백미인데, 너무 건조하다보니 금속성 느낌이 너무 강해져서 감동이 사라져버렸다. 무슨 곡을 듣던지 건조함과 좁은 스테이징은 부메랑이 되어 돌아왔다.





그나마 노라 존스의 ‘Don't Know Why’(24bit/96kHz)는 특유의 공격적(?)인 목소리가 잘 살아났는데, 수디오 바사에 비해 떨어지는 부분은 있었지만 볼륨을 키우는 것으로 충분히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여기까지 써놓고 보니 이어팟이 수디오 바사에 비해 많이 떨어지는 것 같은데, 이건 필자가 나름 수디오 바사와 플레뉴 D의 조합을 일정시간 듣고 나서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그런 경향이 크다는 것이다.



서두에 밝혔지만 처음 이어팟을 플레뉴 D에 연결해서 들었을 땐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해 난감했었다. 이어팟은 애플 홈피에서 정가 38,000원에 판매중이다. 가격차가 무려 두배이상 난다. 그렇다면 수디오 바사는 이어팟보다 두배 이상 소리가 좋은가?



결론을 내리자면 그렇지 못하다. 예민한 이라면 그 차이가 클 수 있겠지만 일반 유저에겐 미미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어팟은 가성비가 매우 좋은 이어폰이라 결론 내릴 수 있었다. 맥북 프로와 스마트폰에 연결해서 들으면 음질은 그냥 그렇지만(일반 MP3 파일을 들었을 경우), 그건 이미 수디오 바사 역시 어쩔 수 없는 한계였다-맥북 프로와 필자의 스마트폰이 좋은 음원 소스기기가 아니라는 반증이랄까? 물론 수디오 바사가 이어팟보다 훨씬 나은 음질을 들려준다-.





굳이 수치화하라면 약 1.5 정도가 필자가 체감한 수준이다. 이어팟을 쓰면서 제일 좋았던 점은 귀에 자극이 별로 없는 부분이었다. 수디오 바사의 경우 커널형인데 아무래도 탭이 귀에 자극을 줄 수 밖에 없는 구조다. 그런 탓에 장시간 착용하면 귀에 통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에 반해 이어팟은 귀에 별 다른 자극을 주지 않는 형태라 너무나 편해서 좋았다. 또한 저역부터 고역까지 훌륭하게 조화와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어폰을 듣다보면 제조사에 따라서 저역 혹은 고역을 일부러 강조한 경우를 쉽게 접할 수 있다. 이는 일부 사용자들의 기호를 맞춘 것인데, 음악을 듣다보면 한쪽이 강조되서 조화가 깨져버려서 감동을 망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어팟은 그런 면에서 보면 훌륭하게 잘 조율되어 있고, 사용자의 귀에 거슬리는 소리를 내지 않는다. 심지어 착용감까지 좋아서 귀에 꽂고 있다는 사실조차 잊고 음악에 빠져들게 만든다. 무엇보다 번들 이어폰이기 때문에 사용자에게 금전적인 부담마저 별로 없다(당신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유저라면 그냥 갖게 되는 것이다). 만약 당신이 이어팟을 가지고 있다면? 꽤 훌륭한 이어폰을 가지고 있다고 자부심을 가져도 좋다!



애플은 아이튠즈를 만들면서 음악과 예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밝힌 것처럼, 이어팟을 통해서 애플 사용자라면 누구나 괜찮은 음질을 즐길 수 있도록 해놓았다. 왜? 애플이 이어팟의 성능에 대해 이야기하지 않는지 실로 미스테리할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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